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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먼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3월
평점 :
2005년 10월 31일 읽고 쓰다
..카버는 원래 문학이란 삶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삶에 충실하고, 삶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카버는 " 뛰어난 소설의 중심인물은 그가 여자든 남자든 간에 '움직이는' 캐릭터여야 한다. 이야기 속에서 일어난 일이 인물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일은 인물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계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418p
("레이먼드 카버의 생애와 작품"이란 이름의 후기- by 편집자)
헤밍웨이 이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라 불린다 한다.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읽는 내내 뭔가 껄끄러운 느낌이 들었다.
흔한 비유로 생선 가시가-작은 것이-
목에 걸렸는데 물을 연거푸 마시고서도
계속 걸려있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정말 지.대.로.된 단편소설이어서인지
삶의 단편적인 일상만을 그려놓는다.
독자에게 참 불친절한 작가일세.
삶의 조각조각만 던져주고 니들이 알아서 맞춰라.하고
글자들을 던져준다.
역자는 후기에
"그들에게(작품 속 인물에게) 삶은 견디어내야만 하는 고통이고
그들의 슬픔은 치유가 불가능해 보인다. 카버의 작품에 그려진 삶은 우울한 회색이다." 라고 썼다.
그제서야 나는 왜 읽는 내내 힘에 겨웠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카뮈를, 카프카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
닮아있다.
나는 삶을 회색으로 보는 이들을,
삶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지극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몰라도 될 수 있는 것들,
알고서도 눈 감을 수 있는 것들
나는 피해버린다.
그것이 어쩌면 나를 지탱하는 힘일 수도,
혹은 나를 직시할 수 없게 만드는 독.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카버의 책을 고를 때, 옆에 하루키의 해석이 남긴 또 다른 책이 있었다. 역자가 달라서 문체도 달랐는데 그걸 다시 한번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