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주와 이크의 책 읽기
이권우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2005년 8월 27일 읽고 쓰다

 

"한 작품은 여러 차원으로 접근할 수 있고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해석이 동등한 무게를 갖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수학문제의 답안처럼 어느 것은 옳고 어느 것은 틀렸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의 하나는, 이 세상이 꽤난 복잡하고 어떤 문제에도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대주의는 가치의 허무주의로 나갈 수 밖에 없지요. 그러한 난문제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적정성이란 용어를 떠올리고 채택한 것이지요.이를테면 한용운의 시를 여러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잇지만 그 중에서 적정성이 희박한 것이 있고 적정성이 있는 것이 있는 셈이지요."

(유종호교수-[시읽기는 주체적인 삶의 영역] <문학동네> 中)

62p

 

"문학에서 본 인간은 무엇보다도 '이야기하는 동물'이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고, 듣고, 이야기로 세계를 이해하고 인간과 인간의, 그리고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파악한다. 아니, 이야기는 그의 '세계'이다.

(도정일교수-[괴테를 키운 건 이야기꾼 어머니]<동아일보>中)

66p

 

오늘의 우리 삶을 반성하게 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하는 것은 책읽기입니다.

83p

 

인터넷혁명은 책을 배본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그러나 편집과 홍보라는 영역마저 '축출'하지는 못할 것이다. 원고를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결정, 수정과 홍보에 관한 전략, 만족할 만한 원고가 드디어 완성됐을 때의 미술작업과 체제선택, 작가에 대한 정서적이며 재정적인 지원 등은 고도로 훈련된 편집자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113p

(저자와 제이슨 엡스타인과의 가상의 대화중)

 

지금 내가 고대하는 것은 상처 받고 뒤쳐지고 속아 넘어가고 불안해하는 우리의 삶을, 곱씹어 보게 하고 되돌아보게 하고 성찰하게 하는, 잘 씌어진 장편소설이다. 

136p

 

...문학은 변태여야 한다는 바르도의 말을 상기시킨다. 문학이란 기존의 질서를 뒤집는 것으로 "변태가 생식과는 무관한 섹스이듯이, 목적이 없는 자동사에 가까운 것이 '즐김의 텍스트'이다. 문학이란 '생산'자체이지 어떤 '산물'을 바라는 타동사적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138p

 

"현상 너머에 있는 로고스를 찾기 위해서는 현상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현상 자체를 먼저 재현해야 한다"는 근대의식.

235p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란 결국 저주 받을 운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고통의 절망, 좌절을 자양분으로 삼지 않는다면, 작품은 씌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철새가 자기 몸에 비축된 지방을 불태우며 바다를 건너듯 말입니다.

240p

 

휴머니즘으로 포장한 동화적 세계는 냉혹한 경쟁세계에 지친 대중들을 위무해 준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가치가 있으나,그것이 우리가 알고 고민해야 할 또다른 세계를 '폐기처분'한 대가라는 혐의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251p

 

"무엇을 베어낼 것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안의 잡목숲을 들여다본다."

(나희덕의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창작과비평사> 中)

264p

 

다른 사람이 바라는 것을 바라는 것,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인데 이를 가르켜 헤겔은 "욕망이란 타자의 욕망"이라고 했다. 원인이 자기에게 있지 않으므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287p

 

잡초라, 경쟁력은 없고 적응력이 뛰어난 식물이 잡초란다.

305p

 

좋은 문학의 조건이란 읽는이를 감춰져 있던 삶의 허방에 빠트리는 데 있다.

306p

 

 

이권우는 좋아하는 도서평론가이다.

문학에 대해,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읽으면서 잠시,

내가 좋아하는 동화적인 환상이 들어있는 책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어쩌면 삶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두려워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정치외교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음에도

나의 관심은 정치철학이었지,

현실의 정치 그 자체는 아니었던 것이었다.

우리가 고민하여 바꾸어나갈 세계에 대한 직무유기인 셈.

 

해석학에 대한 부분은 내 궁금증을 덜어두었음.

중국에서 이것에 대한 레포트를 쓰고 교수님께 칭찬받았었다.

우훗^^ 

예전에 중학교땐가, 나는 도무지 소설의 주제와 내용상의 의미를

모르겠는데, 무작정 외운때가 있었다.

그때 학원 선생님한테 왜 이건 이러하냐고

다른 의견이 없냐고 물어봤더니

많은 문학 비평가가 정한 내용이니 그게 "정확"한 거라 했다.

이 무슨 논리인가.

그때는 찍소리 못하고

'그래, 이해를 못하는 내가 바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중국에서 해석학에 관한 책을 보면서

이런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이 있었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독자수용주의는

맘에 들었으나, 그렇다면 그 수많은 의견의 집합을 어찌하나..라고

고민했는데 유종호교수의 글을 읽고 고민이 풀렸다.

적정성의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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