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05년 7월 22일 읽고 쓰다

 

인간에 대한 가장 큰 죄악은 인간에 대한 둔감함이라고.
(120p)

살갗 속에 햇볕이 늘 쌓혀있다.
(174p)

몸과 삶이 맞닿아 있는 것이 아줌마의 아름다움이다.
(210p)

인간으로도 축생으로도 다시는 삶을 받지 말아라.
(231p - 기형도에 대한 글 중에서.)

김훈의 글은 어렵다.
촌철살인의 미학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미워한다.
이리도 힘들게 읽히는 글을 쓰시다니.

음..김훈의 글이 가지는 미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내가 읽은 김훈의 책은 유명한 칼의 노래나, 현의 노래가 아닌
산문집 [자전거 여행]과 이 책이었지만
이 사람 글은 글자 하나하나에 송곳이 묻어있는 것 같다.

사람이 날카롭고, 글이 날카롭다는 것이 아니라
글을 받아들이는 내 맘에 물 흐르듯이 녹아져 드는 것이 아니라
심장에 송곳으로 콕콕 파고들 듯
글자를 그리 쓰신다.
그래서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아주 힘에 겨웠다.
내가 글자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글자가 나로 하여금 따라오라고, 올 수 있으면 와 보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만약 김훈 선생님이랑 술을 마시게 되면
뒷통수를 팍--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안일하게 살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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