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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04년 5월 23일 읽고 쓰다
우습고도 부끄럽지만 나는 이 '허삼관매혈기'라는 소설이
우리나라의 고전소설인 줄만 알았다..
허허참..
어렴풋이 누군가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서일까?
가난한 하층민이 자기 피를 팔아서
자식들을 먹여살리는 이 서글픈 이야기가
조선 후기의 소설일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허삼관이라는 사람이 우연히 피를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 피를 팔고, 그걸로 아내를 얻고 살다가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피를 판 돈으로 사는 이야기.
그 중간중간 인민공사 문제나 문화대혁명같은 시대의 격동기에서
끈질기게 살아남고, 또 그 와중에 자식들에게 고기 한점을 먹이고파서
혹은 자식이 병에 걸려 큰 돈이 필요할 때
피를 팔아서 그 문제들을 해결한다.
그와 처음에 피를 같이 팔던 사람들은 다 죽고
그는 자식들이 다 성장해서 노인이 되었을때
우연히 고기가 먹고파서 피를 팔러가지만, 병원에서는 그가
노인이라며 피를 사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운다. 그 자신이 쓸모가 없어진 것같아서.
길거리에서 우는 그를 잡고 그의 아내와 자식들은 가게로 들어가
고기를 사주고, 그는 생애 처음으로 가장 맛있는 고기를 포식한다.
이 소설은 연극으로도 개작됐었다. 보러갈 걸 그랬다.
어쩌면 비극적이라고 느껴지는 이 인물의 희극적인 끝맺음.
이 아이러니 앞에서 웃지도 울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단순한 전래동화(?)같은 이야기 속에
참 굵은 뼈가 숨어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