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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주
유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2004년 2월 27일 읽고 쓰다
우울해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눈 가득 공허함을 채워넣는 사람을.
사진을 통해 본 유미리의 사진은 없음(無)의 극치였다.
흰색의 긴 원피스를 입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아무것도 잡을 것이 없다는 듯한 그녀의 표정과
나중에 알게된 그녀의 이력등이 오버랩되면서
나는 그녀의 소설은 읽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우울은 전염되는 것이기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찾으면서 그 옆에 유미리의 책을 있었기에
덤(?)으로 빌리다는 생각으로 이 [루즈]라는 책을 빌렸다.
재일교포3세(아마도?)라는 생각으로 한국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왠걸...극히 일본적임
무엇이 일본적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잘 설명하긴 힘들지만
문체나 느낌이 이질감이 들었다.
루즈,....평범하게 살기 원하는 리사라는 여자는 보통땐 맨 얼굴로
다니지만,(화장품 회사에 입사해서도!)
그녀는 화장을 하면 모두가 돌아볼 만큼 다른 느낌의 여자로 변한다.
특별히 미인이라기 보다는 끌리는 매력이 있다는 것.
그런 그녀에게 끌리는 두 남자. 아키바와 구로카와.
아키바는 리사보다 스무살 연상인 이혼남이고
구로카와는 '양식된 게이'인 사진 작가이다.
리사와 아키바와의 만남은 "사랑은 스토리이다. 스토리가 다하면
두사람의 만남은 끝난다"라는 소설속의 말처럼
그런 사랑의 모습이다.
구로카와의 만남은 서로가 동류라서 그저 끌리는 만남.
그러나 구로카와가 게이 연인 다카유키와 리사 사이에서 고뇌하다
자살을 하면서 리사는 싫어하던 화장을 하고 연예계로 진출하게 된다.
여자에게 있어 화장이라는 것.
나도 화장을 즐기지만..(나도 피부만 좋으면 맨얼굴로 다니고 싶다고~)
일종의 보호막같다.
내가 타인을 만나는 객관화된 나로 설 수 있다는 것.
화장속의 얼굴은 아무래도 대외용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
보통때보다 이뻐질 수도 있고..
그러나 중요한 건 허상이라는 것.
우리는 맨모습으로, 진실된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꽁꽁 자신을 감싼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감추고, 위장하고, 그렇게 살면서 스무살을 보낸 다는
슬픈 이야기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세계를 어찌 그리겠나요.
'꿈'이 없는데
'꿈'을 팔다니 .....어떻게
거짓말은 언젠가는 드러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