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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 범우희곡선 6 ㅣ 범우희곡선 6
피터 셰퍼 지음, 신정옥 옮김 / 범우사 / 199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4년 1월 30일 읽고 쓰다
연극을 보러가기 전에 내용을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아
도서관에서 빌렸다.
사회주의자같은 인쇄공 아버지와 종교에 광신적인 전직 교사 어머니,
친구도 없고, 전기제품으로 둘러싸인 가게에서 사는
열일곱살 소년 알런.
주말에 마굿간에 일을 하는 알런은
어느 날 밤, 마굿간에 있던 일곱마리의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르고
소년원으로 가게 된다.
재판을 맡은 판사는 알런의 정신치료를 위해
그를 마틴이라는 소아정신과 의사에게 맡기게 된다.
이상한 노래만 부르며 아무도 상대하지 않던 알런은
서서히 마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아버지, 어머니, 말, 자신의 신 에쿠우스...
마틴은 알게 된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기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데 이 소년에게는 그렇게 자신을 형성할
만한 무언가가 없었다. 알런은 말을 통해서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굿간에서 일하면서 3주에 한 번씩 한밤중에 너른 들판을 달리면서
말과 하나가 되는 그런 신비에 빠진다.
알런은 그렇게 무언가에 정열을 쏟으면서 자기자신을 찾아간다.
그러던 중, 질과 데이트를 하게 되는 데
성인영화를 보러간 곳에서 아버지와 만나게 되고,
아버지도 그와 같은 완벽치 못한 인간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서 질과 마굿간으로 가서 사랑을 나누려하나
자신을 보고있는 말의 신들에 의해 그는 두려워한다.
그런 후에 그는 절규하면서 말의 눈을 찌른다.
마틴은 알런을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인간으로 되돌려놓게다고 말하면서 어둠속에서 본질적인 나를 찾을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어둠은 신이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어둠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신에게 재갈이 묶여 있다고 하면서 희곡은 끝이 난다.
“왜 나지" … 왜 나야? … 나를 설명해봐요! 궁극적인 의미에서 내가 이곳에서 뭘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것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본질적인 것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뒤집을 수 없는 최종적인 것입니다. (다이사트 알런에게서 떨어져 무대 전면의 벤치로 돌아가 마침내 앉는다.) 난 어둠 속을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어떤 방법이겠습니까? 어둠이겠습니까? 이 어둠을 신이 규정한거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어둠에 깊은 경의를 표시할 겁니다. 지금 이 예리한 재갈이 내입 안에 끼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저히 빠져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긴 사이. 다이사트 응시하며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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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조재현이 나오는 연극이었다. 그가 알런 역을? 그 나이에? 하하하
나이를 무색하게끔 만드는 연기였지. 말들을 맡은 배우들의 벗은 몸에서는 에로틱한 땀이 또르르 굴렀다. 욕망에 잠긴 그란 느낌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마틴 역을 맡았던 배우. (이름 까먹었다) 그 고뇌하는 연기. 자신 역시 그렇게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인간일 따름이라고 그가 소리없이 외치는 것을 듣는 듯 했다. 아님 내 내면의 이야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