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저우언라이
이경일 엮음 / 우석출판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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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공정, 다케시마 날 지정, 센카쿠 열도 분쟁, 이 문제들은 한, 중, 일 3국의 대표적 외교 문제들이다. 각각의 목적은 다를지라도 이 문제들은 동북아 3국의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조짐이다. 특히 동북공정이나 독도 문제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약한 외교력을 실감할 수 있는 외교문제이다.

 이 책에서는 과거 중국의 한 지도자가 대화 도중에 언급을 했는 것인데 고구려사와 발해사가 우리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는 역사가의 붓에서 나오는 것이 역사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을 기록이다. 일본 시마네현에서의 다케시마의 날 지정에 우리가 항의를 하고 있는데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소수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인 야욕으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럴 때 우리나라의 외교력을 보면 형편없다. 명백하게 우리나라 것인데 다른 나라의 행동에 늦게 반응한다. 과거 두 나라의 역사와 독도는 중국 내부에서도 한국으로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우리나라 내부에서는 과거를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다. 우리 땅 우리 역사가 빼앗길 위기에 있을 때 정부보다는 민간단체가 나서서 시위를 보면 외교마찰을 피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주은래라는 중국의 지도자를 보며 과거 왜곡되어 있는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구려사와 발해사는 명백히 한국 것이며, 동북공정이 정치적인 의도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일이다. 2인자에 불구해도 우리와 맞지 않는 공산주의자지만 그의 내면에는 정도를 지킬 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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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란도트
카를로 고치 지음, 푸치니 오페라, 김두흠 편역 / 달궁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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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천일야화에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한 사람을 사랑하기에는 너무 잔인해 보였다. 로우링 공주에 망령이 든 투란도트, 얼마나 사랑을 원했으면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남자들을 다 죽일 수 있다는 말인가. 투란도트라는 이름이 중요하기는 하나 그 이름 하나 부르지 못하고 죽은 남자들을 볼 때면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칼라프 왕자는 그 어려운 관문을 잘 통과했기에 투란도트의 마음을 열지 않았나 싶다.

 칼라프 왕자는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까지 내 놓았다. 주변 사람들은 말리고 있음에도 그 사랑을 쟁취하게 되었다. 시종인 류가 그를 대신하여 죽었다. 한 사람 사랑의 대가가 죽음이라니... 불쌍한 류, 주인을 사랑했음에도 죽는 그 날까지 주인 칼라프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으리라.

 나는 이런 잔인한 사랑이라면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랑을 잘못하게 되면 평생을 후회하게 되는데 연인끼리 상처를 받는다면 다시는 사랑하고 싶지는 않을 거다. 사랑은 천천히 다가오는 것, 사랑이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 멀리 있을 수 있다. 금방 만나서 사랑하는 사이라면 금방 헤어지는 이별하는 사이가 되게 마련이다. 진실한 사랑이라면 오랫동안 만났지만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질리지 않을 만큼 계속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잔인한 사랑이보다는 느끼지는 못하지만 웬지 이 사람과 같이 있으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감정이 있을 때 그 것이 진짜 인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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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평전
벤저민 양 지음, 권기대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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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소평 탄생 100주년에 이 책이 나와 등소평을 읽고 싶었던 책이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 큰 실망을 줬다. 첫 부분과 끝 부분을 제외하고는 실제 등소평 전기를 읽으면 감 정도는 잡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18,000원이라는 책값 책정도 출판사가 이 책으로 인기를 끌어 돈벌이용으로 생각한 것으로 예상된다. 등소평 평전을 지은 사람이나 번역한 사람, 출판사 3위 1체가 되지 못했다.

 평전을 지은 사람은 초반과 끝에 등소평을 평가해서 중간에 있는 전기 내용이 그냥 평범한 내용으로 전락해버린 것이 아쉽다. 번역한 사람은 이 책의 원문을 읽고 과연 이 책을 번역해서 출판해야 하는 책인지 의심스럽다. 마지막으로 출판사는 번역본을 보고 이 책을 출판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다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책값을 비교적 적게 책정하고 홍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비춰진다. 책 안에서는 오타가 간간이 보인다.

 이 책을 들여다보면 중국 정치 중에서 등소평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필요 없다. 단순한 사실 나열로 되어 있어서 등소평을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해 등소평이 살아온 내용들을 길게 서술해 놓았다. 등소평이 걸어온 길을 단순 사실에 근거하여 적었으니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부분은 문화대혁명과 천안문 사태 밖에 없었다.

 '오프 더 레코드', 즉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없기에 등소평 한 인물을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이다. 아니면 작가가 알려진 사실을 근거하여 등소평의 생각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에 머물러 있어 한없이 속이 비어있는 강정처럼 느껴졌다. 다른 말로 하면 육하원칙에 근거한 사실의 서술뿐이라는 것이다.

 과연 등소평이 1997년에 죽지 않고 2005년까지 살아 있으면 어떻게 될까? 나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 동북공정으로 인해 고구려사와 발해사가 중국으로 넘어갈 마당에 등소평이 살아있다면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실용주의 노선의 그가 흑묘백묘론이라는 논리로 나오게 되면 어떻게든 과거 두 나라의 역사는 중국으로 넘어가는데 더 유리할 수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이라는 날개는 달아도 원로정치라는 그늘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석이 실권자이기는 하나 장막에 가려진 원로들이 파워가 막강하다. 등소평이 권력에서는 은퇴를 해도 등소평은 중국 내부에서의 위치는 떨어지 않았다. 등소평이 죽을 때까지 강택민보다는 등소평이 더 환영받는 이유일 것이다. 호금도 역시 제대로 된 정치를 하려면 원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실제는 이런 중국 정치의 행태를 보면 원로들은 정치나 당의 일에 완전히 손을 놓지 않는다면 국가 주석의 역할은 그 만큼 줄어들게 된다. 등소평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등소평을 견제할 수 있는 화국봉을 제외하고는 등소평을 견제할 만한 원로들의 수가 적었기에 등소평이 정치를 하는데 큰 걸림돌이 없게 되는 것이다.

 1989년 천안문 사태는 우리나라의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과 비슷하다. 그럼 전두환과 등소평이 비슷하다는 말인데 틀린 말은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전두환이나 등소평이 무력진압을 염두했다는 것이다. 등소평은 실행했지만 전두환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 결과 한국은 민주화에 성공을 했지만 중국은 무력진압으로 민주화까지 가지 못했다. 그러면 등소평이 무력진압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차피 등소평은 무력진압을 하든 말든 물러나게 된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다가 조자양이 중국인들의 추대로 국가 주석 직과 동일한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등소평이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고는 하나 책 내용도 부실하고, 그가 걸어온 길도 '등소평이 그렇게 했어야 했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공산주의면 공산주의지, 자본주의 도입? 모순 중에 모순이다. 등소평의 생각은 관료들의 부패를 줄이고, 중국인들이 잘 사는 국가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등소평이 모택동 집권시절부터 경제성장에 힘써서 이룩했으나 공산당 내부의 철밥통을 녹이지는 못했다. 등소평에게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하나 집권 말기에 벌어진 천안문 사태의 무력진압은 등소평 생애에 있어서 큰 오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등소평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만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아 평전(評傳)이 아닌 평전(平傳)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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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CEO 박정희
홍하상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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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양분되어 있다. 정치에서 독재를 했다고 낙제점을 주는 사람이 있고, 경제에서 그 누구도 못한 것을 해내고 보면 이만한 사람은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내 생각으로 별반 다르지 않으나 그래도 정치에서는 F보다는 B정도 주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정치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B학점 준 이유는 이렇다. 독재를 아주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으나 2공화국 정치현실을 볼 때, 현실에 맞지 않는 정치를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안이다. 의원내각제나 통일정책은 현실에 맞지 않으며 민주주의에 걸 맞는 경제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었다. 82달러 밖에 안 되는 국민소득인데 민주주의이며 평화통일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의 정치인식이나 북한의 인식에 대해서 정치가와 지식인들이 실정을 모르고 있었다. 정치가 엉망이니 그 당시 그나마 근대화가 잘 된 군인들이 정치적인 변화를 위해 쿠테타를 일으킨 것이다.

 60 ~ 70년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정서와 따로 노는 정치를 탄압하지 않고는 고도의 경제성장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반대의 의견을 낼 수 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원내각제가 필수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경제를 인식하지 않고 단지 정치만 가지고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소로 보고 있다. 그 시대 정치가는 태반이 잘 먹고 잘 살았고, 서민들은 보릿고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정치가들이 현실을 장님 코끼리 만지듯 보고 있으니 박정희 대통령이 쿠테타를 일으킨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완전히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헌법에서는 4년 중임으로 3선이 불가능하다. 경제발전을 위해 박정희 대통령 만한 사람이 없었기에 참모들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3선 개헌과 유신체제로 간 것은 3, 4공화국의 오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을 대신할 만한 인물을 발견했다면 박 대통령의 평가는 조금은 나았을 거다.

 경제에서의 박정희 대통령을 A+ 주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이미 장악했기에 나머지 과제는 경제다. 경제성장을 하지 못하면 여느 빈국의 국가 원수와 똑같은 사람이 된다. 많은 국민들을 보릿고개에서 탈출시켜 내 집을 갖게 하고, 굶는 사람이 적게 하고, 따뜻한 옷을 입히는 것이 경제발전의 최종목표다. 이미 박 대통령도 겪었기에 내 후손들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결국은 어떻게 되었는가? 집권 18년 동안 최빈국인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켰고, 과거에 수입해서 사용했던 것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수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경제성장이라는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18년 동안 천문학적인 예산 사용과 외화벌이로 2005년 현재 우리가 잘 살수 있도록 경제성장의 초석을 놓았다. 정치의 발전은 늦추고, 경제의 발전을 이뤄 북한의 경제를 격차를 벌여 오히려 북한을 도울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정치는 60년대에 의원내각제가 실시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기는 하나 선진국만이 가지는 정치형태는 아니다. 세계에서 국가 운영에 정치는 발전이 되었으나 경제가 뒷받침이 되지 못해 최빈국이 되는 국가가 많다.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국가가 이와 같은 현상을 가지고 있다. 경제가 엉망이니 자연히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을 가지게 되고, 선거는 정치가들만의 잔치일 경우가 많다. 삶의 질이 나아지지 못하는데 입에 풀칠하는 것도 바쁜데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런 최빈국 통치자처럼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고도 그의 허리띠는 낡아있었다. 그리고 준장이라는 계급을 달면서도 셋방살이였고, 본인의 월급을 적게 받아도 경제발전은 꼭 이뤄야 했다. 가난한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해보고 싶다.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군인시절이나 대통령시절, 서민과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는 것에서는 틀린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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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사과나무
김성주 지음 / 더북컴퍼니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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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평소에 들국화(전인권)의 행진을 즐겨듣는다. '나의 과거는 어두웠지만 나의 과거는 힘이 들었지만 그러나 나의 과거를 사랑할 수 있다면 내가 추억의 그림을 그릴 수만 있다면...'처럼 17인 주인공들은 행진의 가사처럼 살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것을 거울로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통을 참고 있을 뿐이다.

 유명인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똑같은 사람이다. 유명인 대부분은 과거를 화려하게 살지는 않았다. 오랜 인내 끝에 맺은 열매가 달 듯이 과거의 모진 수난과 고통, 시련과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표적인 예로 전원주 씨를 들어볼 만 하다. 국어 교사에서 성우로 전직하여 성우로 인정을 받았지만 브라운관으로 나오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어 버렸다. CF로 성공하기 전까지는 단역이나 조연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다. CF스타로 인정받아 노년에 들어서야 전원주라는 꽃이 활짝 피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아나운서 김성주도 마찬가지이다. 5년 간의 7번 아나운서 시험도전이라는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아나운서 김성주가 발견한 사과나무가 인상 깊었다. 지극히 평범했다.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으면 힘이 난다는 그를 보며 우리 집 하고는 왜 다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위기 속에서 가족의 사랑이 있다면 나도 어두운 과거를 빠져나올 수 있는 작은 빛 같은 존재가 될지 않을까?

 미래의 스타들도 그냥 나오지 않는다. 전원주 씨처럼 서러움 많은 긴 터널을 통과하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지라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 가려진 커텐처럼 보이지 않는 자리에도 열심히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사과나무의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죽어서도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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