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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란도트
카를로 고치 지음, 푸치니 오페라, 김두흠 편역 / 달궁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비록 천일야화에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한 사람을 사랑하기에는 너무 잔인해 보였다. 로우링 공주에 망령이 든 투란도트, 얼마나 사랑을 원했으면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남자들을 다 죽일 수 있다는 말인가. 투란도트라는 이름이 중요하기는 하나 그 이름 하나 부르지 못하고 죽은 남자들을 볼 때면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칼라프 왕자는 그 어려운 관문을 잘 통과했기에 투란도트의 마음을 열지 않았나 싶다.
칼라프 왕자는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까지 내 놓았다. 주변 사람들은 말리고 있음에도 그 사랑을 쟁취하게 되었다. 시종인 류가 그를 대신하여 죽었다. 한 사람 사랑의 대가가 죽음이라니... 불쌍한 류, 주인을 사랑했음에도 죽는 그 날까지 주인 칼라프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으리라.
나는 이런 잔인한 사랑이라면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랑을 잘못하게 되면 평생을 후회하게 되는데 연인끼리 상처를 받는다면 다시는 사랑하고 싶지는 않을 거다. 사랑은 천천히 다가오는 것, 사랑이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 멀리 있을 수 있다. 금방 만나서 사랑하는 사이라면 금방 헤어지는 이별하는 사이가 되게 마련이다. 진실한 사랑이라면 오랫동안 만났지만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질리지 않을 만큼 계속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잔인한 사랑이보다는 느끼지는 못하지만 웬지 이 사람과 같이 있으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감정이 있을 때 그 것이 진짜 인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