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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CEO 박정희
홍하상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일반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양분되어 있다. 정치에서 독재를 했다고 낙제점을 주는 사람이 있고, 경제에서 그 누구도 못한 것을 해내고 보면 이만한 사람은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내 생각으로 별반 다르지 않으나 그래도 정치에서는 F보다는 B정도 주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정치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B학점 준 이유는 이렇다. 독재를 아주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으나 2공화국 정치현실을 볼 때, 현실에 맞지 않는 정치를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안이다. 의원내각제나 통일정책은 현실에 맞지 않으며 민주주의에 걸 맞는 경제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었다. 82달러 밖에 안 되는 국민소득인데 민주주의이며 평화통일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의 정치인식이나 북한의 인식에 대해서 정치가와 지식인들이 실정을 모르고 있었다. 정치가 엉망이니 그 당시 그나마 근대화가 잘 된 군인들이 정치적인 변화를 위해 쿠테타를 일으킨 것이다.
60 ~ 70년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정서와 따로 노는 정치를 탄압하지 않고는 고도의 경제성장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반대의 의견을 낼 수 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원내각제가 필수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경제를 인식하지 않고 단지 정치만 가지고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소로 보고 있다. 그 시대 정치가는 태반이 잘 먹고 잘 살았고, 서민들은 보릿고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정치가들이 현실을 장님 코끼리 만지듯 보고 있으니 박정희 대통령이 쿠테타를 일으킨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완전히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헌법에서는 4년 중임으로 3선이 불가능하다. 경제발전을 위해 박정희 대통령 만한 사람이 없었기에 참모들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3선 개헌과 유신체제로 간 것은 3, 4공화국의 오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을 대신할 만한 인물을 발견했다면 박 대통령의 평가는 조금은 나았을 거다.
경제에서의 박정희 대통령을 A+ 주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이미 장악했기에 나머지 과제는 경제다. 경제성장을 하지 못하면 여느 빈국의 국가 원수와 똑같은 사람이 된다. 많은 국민들을 보릿고개에서 탈출시켜 내 집을 갖게 하고, 굶는 사람이 적게 하고, 따뜻한 옷을 입히는 것이 경제발전의 최종목표다. 이미 박 대통령도 겪었기에 내 후손들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결국은 어떻게 되었는가? 집권 18년 동안 최빈국인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켰고, 과거에 수입해서 사용했던 것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수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경제성장이라는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18년 동안 천문학적인 예산 사용과 외화벌이로 2005년 현재 우리가 잘 살수 있도록 경제성장의 초석을 놓았다. 정치의 발전은 늦추고, 경제의 발전을 이뤄 북한의 경제를 격차를 벌여 오히려 북한을 도울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정치는 60년대에 의원내각제가 실시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기는 하나 선진국만이 가지는 정치형태는 아니다. 세계에서 국가 운영에 정치는 발전이 되었으나 경제가 뒷받침이 되지 못해 최빈국이 되는 국가가 많다.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국가가 이와 같은 현상을 가지고 있다. 경제가 엉망이니 자연히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을 가지게 되고, 선거는 정치가들만의 잔치일 경우가 많다. 삶의 질이 나아지지 못하는데 입에 풀칠하는 것도 바쁜데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런 최빈국 통치자처럼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고도 그의 허리띠는 낡아있었다. 그리고 준장이라는 계급을 달면서도 셋방살이였고, 본인의 월급을 적게 받아도 경제발전은 꼭 이뤄야 했다. 가난한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해보고 싶다.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군인시절이나 대통령시절, 서민과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는 것에서는 틀린 얘기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