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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Heureka - 단편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키메데스는 시라쿠사에서 태어났다. 시라쿠사는 시칠리아 섬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여러 나라의 표적이 되었는데, 후에 로마의 침략으로 멸망할 때까지 끈질기게 독립을 유지했다. 그 독립에는 아르키메데스의 발명품들이 한 몫했단다. 커다란 거울을 이용해 빛을 모아 로마의 함대를 불태우기도 하고 지렛대를 응용한 투석기와 기중기 등의 신형 무기를 고안하기도 했단다. 나선식 펌프도 발명했고 무엇보다도 목욕을 하다가 비중을 이용해 순금과 금속을 구별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유레카"라고 외치며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뛰어나왔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이야기와 짧은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다.
한 명을 죽이면 살인범,
세상의 반을 죽이면 영웅,
인간을 전부 죽이면 신이다.
[기생수]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는 무서운 사람이다.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잔인성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 만화도 여전하다.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 모를 전쟁에 아르키메데스의 무기가 활용되는 모습이 스파르타 청년 다밋포스의 눈에 비친다.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이웃으로 살았던 사람들을 순식간에 적으로 만드는 전쟁. 몇몇 전쟁광들의 싸움이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끔찍하다.
『마침내 그 모든 목격자는 스러지고 2천 년이 흘렀다....』
마지막 페이지에 한창 전쟁 중이었던 에우리알로스 요새 터의 그림과 함께 보여진 위의 글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도대체 뭐가 중요하겠나. 모두 죽고 그렇게 정복하고 지키고 싶었던 터는 이미 유적으로만 남았다. [기생수]를 기대했다면 짧은 내용에 약간에 실망을 할 수 있겠으나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짧아서 그렇지 무게감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