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김관오 옮김 / 아르테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읽을 생각이라면, 김빠지게 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고정 관념의 세계에서, 그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 사람이 서로를 알아볼 수있는 방법이 있을까? 어렵사리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왜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져야하는 걸까? 설령 많은 기억과 추억을 남긴다고해도 이 소설의 이런 결말은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고급 아파트 수위로 자신의 지적인 모습을 숨기면서 사는 르네와 그 아파트에 사는 천재성을 숨기며 자살을 꿈꾸는 꼬마 소녀 팔로마가 각자의 이야기를 각자 꾸려나가다가, 너무나도 완벽한 남자 일본인 오즈가 이사를 온다. 르네를 보자마자 정체(?)를 의심하고 따뜻한 손을 내민 그를 통해 르네, 파로마, 오즈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르네와 팔로마 둘이 만나기 전의 이야기는 길기도 길다. 이 둘의 이야기가 교차편집되어 있는 단락은 르네의 삶에 대한 설명과 생각이, 팔로마는 철학과 세상살이의 허무와 더불어 죽음에 대한 준비를 이야기한다. 둘 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너무 심취한 탓에 독자인 나에게 즐거움을 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작가가 철학 선생님이라 그런지 철학 이야기에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 지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몇번의 시도를 하고서야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다 읽은 후에는 좋았다. 책이 좋기는 했어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무장 해제되고 아름다움으로 꽃 필 수 있을 때 죽어버린 르네는 도대체. ㅡㅡ; 

상대와의 교류는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감싸고 있는 가시를 벗는 일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 한다. 고슴도치의 가시로 감추고 있다면 누구든 그 우아함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시를 벗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음이다. 두껍지도 않은 책이 한없이 느린 전개로 이어져 잘 아니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읽은 후에는 무슨 조화가 일어났는지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두번째 읽으며, 나도 내 속의 우아함과 누군가의 우아함을 발견 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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