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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전3권 세트 - 한국만화대표선
박흥용 지음 / 바다그림판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만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전 3권) ★★★★★ (2010.05.01)
재산은 있으나 벼슬길에 제대로 나서지 못한 아버지가 소일거리로 기생집에 출입하다가 낳은 아이가 견주다. 나이많은 기생이었던 어미는 견주를 낳다 죽고 아버지가 거두어 기르나, 이름까지 견자로 바꿔 부를만큼 동네에서 개자식 취급을 받는다. 공부를 하면 뭐하나 쓸데가 없는데, 그저 동네 망나니로 살다보니, 무슨 사건만 터져도 견주에게 덮어 씌우면 그만인 상황이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고 고문 끝에 반죽음을 당하지만, 평소에 한 짓이 있으나 크게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없는게 견주의 상황이다. 그런 견주가 황처사의 치료로 살아나, 황처사의 칼구경을 한번에 황처사를 따라나선다. 어설프게 뒤따르는 자객을 무찌르는 황처사의 칼솜씨까지 본 견주는 무릎을 꿇는다. 가희를 만나 남자로 태어나고 그때부터 요살을 떨며 따라다니는 기와조각이 이몽학을 만나 깨어지고 만다. 견주가 지 맘대로 라이벌을 정하는 그 순간은 멋졌다.
황처사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에서 태어났건만 장님이라 아홉살까지 독 안에 갇혀 살았던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을 딛고 일어나 칼 뒤에 자신을 숨겼다. 견주처럼 천첩의 자식인 이몽학은 다른 세상을 꿈꾼다. 아무것도 모르던 견주가 황처사를 따라 나선 후, 여러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헤어지며 성장해가는 모습과 그 만남이 견주에게 남겨 놓은 것들이 보여 다시 보니 더 좋았다. 나도 사람들을 만나서 성장하고 있으려나? 제대로 '한계"를 만나고 있나?
책의 상태는 탄탄하고, 작가의 그림은 아름답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작가의 능력이 부럽기만 하다. 영화를 본 후에 다시 본 만화라 그런지, 만화가 얼마나 탄탄했나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런 만화는 소장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전 3권) ★★★★☆ (2007.08.05)
이 만화를 휴가 시작하는 첫날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별 생각도 없었으면서 쫓기듯이 샀다. Yes24 블로거 중에 이 만화의 제목을 이름으로 쓰는 분이 있어 이 만화를 장바구니에 담아놨었다. 제목이 낯익다는게 별 고민없이 대뜸 산 이유일까? 휴가 다녀와서 배달된 만화책을 보며, 나의 충동구매를 탓했다. 왜 샀을 까를 몇번이고 자문했으나 다른 이유는 더 없었다. 다 읽고 난 지금, 책 산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 만화 참으로 담담했다. 주인공들의 인생에는 많은 굴곡이 있었겠으나 참으로 담담했다. 그리고 간결한 그림체에서 나타나는 강한 여운과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소품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특히나 가희와의 하룻밤 이후 쫒아다니는 기와가 이몽학을 만난 이후에 깨지는 부분에서는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양반으로 태어났지만 장님이라 아홉살까지 독 안에서 갇혀살았던 장님 황정학과 천첩의 자식으로 태어난 견주의 동행으로 시작되는 이 만화는 견주의 성장만화다. 개인사와 조선의 시대상을 한꺼번의 훑고 지나가는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견주가 지 멋대로 지정한 라이벌 이몽학과의 다른 길의 선택도 매력있다. 즉흥적으로 산 책이지만 좋은 책을 사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