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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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yes24메일에서 였는지, 아니면 첫화면에서 였는지, 하여튼간 어디선가 이 책을 보고 냉큼 책바구니(카트)에 담았다.  맛기행일까? 음식에 대한 이야기 일까 궁금해 하면서 책장을 열였는데, 책 맛이 심심했다.  동조할 수 없는 無味.

"뭐야! 괜히 샀잖아!"라고 외치며, 2부에 들어섰는데 1부를 읽은 맛이 2부를 넘어서니 살살 뒤통수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구수해졌다가 은은해졌다가 쫀득해졌다가 정신이 없다. 읽으면서 어딘지 위치를 자세히 설명을 해주든지 약도라도 그려주지 라는 원망도 있었지만, 틈틈이 나오는 삽화 재미에 그 원망도 깜빡깜빡했다.

음식을 꼭 맛으로만 보지않는 작가의 멋스러운 표현이 멋졌다. 사실, 맛은 상황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학교 앞 문방구 한귀퉁이에 대충 솥걸어놓고 팔던 밀가루 떡볶이가 뭐가 맛이 있었겠냐 싶은데, 나는 그 맛이 너무 맛있어서 못먹으면 밤에 억울해서 잠도 안왔었다. 맛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살살 다 읽고 나서 어머니 손에 쥐어드렸는데, 재밌어 하시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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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한 여인 - 1945년 4월 20일에서 6월 22일까지의 일기
익명의 여인 지음, 염정용 옮김 / 해토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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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버린 것일까? 아니면 이 책을 선물한 이가 탐탁치가 않아서 일까? 참으로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은 책이었음을 먼저 밝힌다.  

대부분 전쟁에 관한 글은 침입당한 나라의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가해자 쪽인 독일, 베를린의 한 여성이 본인이 겪은 두달 간의 이야기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전쟁이 나면 여성과 어린아이, 노인이 고생하게 되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그러니, 전쟁은 안되는건데 그걸 저지른 독일도 자국민이 이런 일을 당했으니. 쯧쯧.

솔찍히 이 베를린의 한 여인에게 공감이 안된다. 이 여성은 충분히 여성으로써의 매력을 권력화 했으며 그 권력에 의존하고 권위를 부리기도 했고 은근한 추근거림에 으스대기도 했다. 충분히 배고프고 더럽고 고욕스러운 상황에 처했음은 알겠는데, 읽은 이의 마음가짐이 문제인지 역자의 문체가 나랑은 안맞는 것인지 처절하지도 않고, 뭐랄까. 좀 그랬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독일인들에게 약간 정나미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느낌인가 모르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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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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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외수라는 작가를 만난 것은 우리 언니의 책꽂이에서 였다. 1987년 5월 15일 초판 발행의 개미귀신. 분명히 공주같은 언니 손으로 산 것은 아닐 것이고, 아마도 언니를 연모하던 어떤 남학생이 품을 잡으면서 건내지 않았을까 하는게 나의 추측이다.

어딘가 한쪽이 부서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외수 선생의 소설은 초반의 어두움에서 조금씩 밝은 빛을 내다가 황금비늘 이후로는 경쾌하다. 내가 어두운 소설을 읽었던 건 학창시절이었고, 그때는 어두움에 전염되어 나도 그 등장인물 중에 한사람, 그러니까 한쪽이 부서진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가슴을 앓았던 기억이 난다.

난, 그림을 좋아하면서도 그 화가에 관심이 무디고, 소설에도 마찮가지. 다른 것들에도 배경이나 배우를 생각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외수의 소설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소설이외의 인간 이외수 선생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접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읽는 도중. 내가 아직 읽지 못한 훈장(훈장선생님의 훈장인 줄 알았다. ㅜㅜ;)에 대한 글을 읽고 문득 스친 생각은 '그래서 글이 그런 색이었구나!'였다.  난 아이러니 하게도 예술가의 피가 서린 작품은 좋아하면서 예술가의 성향과 배경을 게으름과 무관심의 문제로 싫어하는 것 같다.

하여튼 이번에 읽은 '날다 타조'는 읽고 나니 정말 타조도 날겠다 싶다.목차부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지 않나. 처절한 시련에 고통을 받고 있다가도 한부분 따뜻하게 위안되서 일어날 수 있을 듯 싶다. 뿐만 아니라 살아 숨쉬는 표현과 단어들이 쩍쩍 달라 붙는다. 두번째 읽기 위해 책장을 넘기면서 '시험으로 시달리는 그대에게'의 부분에 뼈저림을 느낀다. 나도 빨리 이외수 선생처럼 세상에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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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위로할 것 - 180 Days in Snow Lands
김동영 지음 / 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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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라는 나라 이름을 듣고 문득, 그린란드를 떠올렸다. 그리고 지도를 찾아보니 아이슬란드는 유럽쪽에 붙어 있는 섬나라였다. 어떻게 서른을 한참 넘기고서도 하루에 한가지 이상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며 감탄하게 되는지,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너무 많은 것이 있어 즐겁다.  나 이외에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지도를 살짝 첨부한다.


(네이버 지도 참조)

작가는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달려가고 있으면서도 한국에 돌아와 뭔가 할 의지가 없는 것은지 미국에서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를 쓴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아이슬란드로 날아가 또 책을 내었다. 오로라도 보았다는 말에 지독한 부러움에 읽기 시작하였으나, 정말 자신만이라도 위로하려고 쓴 글이 맞나 싶게 전체적으로 안개끼고 서늘하고 칙칙하다. 전작을 다시 읽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가정사가 책 안에 있어 조금은 친해졌지만 영 친해질 것 같지 않는 사람과 마주 앉아 다른 곳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읽다보면 저자는 불행하고 참으로 궁상맞으며 참으로 칙칙하게 살 것 같아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다가도 의자를 뒤로 슬금슬금 밀어 다른 테이블에 일행처럼 가서 달라붙고 싶은 느낌이 든다. 누군가 위로 받아야 할 시점에 같이 있지 못하고 멀찍하니 떨어져 괴로운 마음만 갖는 저자를 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을 갖게된다. 나는 어려울 때 옆에 없는 사람들이 싫고, 옆에 없으면서 젠체하는 사람이 싫어서 생선 작가가 마음에 와 닿지를 않는다. 그리고 첫번째 책의 성공이라든가 악플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 블로그라든가 쓸 곳이 많은데, 그런 것까지 책으로 내는 일은 정말 별로였다. 돌아가기 위해서 떠난다는, 돌아가는 것이 너무 좋아서 떠난다는 말도 겉 멋 들어보여서 별로다.

읽다가 잘 만들어져있는 이야기에 무릎을 치는 일이 몇번이 있었고, 잔잔하게 붙어 있는 사진들은 놀랍게도 아름다웠다. 특히나 풍경 사진은 한참을 바라 보았다. 탁월하게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엄청난 공간감은 책에 나온 아이슬란드 사진집이라도 찾아봐야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글보다는 사진을 찍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봤다. 책 상태는 아기자기 하고 정성이 묻어나 있어 안타까울만큼 예쁘다. 이런 편집 덕분인지 아이슬란드의 매력에 빠져 버릴 것 같다. 하지만, 생선작가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을 듯 싶다.

큰일이다 [처음 읽는 터키사] 읽고 터키 가고 싶어 안달 났는데, 이제는 아이슬란드도 가야되는 것인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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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터키사 -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터키 처음 읽는 세계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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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ㄲ"블로거의 리뷰를 보고 동해서 읽게된 책이다. 터키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기 보다 '몰랐다' 라는 말이 맞으려나?  몰랐음에도 [더 폴]의 이 결혼식 춤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면 안 읽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 춤은 메블라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랍어로 쓰여진 쿠란을 읽을 수 없기에 신의 체험을 춤으로 가능하게 세마 춤을 만들었다. 세마젠들이 추는 세마춤의 매력은 하얀색 옷과 빠른 돌기에 있었는데, 다시 봐도 너무 매력적이다.  신과 하나이기에 음악이 끝남과 동시에 정면을 보게된다는 춤. 종교적인 춤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더 매력적인 듯 생각이 들었다.  책 이야기 전에 잠시 감상.(영화 [더 폴]의 한장면)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자면, 이 책에서는 내가 이미 알고 있으나 대충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제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십자군 전쟁 끝에 등장하는 내가 아는 살라딘이 생각해 보면 터키땅에 사는 이었고(아주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었던.. ㅡㅡ;),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술레이만은 솔로몬이었다(그렇게 유명한데, 어디사람인지 한번도 궁금한 적이 없었다). 털이 숭숭나고 거칠고 더러울 것 같았던 돌궐이 알고 보면 돌궐보다는 깔끔한 느낌이 드는 튀르크였다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이었다. 양영순의 [1001]에서 보았던 '나자르 본주'를 보았을 때, 너무 반가워서 쓰러질 뻔했고, 케밥은 터키 음식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 기뻤다. 생각해보면 터키를 모를 것도 없다. 월드컵때 터키가 한국전쟁에 세번째로 많은 군인을 파견하고 참전하였고, 전쟁을 치른 그들이 돌아가 형제의 나라라며 칭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이야기였다.  다 그러려니 했던 일이 이 책 하나로 눈 앞에 와 닿는 것 같다.  어떤 일이든 가까이 있어야 관심이 가는 법인가보다.

지금의 정치와 경제와 종교 등의 상황이 깔끔하지 않지만,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다양한 종교와 다양한 인종을 수용했던 선조들을 갖은 터키이기에 조만간 깔끔하고 우아하게 정리되리라 본다. 책은 상당히 훌륭하다. 터키의 역사를 훑고 지나가는 와중에도 전혀 지루한 법이 없고 유럽의 역사를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재밌다. 중간에 나오는 지도들과 사진들이 설명을 돕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로 터키에 한걸음 다가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를 괜히 빼들고 역사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으니 꽤 괜찮은 책 임에 분명하다. 문제는 이 책을 덮고 나서는 터키에 가고 싶어 병날 듯 싶었다.  대학로에 봐 두었던 터키 음식점에라도 조만간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이 책의 리뷰를 올린 "ㄲ"블로거는 나와 터키 음식점에 동행해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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