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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위로할 것 - 180 Days in Snow Lands
김동영 지음 / 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슬란드라는 나라 이름을 듣고 문득, 그린란드를 떠올렸다. 그리고 지도를 찾아보니 아이슬란드는 유럽쪽에 붙어 있는 섬나라였다. 어떻게 서른을 한참 넘기고서도 하루에 한가지 이상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며 감탄하게 되는지,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너무 많은 것이 있어 즐겁다. 나 이외에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지도를 살짝 첨부한다.
(네이버 지도 참조)
작가는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달려가고 있으면서도 한국에 돌아와 뭔가 할 의지가 없는 것은지 미국에서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를 쓴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아이슬란드로 날아가 또 책을 내었다. 오로라도 보았다는 말에 지독한 부러움에 읽기 시작하였으나, 정말 자신만이라도 위로하려고 쓴 글이 맞나 싶게 전체적으로 안개끼고 서늘하고 칙칙하다. 전작을 다시 읽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가정사가 책 안에 있어 조금은 친해졌지만 영 친해질 것 같지 않는 사람과 마주 앉아 다른 곳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읽다보면 저자는 불행하고 참으로 궁상맞으며 참으로 칙칙하게 살 것 같아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다가도 의자를 뒤로 슬금슬금 밀어 다른 테이블에 일행처럼 가서 달라붙고 싶은 느낌이 든다. 누군가 위로 받아야 할 시점에 같이 있지 못하고 멀찍하니 떨어져 괴로운 마음만 갖는 저자를 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을 갖게된다. 나는 어려울 때 옆에 없는 사람들이 싫고, 옆에 없으면서 젠체하는 사람이 싫어서 생선 작가가 마음에 와 닿지를 않는다. 그리고 첫번째 책의 성공이라든가 악플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 블로그라든가 쓸 곳이 많은데, 그런 것까지 책으로 내는 일은 정말 별로였다. 돌아가기 위해서 떠난다는, 돌아가는 것이 너무 좋아서 떠난다는 말도 겉 멋 들어보여서 별로다.
읽다가 잘 만들어져있는 이야기에 무릎을 치는 일이 몇번이 있었고, 잔잔하게 붙어 있는 사진들은 놀랍게도 아름다웠다. 특히나 풍경 사진은 한참을 바라 보았다. 탁월하게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엄청난 공간감은 책에 나온 아이슬란드 사진집이라도 찾아봐야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글보다는 사진을 찍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봤다. 책 상태는 아기자기 하고 정성이 묻어나 있어 안타까울만큼 예쁘다. 이런 편집 덕분인지 아이슬란드의 매력에 빠져 버릴 것 같다. 하지만, 생선작가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을 듯 싶다.
큰일이다 [처음 읽는 터키사] 읽고 터키 가고 싶어 안달 났는데, 이제는 아이슬란드도 가야되는 것인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