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르와 아스마르 - Azur & Asmar, 초등용 그림책
미셸 오슬로 지음, 김주열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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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셸 오슬로 원작/ 김주열 옮김| 웅진주니어(웅진닷컴)| 원서:Azur&Asmar| 72쪽| 608g| 300*250mm| 2007년09월20일| 정가:12,000원


부유한 성주의 아들인 아주르는 금발의 파란 눈을 가졌고 유모 제난의 아들인 갈색 피부의 검은 눈을 가진 아스마르는 제난이 들려주는 요정 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형제처럼 자랐다. 하지만, 부유한 성주인 아주르의 아버지는 둘이 어울리는게 영 탐탁치가 않다. 급을 달리하여 살도록 아주르에게서 아스마르를 떼어놓고 아주르에게 엄격한 교육을 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처럼 어울리는 아주르와 아르마스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어울려 다닌다. 그 모습을 참을 수 없던 아주르의 아버지는 아주르를 멀리 보내고 제난과 아스마르를 내쫓는다.

 

세월이 흘러 아주르는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고, 다 늙은 아버지를 앞에 두고 요정 진을 찾아 떠나겠다고 선포한 후 집을 나서지만 배가 난파하고 낯선 땅에 오른다. 낯선 땅은 반갑게도 아스마르와 같은 말을 쓰는 나라이고, 불행하게도 그 나라에서는 파란 눈을 갖고 있는 자를 불길한 징조라 한다. 아주르와 아스마르가 묘하게 상황이 바뀐다. 결국 눈색 때문에 장님행세까지 하게되는 아주르는 어려움 끝에 상인으로 성공한 제난을 다시 만나고 헤어졌던 아스마르를 만나지만 아스마르는 냉담했다. 나 같아도 그 꼴을 당했으면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동화답게 둘은 서로를 구해가며 결국 요정 진도 구한다. 함께 구하고 영광도 함께 나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야기가 이리도 간단한 이 책이 빨리 읽히지는 않는다. 이유는 그림 때문이다. 에니메이션으로 이미 상영된적이 있다는 이 그림은 딱 사람 잡을 그림이다. 눈을 뗄 수가 없는 그림을 보며 어느새 컴퓨터 앞에 다가와 DVD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야 만다. 평면에 그려진 그림이 마치 들고 일어나 스스로 팝업이 되는 그림을 보며 넋을 놓았다. 년초부터 훌륭한 작품을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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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봉우리 세트 - 전5권
다니구치 지로 지음, 유메마쿠라 바쿠 원작 / 애니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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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마쿠라 바쿠 원저/다니구치 지로 글,그림/홍구희 역| 애니북스| 정가:47,500원


원작을 읽으면서 애가 탔다. 도대체 작가가 말하는 이 장비는 어떻게 생긴 것이며, 지금 말하는 풍경이 내가 상상하는 풍경과 같은 것일까? 카트만두의 풍경은 어떨 것인가. 그들이 차를 타고 추격전이 벌어지는 그 길을 얼마나 좁은 것이며 차가 간신히 매달릴만한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만 경험이 없는 곳에 대한 상상은 항상 부족하고 엉뚱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소설 책을 놓자마자 집어든 다니구치 선생의 이 만화는 나를 더욱 설레이게 했다.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펼쳐든 이 책을, 피곤에 찌든 몸으로 읽으면서 몇번이 졸음을 쫓았는지 모르겠다. 결국 잠에 못이겨 다섯권 중 세권을 남겨 놓고 잔다는 것이 화가 날 지경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에베레스트는 몸서리쳐질만큼 웅장했고 추웠고 숨막혔다. 이 작은 화면에 이 같은 깊이감과 높이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지독한 경사의 빙벽을 올라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편안하게 앉아서 보는 내 숨도 가빠졌다. 한장한장 펼치며 마치 만화책이 커지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던지는 시선들을 보며, 나도 만화를 읽는 동안은 같은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니구치 선생의 그림은 눈물겹게 아름다웠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원작과 조금은 다른 결말을 보며 미소지었다. 훌륭한 원작과 훌륭한 그림이다. 물론, 소설의 여운을 둔 결말이 약간 더 마음에들지만 말이다. 이런 만화를 소장하지 않고 무슨 만화를 소장하겠느냐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과 만화와 에베레스트 사진집까지 소장한 기분이 드는 만화책이다.

 


5권 P.164, "월급을 한꺼번에"에 '월급'이 아니라 '월차'가 맞다. 직장인이라 그런가 다른 오타들은 모르겠고 이 오타는 눈에 너무 크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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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유신의 대해부
홍윤기 지음 / 인북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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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기 저| 인북스| 295쪽| 492g| 2003년11월20일| 정가:9,500원


이와쿠라 토모미라는 인물의 이름이 적혀 있는 표지의 그림은 너무나 낯이 익었다. 얼마 전 가고시마의 유신후루사토관에서 보았던 그림이었다. 나는 이 그림의 주인공이 유학하던 이 중에 한 명인 줄 알았었다. 함께 갔던 일행이 이 그림을 보며 설명해주었다는데 내 몸에 장착된 '듣고싶은 이야기만 듣는 기능'이 작동했었는지 기억에 없다.

 

이와쿠라 토모미는 메이지 유신 직전 여러가지 의견이 난무할 당시, 소속은 천황 쪽이었으나 마음은 자신 만의 것이었던 인물로 코우메이 천황을 독살한 것으로 의심되는(일부는 확신하는) 인물이다. 짧게 읽은 바로는 두뇌회전이 빠르고 권력지향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복잡한 시대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한 정치를 잘 했던 인물인 듯 하다. 그러니, 이 책의 주인공은 이와쿠라 토모미이고 그 배경은 교토 쪽으로 내가 원하는 가고시마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이야기는 메이지 유신이 천황측과 애도막부 측의 완력 싸움과, 그 배경으로 막부의 오래된 농민 무시와 그 반대로 너무 풀어 놓아 마음대로 커 버린 상인들의 권력을 두고 있다.

 

살림지식총서의 [메이지유신]을 읽고, '양이'니 '존왕'이니 '양이'이면서 '존왕'은 아니거나 한 이야기를 사연도 모르면서 대충 뜻만 찾아보고 읽었던 터라 흐름을 전해주는 이 책이 잘 읽히고 좋았다. 하지만, 이와쿠라 토모미에 집중해야할 이야기는 좀 흩어진다. 책 안에서 저자는 천황 암살이 확실한 인물에 대한 조사가 일본 내에서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였지만, 제목과 책 내용이 좀 생뚱맞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메이지유신에 대해서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요즘 독서가 빠르고 깊이 있지를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메이지유신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세계사의 흐름에 조만간 마음을 맡기게 될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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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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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미 마사유키 원저/다니구치 지로 글,그림/박정임 역 | 이숲| 원서:孤獨のグルメ| 208쪽| 322g| 148*210mm| 2010년04월01일| 정가:9,500원


'외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무역업자이지만, 매장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결혼도 마찬가지지만, 섣불리 점포를 얻었다가는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 그러면 삶이 무겨워질 수밖에 없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기 몸 하나면 충분하다'라고 생각하는 이노가시라 고로는 소박한 식당 열여덟 곳을 혼자 들어가 먹고 그 고유의 맛을 즐긴다. 편의점 쇼핑도 있기는 있으니 모두 식당이라 할 수는 없다. 음식만화에서 흔하게 보여지는 맛을 본 후에 과도한 감탄도 없고 도대체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기상천외한 레시피도 없다. 대단한 스토리도 없고, 그냥 이 남자가 일하다가 배가 고파 들어간 식당의 풍경을 보여줄 뿐인데도 뭔가 좀 있어보인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이 남자는 작은 식당에서도 맛을 즐기고 있었고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과 말도 안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불평도 서슴지 않으며 맛있는 음식을 만났을 때는 폭식도 감수한다. 나름의 음식철학을 드러내는데도 망설임이 없다. 그런 이야기들이 다니구치 지로 선생의 그림을 만나 많은 이야기 없이도 남자의 표정과 식욕이 왕성해 보이는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긴말 필요없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의 고독할 수 밖에 없는 식사가 꽤 마음에 들고, 좀 묘하지만 책을 다 읽고도 주인공에 대해서 아는 점이 없다는 것도 왠지 마음에 든다.

 

낯선 곳에서 낯선 식당에 혼자 들어가서 음식을 시켜먹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오래 전에 깨버린 나는 왠만한 식당에서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물론 터무니없이 비싸보이는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겁을 먹는다.

이 책에서도 나오는 단골 아니면 올 것 같지 않은 식당들을 방문할때는, 누구나 다 아는 이용방법을 나 혼자서만 모를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그 당혹스러움은 늘 잠깐이다. 이 만화를 읽고 왠지 메뉴판도 없는 식당에서 주인이 주는 음식을 덥석덥석 받아 먹으며 돈이 얼마나 나올지 가슴졸이는 경험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사쿠사 뒷골목은 한번 헤메본 일이 있기에 낯이 익었으나 대부분의 일본 음식과 거리가 낯설어 일본 음식과 일본 거리를 잘 알았더라면 좀더 와 닿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니구치 지로 선생의 그림에 어디 트집잡을데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다시 한다. 모두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에 사람들에게 권하기는 어렵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선생의 만화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녹색출판으로 출판되었다는 이 책에 괜히 박수 한번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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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윌리엄 캄쾀바, 브라이언 밀러 지음, 김흥숙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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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캄쾀바,브라이언 밀러 공저/김흥숙 역| 서해문집| 원서: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 312쪽| 444g| 148*210mm| 2009년11월03일| 정가:9,800원


[오로지 기부]에 기부된 이 책을 구입해서 표지를 보았을 때 느낌은 좀 심심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후에 이 표지의 그림과 캄쾀바가 쪼그리고 앉아서 베터리에 전선을 연결하고 있는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주술의 힘이 상식이되고, 잘못된 정치인이 말도안되는 권력을 휘두르고, 하늘까지 도와주지 않는다면 굶어죽을 수 밖에 없는 땅에서 태어난 유난히 총명한 소년이 라디오에서 시작된 호심이 커져서, 몇권 되지도 않는 도서관의 책과 학교 옆에 있는 고물 더미 만으로 집 마당에 풍차를 만든다. 만드는 동안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늘 그 곁을 지켜주는 사촌과 친구의 지원으로 열 네살 캄쾀바는 풍차를 완성한다. 완성된 풍차를 신기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곧 닥친 기근에 캄쾀바의 풍차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거나 캄쾀바를 나쁜 마법을 부리는 아이로 몰아가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늘 나쁜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진 소문은 캄쾀바를 작은 마을에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한다.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연구원으로 발탁된 캄쾀바가 무대에 처음 올라 450명 앞에서 나름대로의 발표를하는 장면에서는 왈칵 눈물이 나버렸다. 감동적이어서.

 

먹고 살기도 갑갑한 땅에서 제대로된 교육과 기자재도 없이 풍력발전을 성공시킨 소년을 보면서 문득, '나는 뭐하고 살았나'하는 생각을 하며, 타고나게 뛰어나지 못하다면 뛰어난 사람들을 돕는 것도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호기심으로 풍력발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잠비아에 키우고 있는 하문가 르웬도도 이제 학교가 생겨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니, 언젠가는 풍차는 아니라도 뭔가를 만들지 않을까 괜히 한번 기대해본다(이런 마음이 부모의 괜한 욕심 같은 것이겠지 싶기는 하지만..).

 

책 초반은 표지만큼이나 심심한 느낌으로 읽었다. 하지만, 배경을 알지 못하고 캄쾀바의 성공을 읽으면 감동도 그만큼 적지 않겠냐 싶은 마음에 참을성 있게 읽고 나니 큰감동으로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편집상태는 느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집이다. 꾸밈없고 가슴 찢어지는 아픔 없는 감동스토리를 원하는 사람에게 딱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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