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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윌리엄 캄쾀바, 브라이언 밀러 지음, 김흥숙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11월
평점 :
윌리엄 캄쾀바,브라이언 밀러 공저/김흥숙 역| 서해문집| 원서: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 312쪽| 444g| 148*210mm| 2009년11월03일| 정가:9,800원
[오로지 기부]에 기부된 이 책을 구입해서 표지를 보았을 때 느낌은 좀 심심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후에 이 표지의 그림과 캄쾀바가 쪼그리고 앉아서 베터리에 전선을 연결하고 있는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주술의 힘이 상식이되고, 잘못된 정치인이 말도안되는 권력을 휘두르고, 하늘까지 도와주지 않는다면 굶어죽을 수 밖에 없는 땅에서 태어난 유난히 총명한 소년이 라디오에서 시작된 호심이 커져서, 몇권 되지도 않는 도서관의 책과 학교 옆에 있는 고물 더미 만으로 집 마당에 풍차를 만든다. 만드는 동안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늘 그 곁을 지켜주는 사촌과 친구의 지원으로 열 네살 캄쾀바는 풍차를 완성한다. 완성된 풍차를 신기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곧 닥친 기근에 캄쾀바의 풍차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거나 캄쾀바를 나쁜 마법을 부리는 아이로 몰아가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늘 나쁜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진 소문은 캄쾀바를 작은 마을에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한다.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연구원으로 발탁된 캄쾀바가 무대에 처음 올라 450명 앞에서 나름대로의 발표를하는 장면에서는 왈칵 눈물이 나버렸다. 감동적이어서.
먹고 살기도 갑갑한 땅에서 제대로된 교육과 기자재도 없이 풍력발전을 성공시킨 소년을 보면서 문득, '나는 뭐하고 살았나'하는 생각을 하며, 타고나게 뛰어나지 못하다면 뛰어난 사람들을 돕는 것도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호기심으로 풍력발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잠비아에 키우고 있는 하문가 르웬도도 이제 학교가 생겨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니, 언젠가는 풍차는 아니라도 뭔가를 만들지 않을까 괜히 한번 기대해본다(이런 마음이 부모의 괜한 욕심 같은 것이겠지 싶기는 하지만..).
책 초반은 표지만큼이나 심심한 느낌으로 읽었다. 하지만, 배경을 알지 못하고 캄쾀바의 성공을 읽으면 감동도 그만큼 적지 않겠냐 싶은 마음에 참을성 있게 읽고 나니 큰감동으로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편집상태는 느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집이다. 꾸밈없고 가슴 찢어지는 아픔 없는 감동스토리를 원하는 사람에게 딱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