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식스 카운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제프 르미어 글 그림,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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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프 르미어 글,그림/박중서 역 | 미메시스 | 512쪽 | 1598g | 165*230mm | 2011년 01월 15일 | 정가 : 26,800원


만화를 펴자마자 등장한 농장 장면을 보고 영화 [지퍼스 크리퍼스 2]의 첫장면을 떠올렸다. 허수아비가 느닷없이 눈을 떠서 덤비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읽기 시작했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만화 내용을 전혀 모르고 시작했기에 공포 만화인가 의심도 해보았지만, 이 만화 소개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말은 "고독"이었기에 일단 기분을 가라앉히고 보기 시작했다.  이 만화는 지독하게 잔잔했다.


책 상태는 두깨가 5cm이다. 1.5kg이 넘는 무게로 절대로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사이즈는 아니다. 책상용 또는 침실용으로 적합하다. 연이어 두꺼운 만화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딱히 놀랍지도 않다. 책은 두께에 비해서 빨리 읽힌다. 하지만, 좀 힘들다. 만화라면 흔히 생각하게 되는 알록달록하고 가벼운 그림과는 거리가 멀고 검은 색으로 농담으로만 표현한 그림은 거칠다. 외국 작가가 현대 수묵화 기법을 자유자제로 표현한다며 내 맘대로 생각해 봤다. 이여운 작가의 우중고적 전시도 생각나고 얼마 전 시립미술관에서 했던 이미지 수사학 전시의 유근택 작가의 <어떤 만찬>이 기억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만화는 그 작품들보다 훨씬 거칠고 쓸쓸하다. 화면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은 사연을 끌어 안고 나타나, 이야기를 불친절하게 풀어 놓는다. '사실은 이야기 하려고 이야기 한거 아니거든'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암으로 엄마를 잃은 레스터가 아이라고 키워본적이 없는 삼촌에게 맡겨지고, 그 근거리에 살고 있는 아버지 지미와 만나게 되는「농장 이야기」로 시작해서, 원망과 오해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게 하고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너무 다정하고 행복한 사이였지만 형의 실수로 오랜 아픔을 겪어야 했던 형제의 이야기인 「유령 이야기」가 이어진다. 혼자 살아 남은 형이 과거와 현재를 혼돈하고 그 사이사이에서 이미 떠나버린 과거의 동생과 화해한다. 실수는 실수이지만, 사실은 이들이 알았던 것과 다르지 않을까? 지미의 얼굴을 보니 이미 벌어진 실수는 빨리 덮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미는 그 가족의 마지막 사람으로 엄마를 잃은 레스터의 아버지로 이야기는 연결된다. 「시골 간호사」는 「유령 이야기」의 형을 간호하던 간호사의 이야기로 그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 그려지는 가족 관계도는 '그들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한' 내 생각을 뒤집어 놓는다. 에식스 카운티 안에서 누구하나 연결되지 않을 수 없이 살아가지만, 누구 하나 외롭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람은 기본적으로 쓸쓸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이 만화를 읽으며, 이정도 밖에 써낼 수 없다는게 답답하긴 하지만, 그 느낌을 말로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직접 보고 느껴야 할 일이다.

두꺼운 책이 일단 폼이 난다. 덧붙여 각진 양장 표지는 아주 튼튼한 것이 뿌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어디다 내놓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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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포로 아크파크 세트 - 전5권
마르크-앙투안 마티외 글 그림,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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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앙투안 마티외 글,그림/이세진 역 | 세미콜론 | 198*268mm | 2011년 04월 22일 | 정가 : 50,000원


원룸에 사는 독신남 쥘리우스 코랑탱 아크파크는 원룸에 사는 이유가 마치 '여자가 적어도 생활 공간을 세 칸은 차지하는 족속'이라 혼자 사는 듯 이야기 하지만, 이유가 그것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유머부에서 근무하며 '방대한 농담과 신소리 사전을 편찬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웃지 않는다.
출근 길에 산 <<폭소뉴스>>에서 본인에게 오는 친전을 발견한다. "기원"이라는 제목의 친전에는 아침 상황이 만화로 그려져 있다. 4페이지의 상황 그대로다. 위원회 회의에 가지만 문에는 물통장난이 걸려 있고, 서기는 '우우-우우우-브라보'를 기록하고 있다. 시종일관 심각한 흑백화면인 이 만화의 정체는 뭘까?


예언이 적힌 쪽지와 그 예언 속으로 찾아 들어가다가 빠져버리는 이야기는 멈출수가 없다. 만화책은 구멍이 뚫려 있기도 하고 실사의 만화가의 원고와 만나기도 하고 커피잔에 빠지기도 하고 느닷없이 컬러가 되기도 했다가 책장이 회오리 모양으로 잘려나가 있지를 않나. 책 한권에 두권이 있지를 않나 3D 안경을 쓰게 만들지를 않나 참 묘하다. 다섯권의 만화를 읽고 꿈의 포로 아크파크의 꿈을 헤매다나오면 정신이 잠깐 빠져버린다. 이 불합리하면서 재밌는 기분은 뭘까?

지독하게 복잡하고, 공간문제에 허덕이면서도 성벽 밖에는 너무나 드 넓은 세상을 두고 있는 이상한 세상, 공간 활용을 위해 엘리베이터의 짜투리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있고 넓은 공간을 차지 하고 공간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잡혀갈 수 있는 세상,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고 그렇기에 전부다 꿈이라고 생각되는 아크파크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이 다섯권의 시리즈를 뭐라고 말해야할지 참 모호하다.

다섯권을 떼어서 읽기는 곤란하다. 한꺼번에 읽어야 하는 만화책이다. 처음 이 책을 집어들면서 다섯권의 양장은 참으로 쓸데 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을 했건만, 만화 속을 보고 나니 당연히 양장이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표지가 칼라가 아니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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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은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공주형 지음, 조장은 그림 / 동녘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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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형 저/조장은 그림 | 동녘 | 212쪽 | 328g | 188*127mm | 2010년 04월 02일 | 정가 : 10,000원


어렸을 때 그림 좀 그린다며 온 동네 미술관련 대회는 다 나갔던 나이건만, 타고난 시건방 때문인지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이 알면 거만해 진다'는 원장 선생님 말을 뒤로 하고 학원을 나왔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돌아가려고 했던 미술은 그렇게 나에게 멀어져 거의 30년이 흘러버렸다. 최근 훌륭한 친구 덕에 미술에 관한 호기심 충족과 함께 감상의 즐거움을 알게된 참에 이 책도 소개를 받았다. 읽기 전에는 그리기에 관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온전히 감상에 관한 책이었다. 미술은 알지만 오페라를 모르기 때문에 난감했던 저자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럼 미술 감상은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알려주고 있다.
101가지 중 첫번째는 '처음은 다 어렵다'로 시작한다. 감상의 자세와 미술에 관해 갖고 있는 마음의 벽을 낮추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양식의 변화와 생각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언급하며, '아!'와 '?'를 오가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그리고 미술관과 겔러리의 차이를 미술품을 상품으로 취급하냐 안하냐에 두고 있었던 내 생각을 놀라게 하는 82번의 전시장 규모의 만족요건의 차이로 미술관과 갤러리로 나뉜다는 설명을 보고, 그렇다면 그림을 파는 곳은 상업 갤러리라고 별도로 구분해야하는 것인가라는 의문도 갖어봤다.

책 상태는 가로 편집이라 책이라는 느낌 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메모를 읽는 기분이 든다. 미술 감상이 막연하게 두렵거나, 가 봐도 별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고 다시한번 전시장에 가보길 권한다. 책 한권으로 새로롭게 보는 눈이 생길까 의문이긴 하지만, 이 책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새로운 눈이 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미술관과 낯설음이 두려운 사람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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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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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저/김경신 그림 | 동녘 | 101쪽 | 348g | 195*135mm | 2009년 04월 15일 | 정가 : 10,000원


[미술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은 101가지]를 읽고 살짝 감동받아 내친김에 읽은 책이나,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는 분야가 아니라 그런지 와 닿는 신선함은 없었다. 아주 친하게 지내는 DSLR이 있다면 한번쯤 봐 둘만한 책이다. 단, 너무 모르면 이 짧은 문장도 너무 어려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안드는 것은 아니다. 이제 사진에 힘좀 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읽을 만한 책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잊지 말아야 할 기본과 조금 더 생각을 넓힐 만한 문장이 이 책 안에 있다. 한번 읽어서 다 머리에 담을 수 없는 101가지 문장은, 수시로 읽고 잊을 때 즈음 다시 되새겨야할만큼 지금까지 사진을 배우면서 중요하다고 들었던 이야기들이 반복된다.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도 ISO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다니는 나는 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나의 카메라 사용 설명서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카메라와 함께 여러 곳을 여행하고 다양한 사진을 찍었지만 한번도 실험적이거나 설명이 필요없는 감상용 사진을 찍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 지난 세월 나의 사진 생활이 좀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고, 먼지 앉아 있는 내 카메라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덮으며 이 책에서 뽑아낸 두 권의 사진집('The Family of Ma'n과 'the Americans')을 살 생각에 살짝 지갑은 떨리고 마음은 설랜다.

책 상태는 가로 편집이라 책이라는 느낌 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메모를 읽는 기분이 든다. 이 책에 언급된 필립 퍼키스의 [사진학 강의]를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며 다시 한번 사진 책들을 들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 초보인 사람이 최근에 사진 강의를 듣고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지겨보며 사진 강의도 다시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의 '101가지'라는 구속이 영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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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 실용탐구생활 : 기본 + 활용편 iPhone 가이드 21
김재석 지음 / 지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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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저 | 지안출판사 | 959쪽 | 840g | 130*190mm | 2010년 10월 29일 | 정가 : 19,500원


스마트 폰을 사용하려면 사용자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기계는 몸 편하고 마음 편하자고 만들어지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폰은 그 예외였다. 무슨 기계가 이리도 경우가 없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아이폰을 사고 너무 예쁘다며 광분하다가 발견하게 되는, 더더욱 경우없고 어이없는 아이폰 사용 설명서 쪽지를 살펴 보고 난 후, 나는 이정도 쪽지로는 스마트 해질 수 없음을 절감하고 이 책을 빌렸다.

대부분의 책이 올컬러에 그림 위주로 그림 몇가지 펼쳐 놓고 어플 몇가지 설명하는 것에 그치는 반면, 이 책은 그림도 적고 컬러도 아니고 글밥 또한 많아 정말 읽기만 해도 유식해질 것만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물론,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었으나 내가 원했던 책은 이런 책이었기에 기꺼이 읽기 시작했다. 기본편과 활용편을 두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 책은 기본편을 살살 읽다보면 어느새 활용편에 다달아 있다. 단, 읽으면서 시행하다보면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책이 거창하다고 어마어마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만을 편안하게 서술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번외 편에 소개되는 다양한 어플에 관한 설명도 마음에 든다. 나는 아이폰을 구입 후 이미 대다수의 어플을 다운 받아 사용하고 있었음으로 괜한 뿌듯함을 느꼈다. 그러나 책은 2010년 10월 책으로 현재를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좀 있다. 아무래도 아이폰 5를 앞두고 버전 업 된 새로운 책을 준비하느라 현재 일시판매중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이폰5가 나와도 저자의 책은 독보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책은 단단하고 빽빽하다. 그러나 읽기에는 수월하니 책 상태를 보고 겁먹을 일은 아닌 듯 하다. 그리고 두깨에 비해서 가볍다. 모르는 부분을 성큼성큼 넘어가며 읽어도 좋을 듯 싶다. 80만원짜리 기계를 그저 전화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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