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도(실전진행)백 1로 젖혀 7까지 바꿔치면서 흑의 주문을뿌리쳤다. 좌하 쪽 흑진에는 A의 침투, B의 젖힘등이 있어 보기보다크지 않다. 이것으로 백이 우세해진 느낌.(234수 끝, 백 불계승)특기 사항강한 수 읽기를 하는전투 보다는 전투를 피하는 쪽으로, 단기 승부보다는 장기전으로 끌고가는 기풍, 일견 소극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조심성이 많고 두터워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S형, 요즘도 바둑 많이 두십니까. 지난 주 우리 바둑계에 발생한 혁명 소식은 들으셨는지요. 25세의 청년 강자 최명훈 7단이 마침내 타이틀 홀더 대열에 섰습니다.2일 제주도서 벌어진 제5기 LG정유배 결승5번기 제4국서 최 7단은 세계적 여걸 루이나이웨이를 백 불계로 눌렀습니다. 3승 1패의 스코어로 정상의 일각을 차지한 것이지요.
한 때는 동교동에 삼우반(反)이란 이름의 연구실을 열기도 했다.간판 이름은 논어 수리 편에서 따온 것인데 좀 어렵다. 4면체 또는 4각형에서 한 귀퉁이를 들어주면 나머지 세 귀퉁이는 따라오는 법이나, 한 귀퉁이를 들어주어도 따라오지 않으면 반복해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요컨대 재주 없는 사람에겐 애정을 쏟지 않는다는 공자님 말씀. 그곳서 그는 몇 차례 바둑 심포지움을 열었고 스스로 ‘상상력과 바둑의 발견, 바둑의 죽음‘ 이란 주제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서봉수는 토끼다. 산토끼도 아니고 달에서 떡방아 찧는 옥토끼도 아니다. 거북이와 달리기 경주를 하는 역(役)을 맡은 바로 동화 속의 토끼다.다른 점도 물론 있다. 동화 속 토끼의 낮잠 횟수가 한 번으로 그친데 반해 서봉수 토끼는 수시로 잔다. 다시 깨어나 저 멀리 앞서 기고 있는 젊은거북이 떼들을 단숨에 추월해 놓곤 또 늘어지게 잔다. 40대 초입에 생겨난 그 습관이 50을 눈 앞에 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서봉수 토끼는 그럼 언제쯤 저 산 꼭대기에 깃발을 꽂을까. 아직 알 수 없다. 같은 패턴이수 없이 반복 중이기 때문이다.
장주주가 나서서 부당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뜻은 뜻대로 이루지 못하고 그 마저 ‘찍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장 9단의 당시 행동이 단순한의협심이었는지, 연심(心)의 초기 현상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어쨌거나 둘은 ‘심정적으로 가까와졌다. 얼마 뒤 89년 천안문 사태가 터졌다.북경사범대학 재학생이던 장주주는 시위 대열에 동참했고, 루이는 그런장주주를 도왔다.90년 8월 두 사람은 기어이 조국을 떠난다. 이 대목이 약간 잘못 알려졌다. 자신들이 천안문 사태에 핵심적 역할을 맡아 축출되었거나, 최소한 망명길에 오른 것 처럼 소문이 났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아니고 다만 그사태의 뒷 처리 과정에서 바둑계 지도층의 입장과 맞물려 처신이 난처해지자 조국을 떠나게 됐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