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잡초들의 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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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라면 규칙 없이 아무 데서나 자라는 건 줄 알았는데 잡초들도 그들 나름대로 생존전략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또 잡초라 하면 어려서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잡초가 많아 김매기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쓸모없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잡초는 내가 생각했던 대로 아무렇게나 자라는 식물도, 풀도 아닌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남은 당당함을 갖춘 것이 바로 잡초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 데서나 아무렇게나 자랄 것만 같은 이 잡초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사실 이 잡초들은 살아가기에 적합한 장소에서 자라며 각각의 강인함을 발휘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살고 있다 한다. 잡초는 밟혀도 다시 일어나 산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계속해서 밟히면 일어나지 못하는 게 잡초라고. 애기땅빈대는 밟히지 않는 장소에서는 줄기를 위로 뻗지만 사람들에게 잘 밟히는 장소에서는 땅바닥에 붙어 살아가는 연구를 해 식물은 위로 뻗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장에서 중요한 것은 높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또 잡초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도 있다는 게 신기했다. 기온이 많이 오르는 여름의 계절에는 곤충들의 활동도 둔해져 꽃가루를 받지 못하게 되면 꽃이 피지 않고 봉오리인 채 제꽃가루받이를 하는 폐쇄화(閉鎖花)라는 꽃을 만들어 자손을 남기는 꽃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제비꽃과 고마리가 그렇다. 곤충이 오지 않는다면 땅속에 꽃을 피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발상으로 진화한 잡초인 것이다.


분가하는 식물, 가혹한 환경이 되어도 살아남는 등 내가 생각했던 대로 잡초가 쓸모없는 식물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살아가는 데도 잡초처럼 전략을 잘 짜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도 바랭이나 민들레, 개망초, 제비꽃 등 잡초가 많은데 이제 이 잡초들을 그냥 쳐다보지 않을 것 같다. 불가능을 기회로 바꾸는 잡초들에게서 배워야 할 비법들을 배우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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