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쏘아올리다 - 우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황정아 지음 / 참새책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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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3주 전에 한국천문연구원에 다녀왔다. 우주환경연구센터에서 우주 예보실, 우주물체 감시실, 탐사 과학 운영실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들었는데, 황정아 박사님은 우주환경 감시실에서 근무하신다는 걸 책을 읽으면서 보니 내가 가본 곳에서 일을 한다니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천문연구원이지만 이곳은 물리학을 전공하신 분들도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집 초딩이도 늘 꿈꾸고 있는 물리학자가 되어 이런 곳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 걸 듣고 황정아 님의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 했다. 우리집 초딩이도 황정아 님의 책을 읽고 물리학자라는 꿈이 변치 않고 롤 모델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우주를 사랑하는 물리학자, 우주를 연구하고 인공위성을 만들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카이스트에서 플라스마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학위과정 동안 과학기술위성 1호의 우주 물리 탑재체 개발에 참여하면서 인공위성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2023년 누리호에 실린 도요샛 위성 프로젝트의 시스템 엔지니어였다는 이런 배경을 가진 저자 황정아 님은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어려움 없이 성공 대로로 달려왔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학원은커녕 참고서 한 권 제대로 사보지도, 허름한 옷을 입고 다녔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근면 성실함과 책임감, 나누고 베푸는 마음,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려는 자세로 부모님은 자신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믿고 지지해 주셨다고 한다. 금전적인 지원보다 더 귀한 신뢰를 지지해 줬기에 저자는 스스로 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단다. 저자가 고등학교 진학할 당시 전남과학고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저자는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믿고 따라가보기로 했다고. 이를 믿고 존중해 줬기 때문에 저자가 원하는 대로 잘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역시 부모가 믿어주는 신뢰, 지지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연구소의 여자 박사들은 보통 늦게 결혼해 아이가 없거나, 있더라도 대부분 한 명이라는데 저자인 황정아 님은 아이가 셋이라고 한다. 연구의 흐름을 놓치면 다시 따라잡기가 거의 불가능해 육아휴직을 한번도 한 적 없고, 여자라서 못한다는 말을 듣기 싫었다고 한다. 남자 과학자들에게는 그냥 과학자라고 하면서 여자 과학자에게는 왜 여성을 붙이는지 이건 나도 못마땅했었는데, 저자도 존경하는 여성과학자가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양성평등한 사회라고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이 끝까지 도전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사회는 장려하지도 독려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집 초딩이도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데 국가가 먼저 나서서 돌봄을 책임지고 실제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우리나라 일하고자 하는 여성에게는 이런 일로 그만두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2023년 9월 NASA는 달로 가는 아르테미스 2호 여유 공간에 우리나라 큐브위성을 탑재해 주겠다고 제안했는데 약 70억 원이 소요된다는 비용이 윤 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거부했던 거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지난해 윤 정부 해외 순방비는 578억 원이었다는데 70억 원을 마련 못한다니 말도 안 된다. 또 이번 정부는 과학 기술 R&D 예산을 해방 이후 처음으로 대폭 삭감하고, 연구자들이 연구 자금 따내는 일이 신기에 가까워야 한다면 어느 누가 과학자가 되려고 하겠는가. 과학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학 연구에 있어 중요한 일들을 모르니 얼마나 지원해야 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과기부 장관이 연구원 출신이라면 과학계를 이해하고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과학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예산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하고 싶다는 저자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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