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미하엘 엔데 지음, 시모나 체카렐리 그림, 김영진 옮김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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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고전이라는데 나는 아직도 <모모>를 읽어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그림책이 출간된 걸 보고 그림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모모>를 쓴 작가 미하엘 엔데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가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를 출간하면서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고 한다. 판타지 문학에 깊이와 풍요로움을 더한 작가로 평가받으며 미하엘 엔데는 1995년 예순 다섯 나이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모모>는 어느 대도시의 남쪽 끝 잣나무 숲에 숨어 있는 폐허가 된 원형극장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에는 어린 아이인지 남자인지 옷차림이 이상한 어린 아이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처음엔 다들 미심쩍어 했지만 모모를 알고서는 모두 생각이 바뀌어 모모에게 사람이 끊이지 않고 모모 주변에는 사람이 계속 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모모에게 가보라고 할 정도이다.


모모는 이야기를 듣고판결을 해 주지 않는다. 조언도 하지 않는다. 모모는 이야기를 들어줄 뿐이다. 그냥 잠자코 듣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관심과 따뜻한 애정을 담아서. 모모는 사람에게 뿐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의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 개, 고양이, 귀뚜라미, 두꺼비, 심지어 빗줄기와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의 속삭임에까지.


모모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은 사람들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해 갈팡질팡하던 사람들이 자기가 뭘 원하는지 분명히 깨닫게 되었고, 수줍음을 타던 사람은 용기가 샘솟으면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고, 불행하고 마음이 무겁던 사람은 희망과 기븜을 감지하고, 버럭버럭 소리 지르며 싸움을 벌이던 두 사람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화해하게 된다.


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준 적이 있나? 생각해봤다. 나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신랑의 이야기, 말을 듣는다는 건 쉽지가 않다. 듣다보면 나와 의견이 맞지 않으면 딴지를 걸게 되고, 가만히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

우리집 초딩이의 말을 제대로 진심으로 들어줬는지도 생각해봤다. 듣긴 들었겠지만 진심을 다했는지 생각해봤다.

모모는 진지하게 받아 주고 기다려주는 것 보고 편견 없이 애정과 진심을 담아 들어주는 것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모>는 출간된 지 50년이 넘었다는데 아직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뭘까? 책의 앞부분에 나온 것처럼 우리가 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시간이라고 한다.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사람은 없이 그저 당연하고, 이상하게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은 우리가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해준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 같다.

시간은 곧 삶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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