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이채훈 지음 / 혜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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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가들의 평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모차르트 평전>을 이렇게 만나 읽게 되다니 많이 기뻤다.

 <모차르트 평전>을 쓰신 이채훈 님은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MBC 다큐멘터리 PD로 입사, 노조 활동을 하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다큐와 클래식 다큐멘터리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채훈 님의 <모차르트와 베토벤> 책이 있어 이채훈 님이 쓰신 책이라면 믿을만한 책이다 생각한다.

 <모차르트 평전>은 21장으로 되어 있다.

 앞서 모차르트가 살던 당시의 화폐와 음악 용어에 대한 설명이 있고, 책 중간에 그림이 있다. 모차르트 부모와 생가부터 누나, 모차르트와 교류한 여왕 등, 악보, 연인, 부인, 아들, 모차르트가 사용한 피아노 등 다양한 그림이 있다. 뒤편에 주석, 참고문헌, 모차르트 연보와 인물 찾아보기 편까지 수록되어 있다.


 그동안 읽었던 모차르트는 3세에 누나가 연주하는 것을 듣고 화음을 맞추고, 4세에는 듣고 정확히 쳤고, 5세에는 작곡을 한 '천재'라며 연주 활동하러 유럽으로 힘들게 마차를 몇 시간씩 타고 가는 거의 결과론적의 이야기를 읽었다.

 반면 이번에 읽은 모차르트는 결과의 초점이 아니다.

 연주 여행뿐 아니라 모차르트가 만난 사람들 하나하나 대화나 생각, 편지의 인용을 읽으며 과정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나도 '모차르트' 라 하면 생각나는 것이 '천재'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천재이니 노력도 없이 저절로 되는 것처럼 생각이 들었는데 모차르트는 "저도 열심히 연습을 했지요. 더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열심히 연습을 했답니다." 이런 내용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 모차르트는 그 어느 누구보다 연습을 열심히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볼프강의 매니저 역할을 했고, 조언자이자 스승의 역할까지 거의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모차르트가 어머니와 프랑스로 갔을 때에도 아버지 레오폴트는 가이드 역할을 다 했다. 이러다 보니 모차르트는 죽는 날까지 세상일에 서툴렀다는데 자잘한 일들을 아버지가 다 해 주고 모차르트는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나도 부모이기에 아버지 레오폴트의 교육관이 보이기도 했는데, '오로지 넌 연주에만 전념해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마.' 이런 식으로 보였다. 물론 시대 배경상 신분 사회에서 일류 연주가가 되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도 알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였을까, 모차르트는 어떤 일이든지 아내 콘스탄체와 모든 일을 상의했다고 하는데 오랜 세월 런던행을 꿈꿔왔던 모차르트에게 런던에서 체류하며 오페라 두 편을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음에도 아내 콘스탄체가 함께 갈 수 없어 사양했다고 한다. 일의 결정을 물론 상의하는 것은 좋지만, 모차르트가 우유부단하지 않고 결정력을 확고히 했다면 그래서 영국으로 갔다면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읽으면서 나는 무척이나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남들보다 늦은 5학년이 되어서야 처음 피아노 소나타를 치게 되었다. 어려서 친 피아노 소나타와 대학생이 되어서 쳤던 피아노 소나타, 아줌마가 되어 나이 들어 지금 치는 피아노 소나타의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이 말했다.

 "모차르트는 어린이가 치기엔 너무 쉽지만 전문 피아니스트가 치기엔 너무 어렵다."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어려서 뭣 모르고 쳤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는 그냥 치기에는 쉽다. 하지만 대학생 때 칠 때는 박자, 프레이즈 선택에 있어 어색하지 않도록 해야 했고, 아줌마가 되어 지금 치는 피아노 소나타는 모차르트가 원하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신경을 쓰게 된다. 모차르트는 '좋은 연주'란 '섬세한 표정과 느낌을 살려, 마치 작곡가가 직접 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모차르트를 잘 연주하기 위해서는 '쉼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도 한다. 음표보다 쉼표에 더 많은 느낌과 뉘앙스가 들어 있다고 하니. 나이가 들어갈수록 모차르트 연주는 더 쉽지가 않다는 건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듯 한다.


 모차르트는 35년밖에 살지 않았다.

 내 생각에 존경스러운 것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뒤떨어지지 않고, 점점 농익었다고 해야 할까. 어렸을 때부터 빛을 발했는데 해가 갈수록 음악이 더 깊어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 같다. 물론 다른 작곡가들도 그랬다지만, 모차르트는 살아있는 생이 짧았기 때문에 더욱 놀랍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모차르트의 사인은 해결되지 않은 걸로 나는 살리에리의 독살설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도 확실치 않다고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독살설이 네 가지로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독살설을 주장하려는 게 아닌 모차르트가 자연사했다는 설명이 100%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사인에 대해서는 "모른다"라는 대답이 가능하다고.


 글재주가 없어 내가 관심 있는 부분만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모차르트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이 이 책 속에 다 있다고 무방할 것 같다. 전에 <모차르트 편지>를 읽었지만 편지 내용만 읽어서는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는데 다시 읽는다면 이젠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어떤 책에서 모차르트를 읽더라도 쉽게 이해가 될 거라 생각한다.


 모차르트에는 35년이라는 길지 않은 인생 속에 화려한 성공, 영광, 좌절, 고통이 다 들어 있다. 이런 순간들은 모차르트 음악 속에 아름다움, 동심과 유희, 모차르트만의 색이 들어 있어 모차르트만의 음악 세계의 새로움을 찾아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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