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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 피아노 조율사의 중식 노포 탐방기
조영권 지음, 이윤희 그림 / CABOOKS(CA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전에 『정신과 의사의 서재』의 책을 읽었을 때 추천 도서로 있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26년 차인 피아노 조율사님께서 쓰신 책으로 26년 차 중식 마니아라고 합니다.
전국 어디든 달려가 조율하고, 그 동네 중국집을 찾아 혼자 식사하는 소박한 취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차례가 아닌 차림표로 지역의 식당 이름과 메뉴가 쓰여있습니다.
뒷부분에는 전국 지도와 탐방했던 지역의 식당 이름 기록이 있습니다.
나의 고향 익산 두 군데나 들러보셨는데, 저는 가보지도 않았던 곳 같습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산에는 한 번도 안 오셨는지 아산은 보이지 않네요.
개인적으로 중식당은 잘못 찾아가면 맛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았던지라, 중식을 썩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이 책을 보니 어느 지역에 갔을 경우엔 이 책에 나온 식당을 찾아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만화가 있어 내용에 흥미를 더해줍니다.
우리나라에 영업 중인 중국집이 2만여 개, 한 식당에서
하루에 30그릇의 짜장면을 판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60만 그릇이 소비되는데,
즉, 하루에 우리나라 사람 100명당 1명은 짜장면을 먹는다는
이야기이다. 짜장면을 한식의 한 부분으로 봐도 되는 대목이며
약 100년의 시간 동안 여러 형태의 짜장면으로
재탄생한 것도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인천에서 처음 만들어진 짜장면은 지금처럼 공장에서
만든 까만 춘장이 아니었기에 콩을 발효시킨
황장의 형태로 다진 고기와 함께 면에 비벼 먹었던 것이 유래다.
중국집 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춘장을 제조하는 공장이 생겼고,
감자를 투박하게 썰어 넣은 짜장면이 번성했다.
우리 중식 군만두는 사실 중국과도 일본과도 다르다.
중국의 동북 음식 중에는 납작하고 커다란 군만두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추운 지방 음식답게 피가 무척 두껍다.
일본 교자는 튀긴다기보다 기름에 구운 뒤 쪄내는 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두껍지 않은 피에 소를 채워 튀기다시피
하는 방식으로 정착했다. 기름에 한 번에 넣고, 한 번에 꺼낸다.
빠른 회전율과 박리다매에 맞는 방식이랄까.
우리나라 중국집들의 사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화교 1세대는 산둥성 사람이 많았다.
이 지역은 중국공산당 영토이고,
당신 산둥성 사람 대부분은 공산당에 반대하고,
자유중국(대만)을 지지했다.
그래서 그들은 대만, 일본, 우리나라 등으로
떠나 살았다. 이주 초기에 재산의 소유와 직업의 제한이 있었던 화교들은 중식당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우리나라로 온 화교들은 대체로
대만 국적을 취득해 살았는데,
갑작스럽게 우리나라가 대만과 단교하고,
1992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서울 명동의 중국대사관 근처에 운집해
중국집을 운영하던 화교들이
지금의 연희동과 연남동 등지로 옮겨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