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생의 남은 시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김범석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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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으로 나온 책 제목이 끌렸었습니다.

그래서 독서 리스트에 써 두었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도서관에 가니 신간 코너에서 보여 바로 대출했습니다.


이 책을 쓰신 김범석님은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이십니다. 항암치료를 통해 암 환자의 남은 삶이 의미 있게 연장되도록 암 환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저자인 김범석 교수님이 암에 걸린 환자들을 만나온 이야기와 환자를 치료하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일,

느닷없이 찾아온 운명을 받아들이고

본인 몫의 남은 삶을 평소처럼 살아내는 일.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p37

시한부 삶이라는데 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평범하게 살아낼 수 있을까?

나라면 내게 왜 이런 병이 생겼는지 억울하고 화가 날 듯싶다.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낼 것인가"

라는 질문을 안고 태어난다.

일종의 숙제라면 숙제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 나름의 숙제를 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인생의 숙제를 풀든 풀지 않든, 

어떻게 풀든 결국 죽는 순간 그 결과는 자신이 안아 드는 것일 테다.

기대여명을 알게 된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특별한 보너스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자기가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채고 살다가 죽기 때문이다.

어떤 삶이 죽음에게 말했다 p63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피를 나눈 사이라고 해도 상처는 쌓이면 곪고 

후회는 깊고 아쉬움은 길다.

아니, 아마도 피를 나눈 사이라서 더 그럴 것이다.

가족이 가족이기 위해서는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

어떤 삶이 죽음에게 말했다 p71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지 않은 것 같다. 부모와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내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병원 생활을 시작하여 그 때부터 소통은 더욱 더 안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대화를 좀 더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떠나고 난 뒤 엄마와 어떤 기억이 있는지, 이제 떠올리는 추억으로만 남을 걸 생각하면 내 아이에게 있어 소통이 안되는 엄마보다 소통하는 엄마가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는 돌볼 때에는 어느 정도는 이기적이어야 이타적이 될 수 있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볼 수 있고 스스로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이기심은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보호자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서 나 자신을 보살펴야 하는 

스스로의 보호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를 가장 먼저 돌볼 사람은 나뿐이다.

스스로를 보살 필 수 있을 때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과 여력이 생긴다.

이타적이기만 하려다가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서 다른 사람도 돌보지 못하는 것은 결코 바람적인 일이 아니다.

어떤 삶이 죽음에게 말했다 p211




마지막 부분 즈음하여 대형병원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서울대병원이라면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병원일거라는 미숙한 생각을 한 것일까?

이 글을 읽음으로써 대형병원의 시스템에 대하여 알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나의 흔적들을, 나의 관계들을, 나의 많은 것들을 오늘 집을 나서면 다시는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259)



엄마가 떠난 뒤 엄마의 물건들은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경우였다. 어쩌면 엄마가 말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하고 싶은 말 아니었을까 한다.

어쩌면 이 책의 제목이 내가 다가온 건 엄마가 뇌암으로 돌아가셨기에 내게 다가온게 아닌가 한다. 누구나 영원히 살 수 없고, 언젠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걸 알면서도 죽음에 대해 그리 생각해 보지 않다가 엄마가 떠난 후에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된 것 같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집을 나서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런 생각을 하면 당연히 사는 것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언젠간 죽음에 이르는 날이 올 것이다.

죽음만이 아닌 어느 땐 사는 것조차도 잊어버리고 사는 게 아닌가 한다.

살아있는 지금, 이 삶에 있어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다시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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