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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김예지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은 사회불안장애를 가진 작가가 '불안'이라는 장애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만화로 그려서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 이전에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을 내던 때에도 불안하고 힘들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라는 제목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아 죽으려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그림부터 나오네요.
죽는다는 것도 정말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죽으려는 그런 용기가 있다면 죽을 힘을 다해 살아보는 게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 작가 또한 용기 있게 살기로 결심을 합니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시작으로 사람들 속에서의 어려운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고, 약을 먹으며 인지치료를 병행합니다. 자신과 맞는 병원을 찾고, 심리센터의 상담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불안정했던 시기가 저는 결혼직후였습니다.
8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을 혼자 살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보다 내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친정아버지께서 "내가 조금 손해본다"라는 식으로 사는게 편하다는 말씀을 평상시에 많이 하셨지만, 저는 조금도 손해안보려는 마음이 더 강했습니다. 이런 마인드로 시가와 친정식구들과의 관계, 특히 처음엔 시가의 많은 식구들을 대하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친정이야 내가 가고 싶으면 가고, 가기 싫으면 그만이었지만, 행사가 있으면 빠질 수 없는게 제게 옥죄는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이런 마음이 편치 않으면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거 같아 바로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습관이 되는 한계는 3,6,9 라는 글을 본 거 같네요.
습관이라고 보기엔 그렇지만 습관을 만들 때, 3일, 6일, 9일, 3개월, 6개월, 9개월 간격으로 한계가 온다고 합니다. 결혼한 지 3년이 되어갈 즈음 결혼이란 문화에 적응이 되어가고 아이를 갖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낳고서는 산후우울증이 와서 1년을 힘들게 보내면서 '이 아이는 나하나 바라보고 이 세상에 나왔고, 나 말고서는 의지할 데 없는 아이' 라는 생각이 드니, 아이를 위해서라도 엄마인 내가 우울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우울했던 것도 아이를 생각하며 극복해 나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이 아이가 나 때문에 잘못 크는 거 같은 생각이 들어 또한번 우울함과으로 힘들어했지만, 아이도 아이를 위하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나 자신을 먼저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게 우울함이 없어졌습니다.
저자가 전문의에게서 위로를 받고자 했지만 그 위로 받지 못한다는 거에 실망하고 병원대하는 생각을 바꾸면서 변화가 나타난 거 같습니다. 사람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게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나를 더 우울하고 힘들수도 있게 만들고, 기분이 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은 틀림없이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예전의 나 같은 당신을 위해서야.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어.
내 몸에 문신이 새겨진 것처럼
당신이 열심히 걸어가다 보면 나올 것이다.
그러니 죽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제 삼자의 슬픔으로 설득할 생각은 없다.
죽으려 시도한 그 당시 가장 외롭고 슬플 당신을 위해 하는 말이다.
예전의 내가 다짐했던 그 날처럼
책으로나마 당신을 안아주고 싶다.
p228~230
사회불안장애나 우울증, 공황장애는 현대인들이 많이 겪는 질병으로 이런 질병들은 몸에 난 상처로 쉽게 보인다면 바로 치료가 가능하겠지만, 사실 눈에 보이는 질병이 아니라 방치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또한 직접 겪지 않고서는 이해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정도로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겪은 건 아니라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하며 저자가 살아가고자 방법을 취하며 스스로 일어선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사람만나는 일이 힘들거나 사회생활이 힘들다면 이 책을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