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 -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
김영연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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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라는 걸 보기 전에 제목만 보고서 혜와동에 가면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인 줄 알고 이 책을 읽어보면 혜화동 가서 나도 즐겨봐야겠다 했는데, 내 생각과 달랐지만, 이 책의 저자는 가만히 앉아서 세계를 즐기고 있음에 부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바쁘고 지친 삻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일본에 갔었고, 생활에 쫓기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고 싶은 조금은 느리게 살 수 있을 듯한 중국에서도 살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쳤다고 합니다.

저자의 경력을 보니, '나는 이런 생각을 왜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며, 책을 좀 전부터 잘 읽었더라면 생각을 틔워주게 만들었을텐데, 과거에 많이 읽지 않음이 후회되지만, 지금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읽고 있어 다행이다 싶으며, 책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게 맞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혜화동의 75평 한옥이 세 식구가 살기에 큰 집으로 한옥을 알리면서 가정 수입을 벌기위해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한옥에 맞는 이름보다 딸아이의 이름 유진으로 <유진하우스>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17)



 유진하우스는 1940년부터 토지대장 기록에 남아 있고, 지금은 고인이 되신 대한민국의 수필가이며, 1960년 존스홉킨스대학교 철학박사 학위를 받으신 김태길교수님이 살으셨던 집으로 2015년 12월 '서울미래유산 3호, 김태길 가옥'이라는 이름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유진하우스에 전 세계인이 다녀갔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거쳐간 곳으로 저자와 좋은 인연을 맺은 경험담을 담은 내용입니다.

 

어려서부터 아파트에서 자라온 저는 어렸을 때 외가에 가면 제대로 된 시골 맛을 느꼈었습니다. 집부터 말그대로 한옥이었으니까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집이 아니라 흙과 나무로 만들어진 집은 아파트에서 느낄 수 없는 정감이 있는 듯 합니다. 넓은 마당을 마루에 걸터 앉아 풀벌레 소리도 듣고, 비가 오면 처마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것도 봤고, 앞마당 뒷마당에 꽃이 피는 것도 보고, 밤에는 달이 얼마나 선명하게 보였는지.. 아궁이에 불 지피고, 수도가 아닌 우물에서 물을 받아야했고요, 소, 닭, 돼지,오리 키우는 걸 보며 시내에서는 느낄 수 없던 것들을 방학 때마다, 명절에 외가에 가면 흠뻑 느끼고 왔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을 부수고, 새로 집을 짓는다더니, 양옥이 되어버린 외가는 시골도 점점 도시화 되면서 오히려 양옥이 어색하지도 않았습니다.

대부분 시골이 도시화되어가고, 한옥도 사라지고 있는데, 서울 도심에서 한옥을 지키며 세계인들에게 한옥을 느끼게 하고, 한국 역사를 알리고 있는 저자를 보니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엔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을 간다거나, 아이가 함께 하는 장소에서 체험이란게 빠지지 않고 있듯, 유진하우스에서도 김치에 관심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김치체험교실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김치를 직접 담가보고 맛을 느끼며 한국김치의 위대함을 알린다면 외교가 따로 있겠나 싶습니다.

 

 

읽던 중 모두 다 저자의 소중한 경험담이지만,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내용은 일본 중고등학생들에게 사회와 역사를 가르쳤던 오오까 선생님과의 경험담입니다. 한일역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한일 교과서 문제와 한일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자원봉사를 해왔다며 한일 간 모여 회의할 때, 한국어를 정확하게 알아듣고, 대화하고 싶어서 한국에 장기간 머물며 한국어를 배웠다고 합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지을 때는 기부금도 냈고, 한국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려고 물심양면으로 애썼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그것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236~239) 일본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면 한일역사가 바로 세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저자의 소중한 경험담을 읽으며 저는 책으로 세계 여행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혜화동의 유진하우스에서 우리 아이는 한옥을 느껴보지 못했으니, 한옥을 느껴주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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