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 - 읽고 쓰고 만나는 책방지기의 문장일기
구선아 지음, 임진아 그림 / 해의시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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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7살이 되면서는 한글을 아는게 부쩍 늘어 어느 땐 내가 뭔가 낙서하고 적을 때, 보여주주고 싶지 않은 글을 아이가 보려고 할 땐 가리게 됩니다. 이 책을 보더니 제목을 읽어 "무슨 말인지 알아?, 모르지?" 모른다는 거 알면서도 글자를 읽어내서 물어보니 "대충산다는 건 장난감을 바닥에 어질러 놓는거고, 완벽하게 사는 거는 장난감도 정리하고 깨끗한거야." 라고 말을 해서 웃었지만, 어쩌면 맞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대기업 광고회사에서 9년간 일하고 퇴사하여 홍대에서 책방을 하는 작가님이십니다. 자신을 위해,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읽고 쓴다는 작가님.

읽은 문장에 대해 써 내려간 이야기가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역시 많이 읽으신 분은 남다르구나 생각이 듭니다.

 

 

주옥같은 작가님의 문장들이 많습니다.

 

p39

회사를 그만둔 걸 가장 후회하게 된 순간은 월급날이나 보너스가 나오는 날이 아니었다. 여러 명이 모인, 명함을 주고받는 자리에서였다.

이제 나는 어떤 명함을 가졌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나아가는가를 생각한다.

 

간판을 중요시하듯, 우리 사회에선 직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서비스기사가 오기만 하더라도 명함부터 내민다. 명함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며 ,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진짜 멋진 건 자신의 가치를 아는 것이다.


때론 대충 살고 때론 완벽하게 살아 p43

 

 


 p46

사소한 행복을 하루 곳곳에 녹여보자. 사소한 것이 더 큰 마음을 가져온다.

 

 

p87

쫓기는 삶이 아닌 나아가는 삶을 위해.

나의 방향과 속력으로.

 

p108

중요한 건 무엇을 하건 무엇을 하고 싶건 일단 시작하라는 것. 그리고 시작한 후에 끝까지 가지 않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우린 우리가 시작한 모든 일을 끝낼 필요는 없다.

 

p123

가끔 날 선 말을 뱉는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던져 넣듯 뱉어 버리는 말이다.

뱉고 나면 상대방도 나도 생채기가 나는 말이다.

나의 의도나 의지보다 훨씬 커져서 돌아오는 날선 말이다.

순간의 감정으로 어쩌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말을 왜 뱉을까.

돌아서자마자 후회할 말을 왜 뱉게 될까.

어쩌면 내가 덜 상처받기 위해 가시 난 말을 뱉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가시에 찔리는 건 나다.

미련하게도 나는 이걸 꽤 많은 가시가 박힌 뒤에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때에 따라 나도 모르게 확 올라오는 날은 아이가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퍼붓듯이 해 버리고 나면 후회되면서 나는 반복하고 있는 것이 내겐 아직 가시가 많이 박히지 않았나보다. 내 의지로 말을 붙잡아보고 싶다.

 

p168

개인이 우선이며 어디서든 '나'를 먼저 위해야 한다. 세상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가족이 있어도 가족이 함께여도 개인의 상처나 감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리고 대신해 주길 바라서도 안 된다. 부모든 자식이든 가족이란 이름으로 의존하지 말고 개인이 단단해져야 한다.

 

p171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는 걸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기보다 먼저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자. 나에게 정직해져 보자. 어차피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아등바등해봐야 내 속만 문드러질 뿐이다.

 

p179

결혼했으니까, 사랑하니까, 라는 이유로 서로의 경계를 허물어야 하는 건 아니다. 결혼은 누구의 종속도, 합병도 아니다. 개별적인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

 

p191

내일의 걱정은 버리고 오늘의 흐름에 마음을 실어 보자.

 

힘들 때, 위로 받고 싶을 때 꺼내서 읽고 싶은 책이네요.

오늘도 살아낸 내게 "괜찮아, 잘 하고 있어." 라고 위로해 주며 너무 애쓰지 마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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