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다운 건 내가 정한다
유달리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3월
평점 :
책과 함께 네 장의 예쁜 그림이 있는 엽서 두 세트와 to do list calendar가 함께 왔어요~ 그림이 너무 예뻐 쓰기 아까울 거 같은~~~
표지 넘기면 인쇄된 유달리 작가님의 친필본이 있습니다. 낮엔 학교선생님이고 밤에는 글쓰고 그림그린다고 하시는 작가님.
책의 겉표지를 봤을 때, '난 나야, 그렇게 이겨나갈 거야' 멘트를 보고 내 젊은(?)시절에 온라인 어느곳에서든 '난나야'라는 닉네임을 사용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 태클을 걸어도 난 내 생각대로 하겠다는 뜻이었지요. 그리고, 내 생각대로 밀어부치며 살았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렇게 살지 않고 있는 거 같습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중 "내가 누군지는 내가 정한다"로 시작하며, 총 네 장으로 정답, 내 살길, 내사람은 내가 찾고 만들며 세상의 중심은 내가 선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목을 보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대충 보내는 오늘이 있다' '난 나야' 등 직설적인 면도 있고, '칼을 뽑았다 다시 집어넣으면 얼마나 평화롭게요' 라는 반전인 제목도 있습니다.
"마음 또한 근육과 같다. 열심히 노력한 날들을 보냈다면 어떻게든 쉬어 줘야 한다. 자기 마음이 쉬어야 하는 상태인지 모른 채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음을 쉬는 법은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은 잠시라도 버려 보는 것이다. 가끔 우리 생애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대충 보내는 오늘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20~21)
사실 나는 과거에 내일을 위해서 더 열심히 살려고만 했지, 내일을 위해 대충 보내야 한다, 내일을 위해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도 내일을 위해서는 더 잘해야지 생각이 가득했지, 내일을 위해 쉬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못해 이 부분을 읽을 땐 이 말이 맞음에 공감했습니다.
마음을 위해 쉬어줘야 하는데 마음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내 마음을 위해서도 신경써줘야겠습니다.
이 부분과 비슷한 부분이 2장에 '오늘, 못한 일은 내일, 내일하자'가 있습니다.
오늘 계획했던 일을 못했을 때, 평소보다 잘 못하고 넘어가는 것 같은 날, 미련이 남고 아쉽지만, 저자는 " 오늘을 굳이 미워할 필요가 있을까?
조금만 아쉬워하고 내일에게 보내 주자. 오늘의 나를 믿기 힘들다면, 우리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내일을 믿자. 내 살길은 내일도 열릴 것이다."(109)
내일이 또 온다기보다 잘 보내지 못한 오늘만 붙잡고 있었던 내가 좁은 우물안 속의 개구리밖에 안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매일 오늘을 대충 보내고 내일 잘하면 되지 란 생각하면 남는 게 없겠지만, 뭔가 하려 해도 주부로서의 삶은 혼자사는 삶이 아니기 때문에,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하루가 또 지나가는 시간이면 오늘도 그냥 가버리는구나 할 때가 허다해, 미련만 갖기보다 밝은 내일을 맞이할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마음을 위해서도 오늘만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가 언제 기쁘고 슬픈지, 언제 분노하고 즐거운지 안다면, 그만큼 내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35)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타이밍이란 없다. 그건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만만한 핑계에 불과하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 늙은 사람이다.
자신만의 소신을 가진 사람은 누구보다 젊게 살 수 있음을 가르쳐주었다."(101)
"우리가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타이밍일지 모른다. 나 자신이 정체된 것 같아 불안할 때, 지금은 나를 기르는 중이다."(156)
일을 하다가 뱃속에 아이가 8개월차부터 3세반이 될 때까지 3년이란 시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일도 안하고, 퇴보하다 일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했던 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안한 게 아니라 나는 아이를 위해 아이 발달에 맞춰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름 공부하고 연구도 했는데, 그 땐 일을 안한다는 이유로 나의 삶이 없어진 양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지요, 신랑은 아무것도 안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해줘도 그 땐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아이가 커 가면서 나의 생각 또한 혼자 살 때, 결혼 했을 때와 다르게 생각도 달라지고 사람대하는 면도 달라지면서 그 기간동안 내가 나도 나를 길렀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지금 현재는 또 코로나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전 같으면 일하지 못함에 불안한 상황이 되었을텐데, 지금은 이 시간을 빌려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이 기간동안 또 나를 길러 좀더 성숙되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소중한 시간이 제 곁에 왔다 갔었다는 걸 모르는 채로 살아가기도 한다. 하루하루 속력 높여 계속해서 페달을 밟기만 한다면,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과 눈짓 한번 제대로 나눌 시간도 없을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작은 보폭으로 천천히 시간을 음미하며 걸어야 한다. "(165)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옆사람도 쳐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어도 하루가 눈깜빡할 사이 지나가는 날인데, 과연 하루종일 나는 아이와 얼마나 대화를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해 주네요. 집에만 있는 날도 어쩌면 우리가 몰랐던 그동안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보라고 주는 시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오늘은 아이를 안고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남을 배려하면서 말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높이 사지 않는가. 그러니 말을 유연하게 잘하기 위해 화려한 언변에 얄팍한 기술을 배우기보단 자신이 뱉은 말의 책임을 아는 것. 이거야말로 사람들이 배워야 할 '진짜 처세술'의 시작인 것 같다." (248)
아이가 있는 아줌마이지만, 나를 잃지 않도록, 나다움을 정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나답게, 나는 나니까. 나만의 마음 레시피는 내가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