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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ㅋㅋㅋ 일단은 웃고 보자.. 이 책을 다시 집어 들고 웃었다. 요즘 티비에서 드라마로 재밌게 보고 있으면 그만이지,, 다시금 책을 뒤적인 이유는 무언가? 사실... 기억이 가물해진 결말 때문이었다.
각자의 캐릭터 대로 발랄하게 연기해주고 있는 연기자들보다,, 그들이 맡은 역활들,, 은수, 태오, 김영수, 재인.. 등등.. 그들의 삶을 대사가 아닌 종이에 확확 박혀 있는 활자들로 다시 만나고 싶었다. 으음... 비교적 드라마 대사 처리,, 원작에 꽤나 많이 충실해 왔음을 실감하면서 결말을 들여다 보곤 이제사 궁금증이 풀려 실실 웃음이 났다. 가물어 가는 나의 기억력에도 헛웃음이 나오면서...
30대 약간은 꺽인 청춘들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
30대 라는 시점이 제2의 인생을 위해 뭔가 터뜨려 져야만 하는 시기인지,,, 내 주변도 그렇고 매스컴도 그렇고,, 드라마도 소설도,,, 그렇게 흘러간다. 그래서 더더욱 공감가는 작중 인물들의 삶! 너무나 현실적이고 너무나 친근한 고민들이 와락와락 공감되는 소설.
그래서.... 그네들... 다들... 이리저리 방황하며 머리굴리며 연애하고 회사다니고,,, 그래... 결말은...???
ㅎㅎㅎ 그랬다. 역쉬... 누군가,, 어떤 상황이,, 그네들의 인생에 결정적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없었음을. 그 변화의 주체는 언제나 변함없는 '나' 라는 진리. 우리의 작가 정이현은 그 진리를 너무나 맛깔나는 글재주로 잘 표현해 놓았다. 그 나이를 살아가는 작가의 진지한 고민 같기도 하고,, 왠지 다시한번 정이현이라는 작가의 유머와 재치에 감탄한다.
주인공들이 원하고 바란 삶의 목표가 그 누구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해피앤딩은 아니더라도,,,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동감하며 뭔가 신데렐라적 결말을 꿈꾼 여성독자들이 작금 큰 실망을 했더라도,,, 작가의 홀로가는 돛배의 결말에 대해 더더욱 고마웠다. 그게 진리니까...
그 진리를 왜면 하지 않은 작가가 쬐끔 이뻐보였으니까.. ㅎㅎ
현실성 있는,, 우리 주변에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사건과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고만고만한 고민들을 섬세한 글빨로 잘 표현한 이 소설,,, 그냥 좀 착했다. 요즘 골드미스들의 우아한 삶이 소개 될때마다 얼마나 많은 대다수의 은수와 재인과 유희가 찌그러지는 자존심과 자격지심을 느껴야 했는지... 이 책은 나이는 들어가는것 외에는 잘하는게 별로 없는 어중간한 30대 싱글 여성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뭔가를 시작하기 늦었고, 가진 것 쥐뿔도 없는,,, 그래서 두려움만 커져 가는 내 친구들과 나 자신에게,,, 인생 별거냐? 어차피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깨지고 다쳐도 다시 가면 그만이다. 그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하고 말해주고 다시 화이팅인 소설!! 다시한번 재밌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