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책에 실려 있는 사진의 색감들이 카푸치노와 잘 어울렸다. 은은하면서 부드럽게 오감을 만족 시킬 수 있는 느낌! 커피 한모금에 사소한 물건들이 풀어내주는 추억과 그리움을 녹여 내며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결코 서두르게 하지 않았고, 경쟁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편안한 독서가 될 수 있었다. 지극히 사색적이고 서정적이다. 사진도 글도 편집도...

지극히 사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 나이지만,, 그간 지극히 감정적인 부분에만 그러했음을 인식했다. 뭐든 5번 이상 자주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에 대해선 가차없이 정리 들어가 주시는 깔끔 미련 없는 성격의 나는 실로 사소한 물건들에 대해 그닥 애착을 지니고 있지 못했고, 실용될 수 있는 물건들에 대해서만은 만년 애지 중지 해 왔던 것이다. 그로인해 버려진 나의 사소한 물건들은 지금쯤 어디서 나뒹굴고 있을런지 책을 읽는 내내 참 많이 거시기 했다. 무엇보다 거시기 했던 이유는 사소한 물건 만큼이나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깔끔하길 원했고, 그로인해 정리된 명단들이 꽤 많다는 것이었다.  

일단 내 품에 들어온 관계에 대해선 나름 충성을 다하지만, 그러지 못한 관계에선 그닥 미련없이 굿바이를 고한다. 그저  좁지만 밀도 높은 인간관계가 나의 기질에 적합하기에 그리 했지만, 왠지 이 책을 읽으면서는 괜실히 잊혀진 모든 것들에 대해 좀 씁쓸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 감정을 그저 작은 자책의 파장일 뿐이고 전반적인 느낌은 따뜻함이다. 

책을 엮은 이들의 물건과  얽힌 추억과 그리움은 곧 나의 감정 이입의 동기부여가 되어주었고, 평범하고 사소했던 지난 내 일상이 누추하지 않았음을 위안해 주었다. 더불어 내 주변의 온갖 사물에 대해 좀더 애정을 가지고 둘러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 주었다는 것!  작은 것에 대한 의미부여는 지루한 일상을 좀더 풍성하게 꾸려나갈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는 걸 또한번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아주 짧은 단문들의 사색이지만,, 천천히 내 삶의 추억을 반추 하며 읽을 때 더더욱 맛이 날 것이다. 의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리 읽히는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중간중간 숨고르기를 할 수 있게 하는 힘! 여유와 추억을 끄집어 내게 해줌으로 평범함과 작고 미비한 모든것에 또다른 기특함을 발견 할 수 있게 되는 힘! 휴가 같은 독서를 원한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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