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웨잇...
제이슨 지음 / 새만화책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다 읽고 난 후 ....그 느낌을 뭐라고 말해야 할까.... 허탈함... 비애...슬픔...인생의 당혹한 현실과 상처.... 무수히 떠오르는 상념들이 잠시동안 절절하게 심연으로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어쩌다 알게된 이 한편의 얇은 만화책이 왜 이렇게 오랜 시간 멍멍한 울림으로 가슴에 남게 되는건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이유인즉....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인생의 시간에서 한 인간이 성장하는데에 겪게되는 굵직한 불행의 사건들이 한대씩 제대로 후려갈기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들은 고통을 마주 바라보기를 두려워한다. 그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제이슨이라는 작가는 고통과 불행한 상처와 원하지 않는 현실의 부대낌을 너무나 차분하고도 고요하게 까발리고 있다. 그래서 당혹스럽고, 충격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아프다.

친구를 어이없는 자신의 실수로 죽음으로 이끌었다고 자책하는 아이는 어느새 까칠한 수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성인이 되어버리고 자신이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공장에서 밥법이를 하며 하루하루 진부하고도 현실적인 타성에 젖어 후회하고, 술마시고, 섹스를하고, 이별을 하고,,,, 점점 현실을 넘어 미래의 시간으로 빠져 들어가 버리고 만다.

어릴적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은 너무나 가슴시린 시니컬이 존재한다. 많이 슬프다. 그리고 아프다. 만화의 주인공의 캐릭터들에는 눈의 형태는 존재하지만 눈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종일관 이 만화책은 공허한 표정들과 지루한 일상처럼 무덤덤하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이 눈동자 없는 캐릭터들이 멍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어딘가 상처가 치유되지 못하고 공허함으로 일상에 길들여 가는 우리들 같아서 너무나 슬프다.

마지막 장면으로 치달으면서 죽음의 사자와 대화하는 욘은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내 인생은 기대와는 달랐어요.'....'하지만 난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 말이 대못처럼 가슴에 박힌다.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인생을 만날때 나는 어떻게 스스로 치유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욘이 좀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희망적으로 미래와 현재를 설계했을 수는 없었을까? 과거의 생각하기 싫은 상처를 왜 그토록 오랫동안 끌어안고 살았을까? 요상망측한 상념들이 꼬리를 물며 화도일어나다 이해도 하다가를 반복한다.

이런 만화도 있다. 그림의 흑백의 덤덤한 구성과 표정들로 개성을 나태내고 깊이있는 철학의 내용으로 완전히 만화의 고정관념을 타파시킨 이 만화...대단한 만화다. 읽고도 한참을 멍할수 밖에 없는 만화...읽을때마다 가슴이 후벼질수 밖에 없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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