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 멋진 친구야 벨 이마주 8
매기 스미스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적 우리집 마당은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했었다. 닭, 강아지12마리, 다람쥐, 거북이와 카나리아와 앵무새를 비롯한 새종류만 6여종, 열대어...집에서 키울수 있는 동물들은 거의 다 꼴을 갖추고 우리 가족과 동거동락을 함께 했었다. 산골동네도 아닌 도심 한복판 서울의 우리집 마당은 그 당시 동네 동물원 대접을 받았었음에 분명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코카 라 이름지어진 코카스파니엘 종류의 까만 강아지는 10여년 지기 우리가족의 일원중 한명이었다.

내가 초등학생일적에 갓 태어나 간신히 젖을 떼고 너무나 앙징맞은 모습으로 첫만남을 맺으면서 새끼를 왕창 번식시키는 아줌마 개가 되더니,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때 우리 코카는 암이라는 병에 걸려 예전의 총명함과 깜찍함은 사라지고 시름시름 병색이 짙어갔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족을 향한 따뜻한 애정의 눈빛은 변함이 없었다. 차마 우리손으로 코카의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우리 엄마 우리 형제들이 없는 사이에 아는 분께 부탁해 조용히 우리와 이별을 시키셨는데,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과 약간의 원망은 아직도 남아있다.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내 어릴적 10년의 세월을 함께 했던 사랑스런 친구이자 가족인 코카가 추억되었던건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 이 그림책은 애완동물과의 우정과 사랑, 이별을 잔잔한 스토리 전개로 펼치면서 한쳔의 스넵사진 앨범을 보는듯 흘러간다.

기쁨과 슬픔이 자연스럽게 아이들 마음에 감동을 전하게 될 좋은 책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과 생명이 있는것과 언젠가는 모두 이별을 하게 된다는 생명의 진리에 대해 아이들은 편하게 경함을 하게 된다. 이별뒤에는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는 진리까지... 이렇게 결말이 난다.

대부분의 가정이 한자녀 키우기로 변화된 요즘의 현실에 지신보다 힘도 없고 말도 못하는 그저 돌봄과 애정을 필요로 하는 애완동물과의 생활은 더없는 사랑의 경험이 될것이다. 이 그림책에는 그러한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인생적인 것은 천 조각들의 구성이다. 각종 쪼가리 퀼트 천들이 그림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하나도 같은것이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정성스럽다. 등장인물들의 옷과 쇼파와 테이블보 등 눈여겨 보게 되는 즐거움이 아주 매력적인 그림들이다. 매우 흥미로운 그림책의 조건이 골고루 갖추어진 그야말로 내용면이나 시각적인 면이다 매우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내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만남과 이별에 대한 귀한 진리를 가르쳐 주고 싶을때마다 이 책을 집어들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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