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첩기행 - 예의 길을 가다
김병종 지음 / 효형출판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작정 우리것이 싫었던... 의식도, 철듦도 존재 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림이다 하면 서양화만 존재 하는 줄 알았고, 전공을 선택할때도 동양화를 선택하면 배곯을 것이다,, 게다 그런 단순하고 맥없는 그림을 누가 좋아하냐? 비아냥 거리면서 유행하는 디자인을 전공해버린....겉멋들린 십대였다. 지나치게 개방이 되어 우리것에 대한 관념조차 성장 시키지 못랬던 어리석음의 시절이었다. 삶의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의 존재성은 자꾸만 우리것으로 쏠린다. 답답한 서양 미술 기법과 형태에 자꾸만 눈이 피곤해지고 그 흔한 유렵의 미술사조와 예술가에 배신을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화첩기행 이 책은...... 읽다보면 눈물이 고인다. 내가 외면시 하고 하등하다 멸시 했던 우리네 할배와 할머님들이 처절하면서도 곧게 그들의 예술적 영혼을 지켜 나가는 자존심에 나의 무식함과 오랜시간 배신해온 양심의 가책으로 눈물이 나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에술에 대한 애정이 깊은 사람임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감정이 따뜻하고, 그 따뜻함과 비판적 사고를 글로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아는 다방면의 능력을 지닌 사람임을 인정하게 된다.

동양화의 늙수그레함의 매력을 이제야 알겠고, 그 단순하고 호방한 붓선과 채색을 이제야 이해할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참으로 고맙다. 우리의 예술을 대접받지 못하는 환쟁이라 불리고, 글쟁이라 불리던 지난과거의 예술가들이 너무나도 고맙고 존경스럽다.
그들의 삶을 터전을 따라 정신적 여행이라도 떠나보고 싶다는 깊은 갈망이 이 책을 다 읽는 순간에도 멈춰지지 않는다. 그들의 자취를 조금이라도 체험하고 감동하기 위한 남아있는 후손됨의 도리라 생각했을까?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양심의 가책은 면했고, 잊고 있던 아니 잊으려 했던 나의 정신적 예술혼을 다시금 살릴수 있었던 뜻깊은 만남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