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지음 / 현대문학북스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갈한 언어와는 그다지 친하게 친구가 될수 없었다. 뭔가 빨리 풀어내어 지지 않는 깊은 의미를 되새기기에 나는 시의 깊은 인내와 언어의 함축성을 싫어했던 급한 인격을 지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선물로 받고는 기대없이 한장 한장 읽어내려 가며 가슴떨리는 전율을 느꼈다. 정채봉 그의 삶에 대한 자조와 회환이 깔려 있는 순수한 인간애에 왜 자꾸 마음이 아렸던지.. 똑같은 인간으로서의 감수성의 자극때문이었을 것이다. 삶을 되돌아보는 그의 언어 하나 하나가 내 자신이 고백하지 못했던 삶의 반성을 만나게 한다.

아주 맥없이 우리의 현실과 육체는 언젠가는 사그라들고 말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유롭게 삶을 되돌아 보기에 자만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것에 지나치게 소홀함을 고백해야만 한다. 아름답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작가의 순수했던 지난 감성에 나는 존경을 표한다. 그는 비록 지금 이 땅에서 함께 숨쉬지 않고 있지만, 그의 따뜻하고 순수했던 언어의 힘이 우리들에게 한없는 삶의 위안과 반성을 가져다 준다. 이 책을 기점으로 나는 이제 서점에서 시 코너도 얼쩡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시가 어렵고 심오한것만이 아니라는 나만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뜰리수 있게 되었다. 좀더 넓은 독서의 자유를 느끼게 했던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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