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밤 나는 정말 없애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 안에 한번 똬리를 틀면 이쪽과 저쪽,
안과 밖의 경계를 세우고, 악착같이 그 경계를 넘어서게 만들던 불안을, 못 본 척하고, 물러서게하고, 어쩔 수 없다고 여기게 하는 두려움을, 오래전 남일동이 내 부모의 가슴속에 드리우고 나에게까지 이어져왔던 그 깊고 어두운 그늘을 정말이지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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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은 몸부림치듯 높이 더 높이 솟구쳤습니다. 나는 점점 커지고 더 커지는 불을 가만히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 순간에는 어둠을 이기며 몸집을 부풀리는 그 불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아니, 차라리 그 불이 여기 이 남일동 전체를휩쓸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고 더 커지고 누구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어마어마해져서 저 남일동을 모두 집어삼켰으면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 무시무시한남일동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다는생각을 나는 했던 것입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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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환경 탓‘ 이야.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어! 그놈들이 좋아하는 문구지! 만일 사회가 정상적으로 조직된다면 모든 범죄가 단숨에 사라질 거라는 결론이 바로 여기서 나오는거야, 왜냐면 항의할 게 없어지니까, 그리고 모두가 한순간에 경건해진다는 거야. 본성은 고려하지 않아, 본성은 추방되고, 그게 존재한다고여겨지지도 않는다니까! 그네들 말에 따르면, 인류가 역사의 살아 있는길을 따라 마지막까지 발전해 마침내 저절로 정상적인 사회로 변하는게 아니라, 반대로 사회체제가 어떤 수학적 머리에서 출발해 즉각적으반동적이라는 거야! 반면 이쪽은 시체 냄새를 풍길지라도 고무로 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거지. 대신 살아 있지 않고, 대신 자유의지가 없으며, 대신 노예근성이 있어 반역을 일으키지 않지! 그러니 결과적으로로 전 인류를 정비하고, 단숨에 인류를 경건하고 죄 없는 존재로 만든다는 거야, 모든 살아 있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전에, 역사적이고 생생한 여정을 전부 거치기도 전에 말이야! 바로 그래서 그 작자들은 본능적으로 역사를 안 좋아해. 그 속에는 오직 추악함과 어리석음만이 있을 뿐이고, 오로지 어리석음 하나만으로 모든 게 설명된다는 거야! 그러니 마찬가지로 삶의 살아 있는 과정도 좋아하지 않지. 살아 있는 영혼은 필요 없다! 살아 있는 영혼은 삶을 요구하고, 살아 있는 영혼은 기계학에 순종하지 않으며, 살아 있는 영혼은 의심하고, 살아 있는 영혼은 반동적이라는 거야!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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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러에게 있어서 혁명이 공포가 된 것은 혁명이 수동적 · 감각적 물질성을 구속하는 능동적·지적 능력의 모델에 항상 복종했기 때문이다. 재료에 대한 형태의, 그리고 수동성에 대한 능동성의 절대적 군림에 대한 미적 중지는 따라서 보다 깊은 혁명, 국가의 형태들뿐만 아니라 감각적 경험 자체의 혁명의 원리로 주어진다.
따라서 바로 자율적 경험형태로서 예술은 감성의 정치적 분할을 건드린다. 예술의 미적 체제는 자율적 예술과 타율적 예술 사이의, 예술을 위한 예술과 정치에 봉사하는 예술 사이의, 박물관의 예술과 거리의 예술 사이의 모든 대립을 사전에 거부하는 양식에 입각해 예술의 식별형태들과 정치적 공동체의 형태들 사이의 관계를 만든다. 왜냐하면 미적 자율성은 모더니즘이 찬양한 예술적 "행위" 의 지율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감각적 경험형태의 자율성이다. 그리고 새로운인류의 씨앗, 삶의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새로운 형태의 씨앗처럼 나타나는 경험이다.
따라서 예술의 순수성과 그것의 정치화 사이의 갈등은없다. 쉴러와 우리를 가로지르는 2세기의 시간은 정반대의 현상을 보여줬다. 즉, 바로 예술의 순수성과 관련해서 예술의 물질성은 공동체의 또 다른 형상의 예정된 물질성처럼 제시될 수 있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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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감각되는 것, 생각되는 것, 지각되는 것, 명명되는 것을 정하는 분할의 체계를 강제한다. 그 체계 안에는 자신이 느끼는 것, 자신에게 지각되는 것을 말하고 표현하는 것이금지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자발적으로 말하고 표현하는행위를 랑시에르는 보고자 한다. 그리고 다르게 감각되고 다르게 지각되고 다르게 생각되고 다르게 만들어질 수 있는 세계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결국 해방에 이르는 길을찾는 주체는 대중이다. 랑시에르는 그 주체가 "아무나 (nim-porte qui)"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리를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지식인들, 엘리트들은 이 아무나의 반대편에 서 있다. 이 아무나에 대한 랑시에르의 믿음에서 랑시에르가 갖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발견할 수 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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