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산풍경."
"저기, 프레몬트카운티에 있는 거?"
"아니, 여기 북쪽."

"하나면 돼."
삼십 센트짜리 그림엽서가 도착하자, 네 귀퉁이에 놋쇠 압정을꽂아 트레일러에 붙였다. 그 아래 못을 박고 그 못에 철사 옷걸이를걸어 낡은 셔츠 두 장을 늘어뜨렸다. 그는 뒤로 물러서 고통스러운눈물 사이로 그 조화로운 모습을 바라보았다.
"잭, 맹세컨대………." 그는 말했다. 잭은 그에게 무엇을 맹세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으며 그 또한 맹세를 잘하는사람도 아니었으나.

…그리고 고칠 수 없다면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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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러고 나서도 보통 후회를 하기보다는 사태를 수습하는 일에 곧바로 착수하는 편이다.

생각해보면 후회만큼 쓸모없는 것도 세상에 없다. 지나간 일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봤자 그 일이 바뀔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헛발질한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에대해 반성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럼으로써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우리는 후회보다는 성찰이라고 부른다. 후회는 그저 ‘아, 나 그러지 말걸!‘이라고 되뇌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쓸모가 있을 리 없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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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으로부터 한두 발짝 벗어날 수 있는 사람만이 스스로에 대한 농담을 지어낸다. 세상 속에 있다가도잠깐 세상 바깥의 눈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세상에 대한 농담을 지어낸다. 농담이란 결국 거리를 두는 능력이다. 절망의 품에 안기는 대신 근처를 거닐며 그것의 옆모습과 뒷꽁무니를 보는 능력이다.
절망 곁에서 훌륭한 유머 감각을 발휘하는 순간 내 얘기는 남 얘기가 된다. 나를 남처럼 바라볼 때 얻는 어마어마한 자유를 당신도 알 것이다. 그 자유는 영화가 해내는일이기도 하다.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찬실이> 또한 한 편의 농담이다. 우리의 인터뷰에 찬실이는 없었다. 찬실이를 탄생시킨 감독과 찬실이를 온몸으로 구현한 배우를 만났어도 그건 찬실이와의 만남이 아니다. 찬실이는 영화로 물질화되어 그 안에 살고 있다. 감독과 배우 두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카메라 앞에서 재미나게 폭발한 결과다. 그 폭발의 찰나를 영화는 간직한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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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심이라는 말은, 영어로 번역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에게 영어 회화를 가르쳐주는 미국인 친구랑 둘이서 한참을 고민해봤는데도 모르겠는 거예요. 왜냐하면 영미권에서는 초심을 지키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없대요. 처음 가졌던 생각이 더좋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거죠. 그런 생각이 어느문화권에서나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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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만큼이나 지키고 싶었던 게 자식들과의 유대 관계였다. 그는 별수 없이 져야 했다. 자웅을 겨룰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이자식과의 싸움이었다. 끝내 살림을 옮기게 될 거라는 예상은했지만, 그래도 지키려는 시도는 해봐야 집한테 미안하지 않을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힘없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어차피 새끼들 거였지. 일단 자식을 부린 사람들은 삶 자체가 전부 새끼들 몫이 되는 거야. 아쉬울 것 하나 없어."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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