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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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용소의 기억들을 좇아 읽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의 내가 이리도 곤궁한데 구태여 가장 참혹한 일들에 눈을 두겠다는 것은 희극일까? 비극일까?

 책은 마음에 들고 독자와의 대화까지 보면 작가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비극에 놀랍도록 분노하지 않았고, 독자로 하여금 사색토록 하며 차분하게 그 날들을 들려줌에 경이롭다. 신발에서부터 죽음은 시작되었고 허기에 밀려 어떤 생각도 할 수 없는 가운데, 선발은 줄기차게 닥쳐온다. 그럼에도 '유동인구'와도 같은 유대인들의 수용소에서 소각장을 공격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바른 삶은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러지 못할 뿐이다.

 그들 안에서 선발이 가까운 자를 무슬림이라 불렀다는 것 또한 지독하게 의미심장하다. 참담하게도 인간은 어느 때 어디에서도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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