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없었더라면 - 온 국민의 소울푸드 라면에 대한 여덟가지 이야기
정이현 외 지음 / 로도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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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한의 식사, 라면. 우리는 대개 라면을 끓이며 성장하였고, 라면에 대한 자기만의 기억을 갖고 있다. 이 책은 라면을 주제로 각계 저자들의 글을 모아 읽기 재미나다. 깊이 남는 문장들도 많다. "오후 3시, 점심 때를 놓치고 혼자 먹는 라면은 기가 막히게 맛있다"(정이현)라던지. 어느 저자의 글인지 정확한 문장을 옮길 수는 없지만,

 

 "(라면은 가장 쉬운 음식이지만) 우리는 아무하고나 라면을 나누어 먹지 않는다"

"(생애 처음 홀로 라면을 끓여먹고는) 더 이상 어머니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나의 오랜 기억도 되찾았다. 한참 어릴 때 어머니 없이 배고팠던 날, 찬장에서 라면 스프를 찾았다. 여느 집처럼 우리 어머니도 쉬이 라면을 끓여주시지 않았고, 끓여주시더라도 스프를 절반만 넣으셨기에 어떻게 남은 스프 봉지였다. 나는 그 스프를 찬물에 타면 차가운 라면국물이 될 줄 알았다. 물컵에 부어 마셔보았고 당연히 실망했는데, 재차 기억이 나는 걸 보면 꽤나 배고프고 서운했던 모양이다. 이제 그 설움은 실컷 달랠 정도로 라면을 끓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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