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디자인
오창섭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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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척도가 되는 물건들이 있다. 공통의 추억이 깃든 물건은 이미 영물이다. 삼십대 이상이 읽으면 더 푸근할 이 책은 시대별 정취를 담았다. 공병우 타자기, 주홍빛 공중전화, 모나미153볼펜, 칠성사이다, 오리표씽크 등에 관한 이야기를 토막토막 들려준다.

 나는 그 가운데 삼익쌀통이 가장 정겨웠다. 쌀통은 분명 냉장고와는 다른 면이 있다. 가구당 식구가 주는 추세에도 갈수록 거대해지며 백색가전의 왕으로 위풍당당한 냉장고와 달리, 쌀통은 쓰는 집조차 찾기 어렵다. 쌀통은 무언가 수줍고 순박하다. 한 번 누르면 공손히 1인분 150g을 내려놓는 것이 전부인 쌀통, 그 정도의 기술력. 70년대의 쌀통과 지금의 쌀통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나눠 쓴 책이라 글이 난삽하고 호흡이 짧아 읽는 맛이 없긴 하다. 그럼에도 문고본 크기로 휴대하기 쉽고, 여러 물건들을 담아내고 있으니 기분전환하기 좋은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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