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2 : TAIPEI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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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라는 유행 인플루엔자가 속속들이 뉴스를 타고서 귓속으로 전해 오기 시작할 즈음, 나는 그게 당분간의 해외여행에 대한 작별인사임을 예상도 하지 못했다. 평소에는 심드렁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제약을 받으면 어찌나 희소하여 더 갈구하게 탈바꿈하게 되는지 인간의 심리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대만은 조금도 흥미있는 곳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관심 외의 지역이었다. 타이페이가 대만과 동일어라 생각할 정도니 말 다했다. 기회가 생겨 방문했던 도시의 기억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정도 였다. 그게 파장이 되어 꼭 다시 가야할 것만 같은 곳으로 변화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여행을 못가니 여행책이라도 사야했다. 이런식으로 포스트 뉴-노멀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를 영유하고 있다. 어떤 멋들어진 서점의 여행코너에서 집어들어서 읽어봤다. 잠깐 후루룩 넘겨집는 느낌이었지만 그 도시에 조금 더 세세하게 다가가는 느낌이 좋았다. 구매는 안하고 나왔는데, 생각나서 돌아보니 그 책방은 망했다. 이렇게 코로나는 변화의 주범이 되었다. 절판되어 구매하기 어려운 책은 마치 갈 수 없는 여행지 마냥 달콤했다. 온라인 중고서점으로 저 멀리 진주에서 책이 이틀 만에 배송되었다.
여행가는 기분으로 책을 정독했다. 여행서는 아니기에 감안은 했으나, 그냥 가벼운 잡지다. 태생을 못 벗어나서 중간중간 “나우” 패션을 광고하는 글들이 너저분하게 숨어있다. 팬시한 이미지랑 가독성은 1도 고려하지 않은 편집디자이너의 넘치는 예술성으로 인해 글을 읽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었다. 전반부는 그나마 읽어 볼만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상업적인 강요가 두드러지는 느낌이다. “타이페이는 자유”라는 주제를 갖고 너무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 조금 배신감을 느꼈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낸 책이 이 모양이라니.

중고판매자가 채 뜯지 못한 가격 택이 붙어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붙인 가격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는 나에게 구매가의 2배로 책을 팔았다. 책이 반값이 되어 팔리고 원가가 되서 고객님께 돌아왔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이렇게 뉴-노멀의 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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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궤적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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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진짜 이게 끝이야? 하고 생각했다. 3번째 책도 따로 있는데 아직 출간이 안된건가 했다. 옮긴이의 말이 부록처럼 붙어있길래 그건 말도 안되는 가정이었다.

오랜만에 오쿠다 히데오 신간이 나왔다길래 신나게 책을샀다. 전작의 같은작가가 맞나?할 정도로 위트감과 경쾌함이 전혀 없는 무거운 주제로 돌아왔다. 말하자면 다크 오쿠다버전이다. 조금 낮설기도하고 매우 거리감이 느껴지는 작가의 의도에 배신감을 느끼며 그가 풀어나가는 얘기는 여전히 매력적이긴 했다. 그만큼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빨랐다. 전개나 흐름이 지체가 없는건 여전했다.
올림픽 시기에 맞춰서 이 소설을 읽고있는것도 우연이다. 치밀한 계산과 의도에 허를 찔리면서 나는 그렇게 소설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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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 박찬용 세속 에세이
박찬용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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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잘 읽었다. 책을 덮고나서 딱히 기억나는건 크게 없지만 이 도시에 사는 누군가의 얘기를 듣는건 꽤 재밌는 일이다. 그렇게 평범하고 아무렇지 않은 누구의 하루 혹은 생각이 가볍게 남아있는 한 권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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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김백민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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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쉬운 글이 아니다. 나는 고민했다. 저자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들이 반 이상 이해가 되었는지 조차 조금 헷갈릴 정도로 반문하며 책을 덮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다섯번이나 졸아야 했다. 어려운 내용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따라가기 어려운 전문용어로 인해 나는 챕터가 넘어가는 틈을 타 휴식이 필요했다. 타이틀만 보면 답을 알려줄것 같아보였는데, 저자 또한 모호한 얘기로 결론을 내렸다. 다시보니 “~될것이다.”라고 정리한 제목은 확신은 없는 늬앙스였다. 그만큼 굉장히 까다롭고 예민한 주제이며,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급격한 유동성을 안고 있는 주제였다.

챕터를 넘어감에 있어서 흥미를 끌었던것은 오히려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가 열심히 연구해오고있는 지구공학에 대해서였다. 으레 재난영화에 한명쯤은 꼭 나오는 교수역할을 담당할 것 만 같은 분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고스란히 담아있다. 저자는 조금 독자를 지식이 높은 관점에서 과대평가하고는 있지만 나 같은 독자들도 있음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그 분야에서는 당연할지도 모르는 자연스러운 개념들이 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낮설어 오히려 거부감까지 느끼게 한다. 저자도 우려를 했는지 나름 쉬운 개념에 빗대어 차근차근 설명하려는 노력이 보여서 낯선 용어들 사이에서 헤메이고 있는 나는 감사하기까지 했다.

이 책은 기후변화에 앞서 개개인이 해야할 작은 실천을 나열하지는 않는다. 분리수거를 하라, 고기 섭취를 지양하라와 같은 세밀한 디테일은 이미 누군가가 제창한 캠페인으로 모두에게 뒤엉켜있다. 저자는 과학자들이 지금의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대략적인 개념에 있어 동조하기를 원한다. 기초적인 배경이해 없이 우리는 왜 그들이 그렇게 위기를 조성하면서까지 미래를 어둡게 바라보지않으면 안되는지 알 수 없다. 이건 학자들이 말하는 나름의 눈물겨운 경고이지 않은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아도 좋다. 조그마한 씨앗을 내릴 수 있다면 지구를 위한 생각은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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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물건 -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물건 애착 라이프
모호연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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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은 정말 알 수 없는 세계로 그 자체로 그야말로 요물지다. 소유하지 못하면 갖고 싶어 그렇게 갈망하다가도 막상 손에 쥐에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흥미가 사그라든다. 넘처나는 물건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하루하루를 욕망의 저울질로 아슬아슬하게 생명연장하듯 나는 그리고 우리는 물질의 본능에 이끌려 오늘하루를 보낸다. 쓸모있는 도구로써 물건이 존재하는 의미는 이미 그 역할이 퇴색된지 오래. 언제는 과시를 위해, 혹은 사회속에 동화되기 위해 사람들은 물건을 소유하고 얻는다. 그건 감정에 의한 것이기도 하며 마치 삶의 목적이 그 전부인것 처럼 소비행위만이 유일한 의미처럼 다가올 때도 있다. 소비하기위해 사는건지 사는것을 증명하기위해 소비를 행하지 않으면 안되는건지 오락가락한 밧줄위에 아슬아슬하게 우리는 버티고있다.
소비라는건 무엇일까. 물건을 대하는 나와 물건이 반추하는 나는 무엇일까. 오늘도 욕망에 벗어나지 못해 스크롤을 올리며 연신 물건을 검색하는 나는 그 물음에 답할길 없이 소비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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