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충분한 삶 - 일상을 불충분하게 만드는 요구와 욕구를 넘어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신혜연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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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있는 외국작가를 한 명 더 알게되었다. 다만 두번째 챕터는 문화적 거리가 멀어서 미국은 가본적도 없는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얘기였다. 두번째 챕터를 열심히 읽다가는 작가에 대한 나의 관심이 사그라들것 같아 통째로 스킵해버렸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고자 했던 “충분한 삶”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이해가 안되었다. 하지만 이내 수긍했다. 그러면 어때, 이걸로 충분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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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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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분위기에 맞지않는 책 커버가 거슬린다. 여러명이 얘기하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왜 최종 출판본의로 결정된건지 의아하기만하다. 그에 반해 소설은 기묘하게 빠져들게끔 흥미롭기만 했다.
원서로는 한 권으로 끝난 분량을 일부러 여유있는 페이지 구성으로 해서 두 권이라는 포맷을 만든것도, 소설 내용이랑 1도 관련없을 듯한 분위기의 귀여운 커버를 뒤덮어서 독자들을 현혹시킨것도 한국 출판사의 농락이라고 밖에 볼 수없다.
오쿠다 히데오는 훌륭한 이야기꾼인데 상업적인 누군가로인해 왠지 훼손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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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 연대기 -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박찬용 지음 / 웨일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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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가족을 떠나 각자의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취향이 확고하게 다른, 혹은 그런 방향을 지향하는 작가가 던지는 독립생활 출발기이다. 30대의 작가는 의욕이 많아 보인다. 원래 생각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 과정을 엿보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갖은 프라이버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개인의 이야기를 내어 보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터.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도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며, 참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작가가 지향하는 바는 내 삶의 방식과는 너무 다르다. 그래서 좀 의아했고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신기하면서도 조금은 불편했다. 냉장고와 세탁기가 없고, 와이파이가 없으며, 부엌을 사용하지 않는(결국에 본의 아니게 다 생기게 되었지만) 그런 작가의 취향을 언급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무엇이 맞는 방식인지 충분히 알고 있는 것 같아 선택적인 취향으로서 멋진 일이다.

반면, 출장을 갈 때마다 물건을 수집하듯 사들이는 게(물건보다는 그 과정에서의 뿌듯함을 성취하려는 면) 나는 별로였고, 유럽의 무언가만이 뭔가 진실한 형태의 오브제로만 간주되는 듯 묘사되어서 작가에게 거리낌이 생겼다. 작가도 약간은 이런 비판을 예감한 듯 에필로그에 독자를 향한 코멘트를 미리 달았다. 사람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부분을 미리 언급하며, 가볍게 읽는 한 권이 되기를 바라며 작가 나름의 최대한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했음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직장의 형태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이렇게까지 크다는 게 분명하게 보였다. 작가는 사치품이라 분류되는 물건들을 자주 접하는 잡지에 몸을 담고 있어 익숙해져 있기에, 물건을 향한 자세가 매우 달랐다. 아니면 원래 본인의 취향이었기에 지금의 직업을 가진 것일까?

아무래도 작가는 주인집 할머니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몇 번이고 뭔가 자아도취 하듯 되뇌는 듯한 혼잣말처럼 주인 할머니를 언급할 때마다 나오는 억지스러운 긍정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읽히는 건 왜일까. 아무래도 말 못 할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음에도 차마 투덜거리는 변명처럼 보일까 많이 말을 아낀 듯했다. 어차피 삶은 아름답고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 심지어 윗집 아랫집 한 지붕 아래서 사는 집 이야기면 얘기는 정말 넘치고 많을 것이다.


독립해서 나만의 공간을 갖는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신기하게도 나를 알고 돌아보는 기회가 되고 사는 데에는 정말 많은 노력과 손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뼈저리게 체험하게 된다. 독립을 꿈꾸는 혹은 이미 자립해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누군가도 이렇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을 얘기하는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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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니가 알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마드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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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찢어지기 직전의 너덜거리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자니 뭔가 꺼림직했다. 손때가 묻은 고풍스런 느낌이 아니라 원래 종이색이 어떠했는지 가늠도 안되게 누렇게 익어버린 지면을 보면 아마 누구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왜 이렇게 책이 낡아 빠진건지 충분히 이해할만도 했다. 이 한 권을 들고 냉소에 가득찬 입술을 들썩거렸던 나를 포함한 수많은 독자들을 떠올리면서.

단편소설이 엮어있는줄 알았는데, 챕터가 흐르면서 뒤엉키며 순서를 잡아가는 전체흐름에 가히 기가막혔다. 자조적이랄까 엉뚱하다고할까, 아무튼 그 존재 자체로 시니컬하기 그지없는 작가의 세계가 불쾌할정도로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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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문제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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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순간 주옥같은 글이라는게 오쿠다 히데오 작가를 두고 만들어진 수식어는 아닐런지 생각했다.
평범한 이야기 꾼인것 같은데, 그 이야기 사이사이로 빠져나오는 가슴 따뜻하고 마음을 흔드는 온기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체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감정에 빠지게 한다. 겉멋에 빠져서 사색하는 불필요한 허세가 없다. 아니 허세와 자만이라는게 도통 어떤 의미이지? 하고 반문하는 바람에 질문하는이가 당혹스러울 정도이니 나는 더 더욱 그의 글에 매혹된다.

여섯가지 각각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가족의 문제가 여기 있다. 이게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건가하고 위트와 유머로 범벅해버린 결론에 피식하고 웃어버리게 되지만, 이내 다마신 찻잔에 남겨진 잔여물처럼 숨겨진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주부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주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지? 여고생도 아니면서 왜?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순간을 포착하고, 세밀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함을 비범하게 묘사했다. 잔기술을 부리는게 아니라 너무도 능숙하게 에너지를 쏟아부어버려서 독자는 어벙벙해질 뿐이다. 그게 그렇게나 대단한 실력이었단 말이야? 하고 뒤늦은 깨닳음으로 작가에게 반성을 바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면서.
햇빛에 색이 바랜 사물들 처럼 나도 그의 감정에 물들여서 그와 같은 방향으로 닳았으면 좋겠다.이건 정말 더할 나위없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망이다. 온 우주의 힘을 빌어서라도 이뤄내고 싶은 그런 소망. 여유로운 주말에 따사로운 햇살 마냥 그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게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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