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3
김옥진 지음 / 드림필드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참 재미있게 읽었던 생애 첫 판타지 소설이었어요! 기억하고 있는 제목으로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나오질 않아서 꿈 속에서 읽은 건가 했는데 정말 있었네요 ㅎㅎ 와. 반갑다 완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OD] 이판사판 공사판
이세혁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어가 모국어인 내게, 이 낯선 땅에서 내가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의 소통이 그 얼마나 깊이가 있을지... 그건 한국에서조차도 마찬가지일 수 있었다. 모국어로 온전히 교감하려 해도 소통 아닌 불통이 되는 경우가 왕왕 아니, 자주 있었으니 말이다.

- <이판사판 공사판> P.38-39 -

 

 


#1. 대형 언론사의 언론인이 되고 싶었던 남자 주인공 한남도는 대학 졸업 후 지방지의 기자가 되어 1년 간의 직장 생활을 겪었다. 나름 무난하게 인서울 대학에 다녔고, 졸업 후- 비록 꿈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어쨌든 같은 맥락의 회사에서 직장 생활도 했으니 나름 삶의 정도를 걸었다고 생각했던 남도는 교제 중이던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돌연 사표를 내고 워킹홀리베이 비자를 얻어 호주 시드니로 떠났다. 뚜렷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인연들과 새로운 경험들을 하며 기분 전환을 할 요량이었다. 불친절과 친절 사이 어딘가에 있는 시드니를 정처없이 떠돌던 중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로 예쁜 여자가 자신을 향해 뛰어 오는 것을 보았다. 남도는 전후 사정도 모른 채 도와달라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여자와 함께 택시를 잡아 타고 숨 가쁘게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된다. 알고 보니 남자 주인공처럼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왔던 여자 주인공 지아는 사기를 당해 하마터면 불법 성매매의 세계로 끌려갈 뻔 했다가 간신히 도망친 것이었다. 몸만 간신히 내빼는데 성공했을 뿐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지아는 한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올 때까지 남도에게 신세를 지기로 하고 남도가 머물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낯선 나라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서로에게 서로 뿐인 상황이다 보니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 하게 되었고, 남도는 지아를 계기로 호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한인 납치 및 성매매 현장 르포에 뛰어들 결심을 하게 되는데...

 

 


#2. 이 책을 고른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다. 첫째,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둘째, 앞표지에 적힌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앞으로 가야 할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주문을 외듯 말한다. "이판사판 공사판!"). 셋째, 뒷표지에 적힌 짧은 줄거리 속 남자 주인공의 사정이 마음에 들었다. 운 좋게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받았을 때, 생각보다 문체가 술술 읽혀서 책장도 팔랑팔랑 잘 넘어갔다. 스토리도 썩 나쁘지 않았지만, 서평단 신청을 하면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거리가 멀어서 조금 아쉬웠다. 가볍게 무언가 읽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이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http://cafe.naver.com/jhcomm/132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 듣도 보도 못한 쁘띠 SF
이선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의 사람들은 눈으로도 다른 사람을 때릴 수가 있었다. 뾰로통한 입술로도 날카롭게 찌를 수 있었다. 희지는 왜 본인이 이혼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진심으로 화를 내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번도 그 말을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었다.

- <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P.113

 

 

지구에서는 어린이는 똑똑해야 TV에 나오고 어른은 멍청해야 TV에 나와. 그래야 사람들이 좋아해. 내가 TV에 나오잖아. 그래서 난 멍청하게 굴기로 작정했지.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가 멍청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진짜 멍청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야.

- <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P.250


위기에 빠진 라비다인에게 '힘내'라고 활기차고도 우렁찬 목소리로만 위로를 건넨다는 것은 라비다인의 고막만 아프게 할 뿐이다. 위기에 빠진 불쌍한 라비다인을 더 불쌍하게 만드는 것이란 뜻이다. '힘'은 '내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힘이 없어서 힘이 없는데, 없는 힘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란 말인가(...)

- <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P.256






#1. 조곤조곤하고 차분한 문체가 마치 동화책이라고 읽어주는 듯 포근하지만 한 구절 한 구절 현실을 잘 비꼬아 놓아서 우리 나라 소설 이라고 생각하기 조금 어려운 맛이 있었던 SF 소설. 은하계 어딘가에 지구 말고도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이 무수히 많을 것이며 그 생명체들이 가진 기술력은 어마무시할 거라는 가정에 기반한 SF 소설로 "라비다"라는 가상의 행성(어쩌면 실제할지도 모르는)이 "행성감기"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딘가 포근한 듯 날카로운 어조로 풀어주는 책이었다. 표지가 메르헨틱하고 귀여워서 이게 SF소설이라고? 싶었는데 SF소설이라고 해서 다 어딘가 음침하고 기괴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준 책이었다.



#2. 부끄러움이 많아 겸손과 양보,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라비다인들이 살고 있는 행성 라비다. 그들은 소군이라고 하는, 무오나무의 열매였다가 다 익어 땅에 떨어지면 소군이라고 하는 동물이 되는, 그러다 조심스럽게 붙잡아 껍질을 벗기면 회색빛이 도는 먹거리 소군이 되는... 어쨌든 소군이라는 걸 주식으로 삼고 있었다. 평화주의자들만 사는 순한 행성인지라 라비다인들은 그저 자연히 나무에서 떨어져 들판을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소군을 주워다가 껍질을 벗겨 먹을 거리로 가공해서 먹고 살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라비다 행성이 행성감기에 걸리면서 소군들은 땅에 떨어지는 걸 거부하게 되었고, 식량난을 우려한 라비다인들이 억지로 나무에서 따거나 억지로 껍질을 벗기면 덜 익어서 맛이 떫은 소군이 되었다. 점점 먹을 것이 줄어들어갔고, 결국 라비다인들은 육체공유법(한 사람의 육체에 두세 명분의 뇌를 함께 담는 것)을 실시하게 된다. 라비다 행성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던 농업 사령관 띵은 지구의 농촌 드라마 <농사의 전설>의 열혈한 팬이었는데, 어느 날 <농사의 전설>의 출연진들을 모셔와 농사법을 배워 지금의 식량난을 타개할 방안을 마련하고 그들을 라비다 행성으로 초대하기 위해 지구로 먼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띵과 띵이 하는 모든 것들을 몰래 카메라 쇼 같은 걸로 착각한 <농사의 전설> 출연진들은 자진해서 띵의 우주선에 올라 라비다 행성으로 자진 납치를 당한다. 하지만 사실 <농사의 전설>이라는 건 다만 농촌 드라마에 불과하고 당연히 그 출연진들은 그저 주어진 배역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일 뿐이라 소군농장에서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지 못해 우왕좌왕 하기만 하게 된다.



#3. 나름 스포일러 없는 줄거리를 늘어놓자면 이러하고... 라비다 행성과 라비다인, 소군에 대한 설정은 정말 동화 같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하지만 시점이 지구로 넘어와 <농사의 전설>의 출연진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부분에서부터는... 으음... 실제의 연예계 뒷모습도 이렇겠지? 하고 알고 있었으면서도 실감하지는 못했던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서 마음이 좀 심난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야, 막장요소란 막장요소는 다 모았잖아? 가 진실한 감상이었다. 지구인들은 너무 현실적이라서 불편했고, 라비다인과 데리다인은 너무 동화적이라서 웃겼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작품 전체적인 배경이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게 은은하게 드러나서 어? 이 부분은 이런 걸 비꼰 건가? 하는 깨달음을 찾는 맛이 있어 끝장까지 술술 읽어내려갔다. 분명 현실을 비판하고 비꼬고 있는 소설인데 워낙 은은하게 드러나기도 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메르헨틱해서 쉽게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단순 SF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어딘가 껄쩍지근한... 현실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한국형 SF소설이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멋진 어른 여자 - 워라밸, 소확행, 휘게의 삶을 꿈꾸는 20대 여성들에게
박미이 지음 / 라온북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멋진 어른 여자가 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가 스스로를 멋지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뿐이다. 그 누구의 인정보다도 내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 <멋진어른여자> P.9

 

 

 

#1. 정말로, 정말로 올 상반기 동안 많은 도서들의 서평단을 신청했고, 또 운이 좋게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책 자체로 나를 감동시켰고,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만들어준 책. 2-3시간 만에 앉은 자리에서 쓱쓱 읽어내린 책이다.

 

 

#2, 읽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원해주는 인생의 동반자를 가지고 있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그게 운 좋게 밥벌이로도 연결이 되어 대기업에서 직장인 생활도 해봤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 감탄했던 게 아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소중히 함은 물론, 자기 자신의 가치를 높게 여기고 마음껏 사랑하는 자존감 높은 작가의 한 문장 한 문장 때문에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읽는 데에 즐거움이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났다. 참 좋은 말들이 많아서 냉큼 노트를 꺼내들고 펜을 잡고 방금 전에 읽었던 강렬한 문장들을 꾹꾹 눌러써가며 필사하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3. 삶을 바라보는, 자신의 일을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과 태도가 너무 곱고 예뻐서 아- 이런 게 바로 '멋진 어른 여자'구나 싶었다.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나와는 다르게 작가는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듯이 인생의 나날을 지나 '마침내 어른'이 되었구나 싶었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거나 마냥 꿈꾸지 않고 현재를 즐기며 충실하게 살아가는 작가의 태도에서 '마침내 어른'이 되는 힌트를 얻은 것 같았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시아 문학선 16
백남룡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은폐된 기생충, 카멜레온 같은 사람들, 식객들, 건달뱅이들이 국가와 집단과 인민의 리익을 해치는 범죄자로 자라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사회에 위험성을 줄 수 있는 부정의 검은 싹을 제때에 밝혀내야 한다.


- <벗> P. 151






#1.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초판본 디자인 같은 느낌이 드는 표지의 백남룡 작가의 소설 <벗>.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첫장은 이혼을 청구하러 인민재판소의 판사인 정진우를 찾아 온 채순희(도 예술단의 성악배우, 중음가수)와 그의 남편 리석춘(강안기계공장 선반공)의 갈등으로 열렸다. 순희는 더 이상 남편 석춘과는 살 수가 없으니 리혼 시켜 달라며 진우를 조르지만 진우는 리혼문제는 문건만 가지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인민반(거주지 생활을 담당하는 최소 단위)과 직장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는 말로 순희를 달래 돌려 보낸다. 인민재판소... 도 예술단... 인민반... 단조롭게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낯설어서 꼭 외국 소설을 읽고 있는 것도 같고, 정말로 옛날 한국 소설을 읽고 있는 것도 같았다.



#2. 우리 나라에서 이혼은 이제 큰 흠도 아니라고 한다. 물론 이혼 재판에서 이기려면, 그래서 더 많은 위자료와 양육권을 얻어내려면 주변인들의 도움이 필요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당사자들만의 사정을 가지고 갈라서느라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떄문에 이혼 당사자들만의 이야기 뿐 아니라 그들의 이웃들, 직장 동료들의 의견도 중요하다는 북한의 이혼 절차가 퍽 흥미로우면서도 영 마뜩찮았다. 한 공간에서 밤낮으로 얼굴 맞대고 살아야 하는 건 부부 두 사람인데 주변인들이 뭐라고 그 둘이 갈라서야 하네 마네를 판단해준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야기는 그들의 이혼 문제를 맡은 판사가 다름 아닌 정진우라는 데에서 차별점이 생겼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3. 아이러니컬하게도 진우 역시 그렇게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의 가장은 아니다. 싱싱한 남새(채소) 먹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고향을 위해 남새연구소에서 20년이 넘게 연구를 하고 있는 아내 한은옥과의 생활은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들 사이에 이미 부부 이전의 사랑은 없어진 지 오래였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그 다음에는 의무감과 의리로, 그리고 나서는 만성으로. 그들의 20년 넘은 부부의 연은 그렇게 근근히 이어져 오고 있었다.



#4. 결과적으로 순희와 석춘의 이혼 문제를 진우가 맡은 것이 순희와 석춘, 그들의 아들 리호남에게는 물론이요, 진우와 은옥에게도 좋은 일이 되었다. 진우는 순희와 석춘 부부 사이의 문제를 단순히 가수가 된 순희의 허영심 문제로 보지 않고 석춘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석춘에게 진심으로 설명하며 변화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순희에게도 석춘에게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정말 본인에게는 티끌만큼의 문제는 없었던 것인지 돌이켜 볼 수 있도록 설득함으로써 두 사람 사이에 여지를 주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두 사람의 일에 접근하면서 자기 자신과 아내 은옥의 사이의 관계와 정, 의리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관료주의에 관한 비리를 밝혀내고 그 일의 관계자를 개화시키기까지 했다. 이쯤 읽고 보니 정진우라는 사람이 꼭 정의의 수호자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5. 백남룡 작가의 <벗>이라는 작품이 프랑스에서 최고로 인기 좋은 한국 소설이라고 한다. 이 세상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북한만의 생활상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부 관계의 사랑과 의리에 대한 그의 다정한 접근법 때문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그 인기 비결을 추측해본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http://cafe.naver.com/jhcomm/132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