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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도시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
이사벨 아옌데 지음, 우석균 옮김 / 비룡소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신랑이 먼저 읽고 넘긴 이 책을 언제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읽기를 끝낸 때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4월 말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호스텔 2층 침대였다. 아니, 새벽까지 손전등으로 뒤척거리는 게 미안해(더구나 화장실은 왜 자꾸 가고 싶나) 도미토리 바깥의 차갑고 지저분한 소파에서 마저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남미, 더구나 브라질에 가는 이상 '아마존 정글 탐험'은 꼭 한번 하겠다고 맘 먹었던 터다.
그런 차에 나처럼 도시에서 자란 까탈스런 소년이 정글에서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과 배움을 흥미진진하게 전해주는 이 책은 그동안 간접적으로 키워 온 정글에 대한 경외와 두려움,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브라질의 정글은 시간과 비용 문제로 끝내 가지 못했다. 그러나 중남미에 아마존 정글 말고도 정글은 많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름 맛볼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자벨 아옌데'라는 이름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아옌데'라는 이름 때문이다. 군부 쿠데타에 무너지고 만 칠레의 민주 대통령때문이다. 민중의 희망이었던 사람을 삼촌으로 두고 있는 저자라니... 칠레를 대변하는 진보 저자로 명성을 쌓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이 책은 이자벨 아옌데가 쓴 최초의 '청소년 소설(young adult)'이다.
덕분에 내가 읽은 영어로 번역된 글도 쉽고 명료했다.
한글 번역을 남미 전문가 우석균 씨가 했다니... 읽진 못했지만 다행이고 기대된다.
(여행 전 야심차게 남미 단편 문학집을 읽고 소위 전문가라는 자의 번역에 혀를 찬 적이 있다.
문제는 남미 문학 번역은 거의 그 사람이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 )
암튼, 성장소설의 형식을 띈 이 중편 소설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만큼 메시지도 간결하고 교훈적이다.
선과 악에 대한 이중잣대, 흑백논리를 벗어난 진실과 가치들...
이글의 마력과 인디언들의 독특한 문화, 관광객과 개발자들의 무자비한 포식 등은 세풀베다의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의 테마와 주제와도 일맥 상통한다(http://blog.naver.com/jinirock78/60124381).
지겹고 어려운 글이 꼭 좋은 글이 아니듯, 좋은 글이 꼭 지겹고 어려울 필요는 없다.
쉽고 좋은 글, 누구에게나 권하고 함께 즐기고 나눌만한 메시지가 있는 글...
이자벨 아옌데의 <야수의 도시> 추천하는 바이다.
(줄거리와 작가는 아래 퍼 온 글 참조)
2009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