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 동안의 남미 - 열정에 중독된 427일 동안의 남미 방랑기 시즌 one
박민우 지음 / 플럼북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참 나, 이 책이 그렇게 잘 나간다고?

 
중남미여행을 준비하던 작년 말부터 중남미 관련 서적을 뒤적거렸다.
그러다가 이 책의 리뷰가 장난아니길래 궁금해서 시리즈 세 권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막상 한국에 도착해서 칠레로 떠나는 일주일 동안 세 권 모두 읽을 수 있을지 몰라서,
또 책이 리뷰들만큼 재미없거나 내 취향이 아닐 수도 있어서 일단 1권만 주문했다.

 
3월 3일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밤새도록 단숨에 읽었다는 어느 독자의 리뷰가 뻥은 아니었다.
재미있었다.

글로 밥 먹고 산 글쟁이답게 톡톡튀는 글발과 말발은 의외의 진솔함과 진정성과 함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정말 웃겼다.
섬짓하고 애절한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독자를 웃겨주는 센스...감동이다.

 
다음 날 어느 새 1권이 다 끝나가고 있음을 깨닫고 후다닥 2, 3권을 주문했다.
남은 며칠간 어떻게든 다 읽고 가고 싶었다.
 


1만 시간의 남미 여행기... 말 그대로 약 14개월간의 '중남미' 여행기다. (1권을 통째로 할애한 '중미'를 왜 제목에서 빼먹었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에 괜히 기분까지 상하며 고민했다.)
(누가 대답 좀 해봐)

 

나는 박민우(오라버니)처럼 '명랑방탕한' 여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적어도 그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 그처럼 몇 만원 몇 천원 아끼자고 거지같은 숙소를 찾아가거나 고속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적어도 그 덕분에 남미도 '사람 사는 곳', 그것도 무자게 착하고 인심 좋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

일방적인 낭만과 모험담으로 똘똘뭉친 글이 아니라 좋았다.
그의 바람대로 '그의 즐거움을 나눠가질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나도 곧, 며칠 후면 글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즐거음을 나누러 간다.
지인들은 고작 5개월 떠나는 나의 중남미 여행에도 갔다와서 책을 쓰라고 벌써부터 옆구리를 쑤신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책이 얼만데, 나까지 왜 보태...(그리고 책은 아무나 쓰나? 중남미 갔다 온 사람만 해도 얼만데...)

 
박민우의 글은 특히 결정타였다.
생생한 경험담과 글발과 재미와 감동까지...
그래, 이 정도면 남미 여행기로서는 더 나올 게 없겠어.
더 이상은 과유불급이야.
(물론 다른 테마와 글감을 찾아보라고 하지만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다. 그리고 고작 5개월로 뭘 말한단 말인가. 적어도 근사한 제목이라도 뽑을 수 있는 1만시간은 되어야지 ㅎ 게다가 3년 가까이 산 스위스에 대해서도 책을 못 쓰는데 ㅋㅋ)


그처럼 박민우의 글은 그동안 내가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남미 기행기'에 굵은 마침점을 찍어주었다.

무엇보다 설렘과 두려움이 동반된 이 여행에 '자신감'을 심어 준 이 책이 고맙다.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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