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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현실은 살인적인 부정의로 물들어 있다.
기아로 인한 떼죽음은 참으로 끔찍한 반인도적 범죄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
본문 23쪽, 2007년 장 지글러,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는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활동가답게 탁상공론이 아니라
이론과 경험, 현실과 이상을 조목조목 설득력 있게 풀어간다.
본문은 기아의 실태와 원인에 대해 아들과 차근차근 대화를 주고 받는 식이고, 에필로그와 후기에서 저자는 그 배후와 해결방안에 대해 '담판'짓고 있다. 우석훈 교수의 해제와 주경복 교수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정의'가 글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고 지글러의 글이 어려워서 해제나 참조글이 붙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다.
분량도 많지 않아 반나절에서 한나절이면 읽을 수 있다.
전 세계 기아의 실태는 어떠한가?
'오늘날 세계 인구의 두 배도 먹고 살릴 수 있는 지구의 식량 공급력'(본문 37쪽)에도 불구하고
- 2000년 기준 8억 5000만 명 이상이 만성적이고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 열살 미만의 아이가 7초마다 1명씩 기아로 목숨을 읽으며,
- 6분에 1명씩 비타민 A 부족 혹은 썩은 물과 접촉함으로써 시력을 잃고 있다.
- 5200만 명이 경제적, 사회적 저개발(영양, 음료, 치료 등의 부족)로 직접적인 죽음을 맞음
- 국가보다 부자인 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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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는 배불리 먹고 사람은 굶는 현실
- 구호조직의 모순과 딜레마
부자들의 쓰레기로 연명하는 도시 빈민들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 무관심과
- 기아를 테러나 독재, 이윤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부패한 위정자들과 국제재벌기업들
기아의 원인은 무엇인가?
- 전쟁과 테러
- 정권의 부패와 사회적 무질서
- 사막화와 가뭄 등으로 인한 경지 부족이나 흉년
- 산림파괴, 온난화, 각종 자연재해와 같은 환경 재앙
-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의 영향
- 정치 사회적 무관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악화시키고 사회 부정의와 불평등을 가중시키는
비인도적인 범죄(기아)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가?
1)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우선적인 과제는 인도적인 구호조처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FAO는 당면한 긴급구호를 위해 비상식량을 비축하고 있다. 이 식량을 배급하고 관리하는 것은 WFP 담당이다. 그러나 담당자들은 도움을 줄 나라의 사회구조가 어떤지 거의 묻지 않는다. 그리하여 이런 도움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가 부실하고 부패한 나라로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식으로 기득권 세력을 강화하고, 부당한 사회구조를 고착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을 비참함과 수백 년간에 걸친 약탈에 방치해두게 되는 것이다. 원조식량뿐만 아니라 국제단체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개발지원금도 마찬가지다.(본문 164쪽)
즉, 탁상공론 집어치우고 현실을 감안, 실수혜자에게 직접 혜택이 가도록
구호단체의 구조와 구호방법도 개혁할 필요가 있다.
2) 원조보다는 개혁이 먼저
혁명적인 행동은 인도적인 구호를 뛰어넘는다. 모든 혁명의 목표는 희생자를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자로, 역사의식을 가진 주체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본문 165쪽)
- 정경유착과 부패 척결(부패척결만으로 부가 합리적으로 재분배되는 사례는 매우 많다)
- 사회적 구조개혁 및 복지정책 강화
- 합리적인 토지 재분배(거의 '노예제도'에 기반한 대농장/대지주 단일경작은 없어져야)
- 외국에 대한 경제/식량 의존도 개선
- 국제적 차원의 개혁 지원(역사적으로 볼 때 제 3세계 국가의 개혁과 혁명은 선진국 다국적기업의 이윤에 반하기 마련이고, 자본은 이러한 개혁을 늘 훼방하고 전복해왔다)
3) 인프라 정비
제3세계 나라들의 인프라를 정비하기 위해 시급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에게는 자본, 도로, 적당한 종자, 비축식량, 농경 전문지식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중략) 아프리카 남쪽에는 엄청난 땅들이 놀고 있다. 그 땅들은 투자가 없이는 경작되지 못할 것이다. FAO의 통계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정상적으로 경작되는 땅은 7억 헥타르 정도인데, 작은 투자로도 경작 면적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나무를 베거나 보호 구역에 손대지 않아도 말이다.
이 모든 조처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세계 여론이 동원되어야 하며, 현재의 경제 지배자들의 각성과 연대의식이 있어야 한다. (본문 167~168쪽)
즉,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4) 시카고의 곡물거래소는 문을 닫아야 하며,
5) 협의 등을 거쳐 제 3세계에 대한 식량 공급로가 확보되어야 하고,
6) 서구 정치가들을 눈멀게 만드는 어리석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폐기되어야 한다.
7)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개개인의 관심과 세계적 여론 형성이 필요하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의 희망과 낙관은 다음과 같은 명제에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 처한 고통에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인 것이다.(본문 170쪽)
때문에 우리는 나 한 사람이 당장 기아를 멈출 수도 없고, 사회구조를 개혁할 수도 없고, 시카고 곡물거래소 문을 닫게 할 수도 없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아니, 좌절해서는 안된다.
나는 관심을 가지고 실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것이 여론이 되고, 위정자들에게 압력을 행할 것이며,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면 우리의 바람이 구체적인 정책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또한 나는 실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지행합일을 하거나 구호단체나 자선단체에 기부, 자원봉사도 할 수 있다. 그러한 '풀뿌리' 개혁이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시킨다. 회의적이고 절망적인 순간은 많지만, 그래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상은 이미 많은 진보를 이루었다.
여성의 지위 향상이나, 노예제의 폐지나 식민지 국가의 독립(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이나 노동법의 탄생이나 복지 제도의 성장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완성'되었다고는 할 없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싸울 때에만 이룰 수 있었고, 또 완성할 수 있는 목표들이다.
"잘못된 것 안에 올바른 삶은 없다"고 했던 아도르노(독일 철학자)의 말마따나 고통으로 가득 찬 세계에 행복의 영토는 없다. 우리는 인류의 6분의 1을 파멸로 몰아 넣는 세계 질서에는 동의할 수 없다. (본문 171쪽)
우리는 우리가 이룩한 정의와 인류애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기아와 신자유주의는 반드시 극복 가능하다.
2008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