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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 그리고 포스트붐 - 중남미 단편소설 선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예문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으으... 이 책을 어떻게 리뷰해야 할까.
아니, 과연 이 책을 리뷰할 수나 있을까?
아니 아니, 적어도 이 책에 포함된 '주옥같은' 작품들에 대해서 제대로 리뷰할 수 있을까?
문학적 요소가 단지 '줄거리'뿐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할 때, 줄거리 외적 요소는 커녕 줄거리 파악도 힘들었던 이 책을 리뷰하자면...
다만 볼맨소리로, 예의 그 시니컬한 목소리로 소위 남미 문학박사까지 따고 남미문학`미학 교수로 재직중이라는 교수의 성의 없는 끔찍한 번역과 퇴고를 게을리한 출판사 편집자의 게으름에 문제를 제기하는 수밖에.
지나친 번역체도 문제지만 원문을 보지 않고도 오역이 의심될 정도라면... 휴.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세계 문학 독서 경력만 10년이다.
번역이 문제인지 원문이 문제인지, 또는 성의나 노력, 그것도 아니면 능력의 문제인지 딱 보면 안다.
그렇다고 완벽한 번역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완벽한 번역'이란 존재하지도 않는다.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달란 말이다.
사실, 번역했다는 교수가 실제로 번역을 했는지도 의문스럽다. 책 후반부에 '작품해설'은 그럴듯하게 번지르 써놓았으니 말이다. 중남미 문학의 보고를 전한다는 포부와 보람으로 생색내듯 작품해설을 쓴 주인공이 글을, 그것도 문학작품을 이런식으로 옮겨놓고 어떻게 한국 독자들에게 중남미 문학의 보석을 맛뵌다는 건지... ㅠ.ㅠ
나는 후반의 작품해설을 먼저 읽고 '중남미 문학의 개론'을 마스터한 들뜬 기분으로 작품 감상에 들어갔다. 그런데 첫 몇 작품은 도저히 줄거리에도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 없고 지루했다'
네번째 글을 읽을 즈음에는 나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고, 아쉽지만 중남미 단편소설 탐구는 포기하려했다. 그래도 억지로 참고 읽었는데 다행히 중반부로 가니 그나마 흥미로운 소재가 나를 잡아 끌었다.
그리고 소개된 글들의 원래 매력과 문체 등을 상상하면서 읽어나갔다. 평점에 부여한 별 두개는 그나마 중남미 문학 단편을 소개했다는 '의미'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준 댓가다.
그렇게 힘겹게 책을 덮고 나자 중남미문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생길 정도다. 하지만 번역가 말대로 "'소설의 죽음'이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에도 라틴아메리카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소설에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선집이 바로 그런 라틴아메리카 소설의 힘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455쪽)"지 않은가.
'중남미 문학의 힘'을 믿고 싶은 나는 이 작품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번역의 탓으로 돌릴 수밖에.
2008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