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교사들이 남미와 만났다. 지리교사들의 지리답사라는 독특한 테마에 어울어진 멋진 글과 사진들, 매우 흥미롭고 교육적이다. 중고등학교때 때로는 흥미롭게, 대부분은 귀찮아하면서 공부했던 지리학적 지식들이 남미의 대자연과 어울어진 산 교육의 장이었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히 멋진 장관이 아니라 무구한 대자연의 섭리와 대서사시를 만난다. 한낱 100년도 살다가지 못하는 일개 인간으로서 저절로 머리가 수그러졌다. 그렇다고 이 책이 딱딱한 지리학적 이야기만 늘어놓는 게 아니다. 오히려 '답사'를 가장한 '관광'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1년을 작정하고 준비한 '24일' 여행은 다소 무리다 싶을 정도로 남미 주요 관광지를 샅샅이 훑고 있다. 부록으로 붙은 동반 중학생의 답사기를 읽으면서 빡빡한 일정에 절로 속이 울렁거렸다. (어휴... 다행히 나는 6개월간 넉넉히 지리교사들의 흔적을 좇아갈 수 있어 우쭐해진다. ㅎㅎ) 하지만 이 책이 지리학적 지식에 적당히 낭만적인 관광 유흥만 뒤섞어 놓았는가...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지리 교사들의 따뜻한 시선은 자연스럽게 현지 주민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옮아간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한 '남미 지리 답사'나 '여행 에세이' 이상의 다사다난한 인간사와 만난다. 이미 꽤 꼼꼼히 읽었지만, 여행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복습하고 가야겠다. 참, 이 글의 참고 문헌도 꼭 참고하리라. ㅎㅎ 2008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