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드로잉 교실 비즈앤비즈 드로잉 교과서 시리즈 3
루디 데 레이나 지음, 비즈앤비즈 편집부 옮김 / 비즈앤비즈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다른 데생 책과 마찬가지로 그림에 대한 기본을 배우려고 읽었다.
이 책 역시 '배우기' 위해서는 '연습'하고 '따라그리기'를 해야하는 훈련용이다.
역시 그림을 배운다는 것은 '재능'의 문제이기 전에 '끈기와 의지'의 문제다.

일단 이 책은 체계적으로 정리가 잘 된 느낌이다.
'훈련'없이 그냥 슬슬 읽기만 해도 좀 감이 오는 듯...
당장 무엇이든 그리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다. 

그래서 책의 지시에 따라 눈에 보이는 사물을 당장 스케치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보는 것과 그리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내가 그린, 아니 그리다만 선인장은 정말 볼품없었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거뜬이 완성하고 자신감도 좀 생겼다.
역시 그림은 '어떻게' 그리는 것보다 '무엇을' '왜' 그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멋진 메탈 기타 솔로를 뽑기 위해서 지루하고도 고통스러운 기본 코드 연습이 우선되어야 하듯 그림도 그러한 훈련의 과정이 필요한건지 모른다.
사실 그러한 훈련 과정 없이 어설프게 '손 맛'을 보아버린 나는 이제와서 뒷북치듯 그러한 훈련을 받아들일 겸손함도 끈기도 없는 것 같다.
(내가 끝내 기타를 배우지 못하고 손 놓아 버린 것처럼 나는 진득이 앉아 데생 훈련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연습은 중요하다.
다만 더이상 책 보면서 연습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는 것이다.
책은 그저 '참고서'일 뿐이다.
그리고 그 참고서로서 본 책은 매우 유용하다. 

다만 책 후반 담채나 아크릴, 구아슈에 대한 장에서 흑백 사진으로 '색'게 관해 이야기한다는 게 우습다.
전체 구성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분량인데 책 제목처럼 '초보자를 위한 드로잉 교실'에서 흑백으로 색 입히는 걸 가르친다니.... 크게 아쉬운 부분이다. 

누군가 나에게 '그림을 어떻게 배웠냐'고 물으면 나는 한 마디밖에 할 말이 없다.
"저는 그림을 그리면서 배웁니다"라고. 

그리고 그림은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야 한다. 

책이나 교실에서 배운대로 할 수 없다고, 다른 사람들만큼 잘 그리지 못한다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끈기 있게 데생 연습을 하지 못한다하더라고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그것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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