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역사 - 현대 프랑스 철학총서 11
미셸 푸꼬 지음 / 인간사랑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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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신나게 술술 읽어나갔다.
무릎과 손뼉을 탁탁 쳐가며 말이다. 
그러나 이내 나는 혼란에 빠졌고, 지루함에 빠졌고,
결국엔 겨우 겨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무리 나의 철학적 배경지식이 얇고, 철학적 사유 능력이 박하다 하여도
이 글의 번역된 문장을 보면 그래도 좀 너무하다 싶다.
진실, 즉, 푸코의 문장력이 고작 이 정도였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선
프랑서어로 쓰여진 원서는 무리라도, 영어판이라도 구해서 다시 읽어봐야지 싶다.

글 자체는 매우 흥미롭고 충격적(?)이었다.
'광기'를 다루는데서 보여진, '이성'의 '비이성'에 대한 억압과 권력의 역사. (사실 책에 대한 요점은 나 보다 딴 사람들이 더 잘해두었다. )

 다양한 미술작품과 문학작품을 근거자료와 참고자료로 들며 글을 풀어나가는 푸코의 문체는 신랄하고 희극적이다.
(그나마 혼란스러운 번역문장 속에서 길을 잃고 말지만)


사실상 세계 학생들과 지성인 사이에 '필독서'라 할 만큼 교양서적이 되어 버린 이 글은 철학전공자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지지도 않았고, 그렇게 번역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필자서문을 보면 번역가가 지식이 부족하거나, 글 자체를 못 쓰는 것 같진 않은데....

왜 이렇게 읽기 힘들게 글을 옮겼을까...
읽는 내내 문장을 재조립하며 힘들고 안타까웠다.
그저, 내가 공부를 좀 더해야겠거니...하며 한숨을 쉴 뿐이다.


내가 읽은 책은 초판 7쇄로 1994년에 출판된 구판이다. 신판과 표지부터도 다른데, 99년에 나온 신판은 새로워진 표지만큼 글도 새롭게 찍어냈는지 모르겠다. 그러길 희망할 뿐이다. 이왕이면 다른 번역자의 글을 추천한다.


쓰다보니....결국 나의 리뷰도, 글을 읽을 때 만큼이나 삼천포로 빠질 수 밖에 없다. 어려운 글을 한 권 '끝냈다'는 뿌듯함은 커녕, 한숨과 혼란만 남는다.

 

2006년 7월,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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