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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 art 003 ㅣ 다빈치 art 18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신성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평생, 아니 사후에도 '디에고 리베라'의 아내였고, 그렇게만 알려졌던 프리다 칼로.
(평생 액션 페인팅의 잭슨 폴락의 아내였던 '액션 과부' 크래스너 처럼 말이다)
그러나 1970년대 페미니즘의 활동으로 그녀의 작품과 그녀의 생애는 새롭게 부각되었고, 해석되었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삶과 초현실적인 그림들은 곧 사람들의 시선과 연민을 자극했고,
어느 순간 디에고 리베라보다 더 익숙하고 경이로운 예술가로 기억되고 있다.
나역시 프리다 칼로는 익숙히 들었지만 혁명 화가이지 민중 벽화화가인 디에고 리베라는 생경했다.
내게 있어서 그는 그저 프리다 칼로를 행복하게, 그러나 또 끔찍하게 불행하게 만들었던 '남편'일 뿐이었다.
때문에 나는 이 책에서 프리다 칼로의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를 새롭게 발견한다.
꽤나 역설적이다.
두 화가의 예술과 혁명정신을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나간 글이다.
과연 그 두 사람은 각기 떼어놓고 언급하기 힘들정도로 뼈와 살처럼, 심장과 혈관처럼 엮이고 들러붙어 있다.
손을 놓기 아쉬울 정도로 책의 구성과 흐름은 흥미롭다.
그러나 격렬했던 두 삶을 하나의 삶으로 녹아내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여기저기 산만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프리다 칼로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전형적인 남성 평론가의 논지와 입장을 답보하는 것이어서 다소 거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들의 삶과 작품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그려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들이 실려있어 더욱 좋고 흥미롭다.
더구나 앞서 말했듯이 나에겐 '디에고 리베라'의 새로운 '발견'이었기에 더할나위 없이 의미있는 만남이었다.
2007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