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도구의 세계 -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
이용재 지음, 정이용 그림 / 반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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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베이킹과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조리도구가 이것저것 참 많다. 개중에는 비싸게 사놓고 잘 쓰지 않아 아까운 것도 몇 있다. 도구도 생명력이 있어서 쓰지 않으면 삭아버려 나중에는 쓰기 어려워진다. 결혼 전에는 원하는 도구가 있으면 구하기 어렵든 비싸든 찾아서 꼭 손에 넣고는 했는데 이제는 자리차지와 비용 때문에 신중한 고민이 든다. 그래서 내게 꼭 필요하고 맞춤한 조리도구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책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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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책에 나오는 많은 도구가 내게 있다는 점이다. 베이킹을 자주 해서 저울, 계량컵과 계량숟가락, 탐침형온도계와 적외선온도계, 스패츌라, 스크래퍼, 타이머, 오븐, 심지어 칼질에 필요한 장갑까지 다소 생소한 도구들이 서랍장 곳곳에 쌓여있다. 그리고 예쁘고 쓰임이 많을 줄 알고 산 단목적 도구들이 몇개 있는데 역시나 쓸모가 없다. 마늘다지기나 연육기 등등은 써 본지 몇년이 지나있다. 역시 칼이나 가위를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오랜 구매 끝에 얻은 지식으로 이제는 쳐다도 보지 않을테지만 그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않았을텐데 매우 아쉽다. 다만 책에는 스패츌라는 머리와 몸통이 분리 되는 게 세척이 편하다고 했는데 써보면 분리된 틈새가 작아 세척이 까다로운 걸 알 수 있다. 나는 스패츌라도 국자와 마찬가지로 통으로 붙어 있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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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할 때 채칼을 쓰면 더 편할텐데 칼을 고집하는 엄마에게 그이유를 물었을 때 식감이 다르고 채칼을 쓰면 물이 더 나온다고 답하셨다. 나는 그저 그게 엄마의 느낌적인 느낌이 아닌가, 다를 이유가 없지 않나 고개를 갸웃했는데 책에 그 이유가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어 신기했다. 역시 엄마의 경험은 지혜와도 같다. 책은 식기세척기를 극찬하며 끝이 나는데 나도 같은 마음이다. 요리나 베이킹을 좋아하지만 설거지를 싫어하는 나에게 식기세척기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책에 나온 대로 우리집에는 전문가의 설치가 필요없는 작은 식기세척기가 있다. 설거지가 편해지면서 요리와 베이킹을 하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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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에 대한 편견이 있어 오로지 한가지 용도로만 쓰이거나 갖고는 있지만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던 도구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더 재밌게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요리나 베이킹을 시작하는 분들께 더욱 추천한다. 필요하지 않은 도구를 거를 수 있고 무엇보다 올바른 사용법도 알 수 있다. 또한 실제모습에 가까운 삽화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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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소품 액세서리 CLASS BOOK - 자수로 만드는 귀걸이, 브로치, 머리핀, 파우치! 클래스북 시리즈
아사히신문출판 지음, 김현진 옮김, 신재은 감수 / 마피아싱글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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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책 몇가지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내 손에 온 이 책이 개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20여년 전에 십자수가 엄청 유행했었다. 완성한 십자수를 누구에게 줬는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여동생과 열심히 십자수 패턴을 구하러 패션몰을 돌아다녀던 추억이 있다. 그때 실을 무척 많이 모아 놓았는데 실번호 순서대로 예쁘게 정리한 함이 지금도 집에 고이 있다. 중학교 가정시간에 치른 한국자수시험에서 실력이 좋다고 선생님께 칭찬 받았던 으쓱한 기억이 있기에 십자수는 한물 갔지만 나는 기회가 있으면 자수를 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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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파트는 동그라미, 네모, 세모 등 단순한 패턴의 조합, 두번째 파트는 아기자기한 꽃과 식물로 가득하다. 세번째 파트는 강아지, 고양이 등 동물 모양, 네번째 파트는 과일, 숫자, 디저트 등 일상에서 따온 문양들이다. 모두 172가지의 아이템들이 실려있다. 액세서리들이 모두 유니크한 감성이 있어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었다. 하나같이 다 예뻐 어서 빨리 수 놓아 딸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어 들떴다. 꽃과 식물을 수 놓는 걸 워낙 관심있어 했지만 이 책에서 유독 눈길이 간 건 동물 모티브 자수 부분이었다.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많은데 반려동물의 얼굴로 자수를 놓으면 의미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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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간중간에 세계자수스토리라는 막간 칼럼에서는 컬로처자수,히데보자수, 쓰가루코긴자수 등등 곳곳의 자수의 역사와 특징이 쓰여 있어 생소한 지식을 쌓는 즐거움이 있다. 생각보다 책이 두껍고 도구나 기본스티치 등등 내용이 상세해서 좋았다. 귀걸이, 브로치, 머리핀, 파우치 등등 예쁘고 특별한 자수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한다. 주변에 자수에 관심이 많은 지인이 몇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행복한 비명을 지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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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케이크 오늘부터 시리즈
카토 리나 지음, 노지원 옮김 / ㈜샬레트래블앤라이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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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평소 좋아하는 꽃집이 떠올랐다. 숫자케이크을 주문판매하는데 올라오는 사진을 볼 때마다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꽃을 좋아하지만 잘 모르기에 풍성하고 조화로운 장식은 볼 때마다 그 솜씨가 부러웠다. 그런데 그런 숫자케이크의 비법이 담긴 책이라니,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책을 받고 며칠 지나면 딸의 두돌이었다. 생일케이크를 예쁘게 꼭 만들어줘야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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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주제의 숫자케이크들이 실려있다. 숫자와 몇 도형의 패턴지가 들어있어 시트를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별이나 사랑의 하트 패턴도 실려 있으니 기념하는 날에 만들기 좋을 듯 하다. 나는 무지개 컨셉의 숫자 2 케이크가 마음에 쏙 들어 두돌케이크를 이걸로 정했다. 다만, 케이크를 당일 바로 만들 수 없어서 머랭시트를 제누와즈로 변경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시트를 냉동보관하고 생일아침에 크림을 올릴 걸 좀 후회 되었다. 색의 조합이 책처럼 새하얀 머랭이 더 예쁠 듯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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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지가 있어도 제누와즈는 폭신하고 부스러기가 많이 나와 전용칼이 없는 나로서는 깔끔하게 자르기 어려웠다. 책에는 시럽을 바르지 않았지만 케이크에는 시럽을 발라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보메시럽을 발라줬다. 시럽을 가장자리에 바르니 테두리가 단정해지는 효과도 있었다. 식용꽃을 살까도 했지만 봄의 들꽃이 봄이🌸에게 어울릴 듯 해서 깨끗이 씻어 장식했다. 데이지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름을 찾아봐도 알 길 없는 하얀꽃, 민들레를 올리고 싶었으나 며칠새 꽃씨로 날아가버려 한참을 걷다 찾은 노랑꽃, 꽃잔디와 제비꽃. 꺽는 게 미안해서 꽃의 정령에게 마음 속으로 사과하며 조금씩 빌렸다. 이런 케이크는 맛이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크림치즈크림, 부드러운 시트와 과일이 잘 어울려서 꽤 맛이 좋았다. 그래도 다음에는 사브레나 머랭을 도전해 봐야지. 내 손에는 어떤 모양으로 나올지 벌써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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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책 읽어드립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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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이벤트 #햄릿 #스타북스 #스타북스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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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글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어렸을 때 몇장 읽으면 희곡체가 너무 장황하고 지루해서 금세 책장을 덮었다. 그런데 얼마 전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방송에서 ‘햄릿’을 다뤘는데 그 내용이 재미있어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표지는 존 에보릿 밀레의 ‘오필리아’다. 내가 예전부터 좋아하는 작품이라 다른 많은 ‘햄릿’ 번역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개중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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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왕자인 햄릿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왕의 자리를 차지한 숙부와 남편의 동생과 재혼하려는 어머니에 대해 분노한다. 햄릿은 선왕의 죽음이 숙부가 꾸민 독살이란 사실을 알게 되며 복수를 다짐한다. 허나 뚜렷하고 명쾌한 계획보다는 실성한 척하며 남들의 폐부를 찌르는 독설만 하고 돌아다닌다. 그러다 연인이었던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실수로 죽인다. 이에 오필리아는 햄릿과 다르게 진짜로 미쳐버리고 결국 물에 빠져 익사하고 만다. 아버지와 여동생이 햄릿으로 인해 모두 죽었다는 걸 안 레어티즈는 지금의 왕과 햄릿을 죽이기로 공모한다. 그러다 결국 이해당사자들이 다 죽는 결말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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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이라 마음 속으로 대사를 연기하듯 읽었더니 꽤 재밌었다. 셰익스피어의 삶과 인간에 대한 통찰을 그대로 느끼려면 영문으로 읽으라고 하던데 나는 영어가 짧아 그러지 못해 좀 아쉽다. 번역되는 과정에서 평면적이고 단순화 되지 않았나 싶게 대사가 단조로왔다. 그럼에도 글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 많았다. 햄릿이 진짜 미쳤는가, 아닌가 설왕설래 한다던데 내가 읽기에는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그저 미친 척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았던 건 아무리 미친 척이지만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에게 그토록 무례하게 굴었냐는 거다. 자신을 사랑의 반대에 정신이 나간 거라고 주위 사람들이 여겨 눈을 돌리고 싶어서일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제일 속상했던 건 아들과 딸을 끔직이 아끼고 보살피려던 폴로니어스와 그 아들딸이 햄릿 가家의 복수극에 얽혀 다 죽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는데 너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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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의 망령이 진정 아버지였을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햄릿의 귓가에 복수를 속삭였던 그는 악마가 아니었을까라는 탄식이 나온다. 아니지, 아들인 햄릿이 모든 진실을 토해낼 수 없게 눈은 가리고 정조마저 없던 백치인 왕비의 잘못인가. 아니지, 햄릿의 아버지가 가졌던 모든 것을 빼앗은 숙부의 탐욕이 모든 일의 원흉이겠지. 인생사 참으로 복잡하고 다난하다. 햄릿을 보면 사춘기 시절 내가 생각난다. 나도 세상 모든 것들, 나조차도 추하고 역겹다 여기며 죽음을 바랐으나 그 뒤 미지의 세계가 두려워 지금껏 살아왔다. 지금은 햄릿의 그 청년의 결벽이 시간의 힘으로 조금씩 무뎌진다는 걸 깨달았다. 햄릿이 조금만 더 인생의 풍파를 겪었다면 사랑하는 오필리아에게 창녀 운운하며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전가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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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햄릿’은 각주나 해제가 실려있다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은 점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이 편이 상상을 확장할 수 있다는 다른 면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햄릿으로 분한 연극이 있다는데 찾아 봐야겠다. 그 후에는 그 실존의 고뇌와 슬픔은 이해하지만서도 책을 읽는 내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이랬다저랬다 조금은 한심했던 햄릿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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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움과자
사카타 아키코 지음, 권효정 옮김 / 유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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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움과자는 선물하기 좋기에 언제나 잘 만들고프다. 예전보다는 조금 능숙해지긴 했지만 나는 항살 목마르다. 저자는 매일매일 굽다보면 ‘지금이 잘 굽기 위해 중요한 순간’, ‘지금이 딱 적당한 타이밍’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고 말한다. 허나 책에는 그 ‘지금’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마 기본서가 아닌, 레시피북이라서 그렇겠지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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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얇은데 비해 다양한 레시피가 실려있다. 과정이 간단하고 재료도 구하기 어렵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그래서 한번쯤 책에 있는 품목을 다 만들 욕심이 들었다. 다만 표지에 있는 코코아아몬드 쿠키 같이 몇몇이 사진 설명 없이 간단한 과정만 실려있다. 그래서 초보자들이 보고 만들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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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파운드케이크가 실려있는데 팔각이 들어있는 게 레시피가 꽤 익숙하다. 오래 전 CAKES라는 책을 보고 만든 기억이 있다. 설마 표절레시피인가, 어리둥절 찾아보니 저자가 같다. CAKES에 실린 목록을 비교하니 ‘살구파운드케이크’와 ‘캐러멜슈크림’이 중복된다. 밑에 사진은 오래 전 만든 살구파운드케이크다. 꽤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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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처음 만들어볼까 하다가 ‘화이트초콜릿코코넛가토’로 정했다.가토에 코코넛가루가 많이 들어가는 게 생경해서 맛이 궁금했다. 책은 12cm 틀이었는데 16cm 틀만 있어서 레시피 1.5배로 만들었다. 틀 가운데 기둥 높이를 기준으로 70% 정도 패닝하는 게 좋겠다. 틀이 커서 레시피와 다르게 170도에서 20분, 140분에 25분 구웠는데 170도에서 10분, 150분에서 30분 굽는게 좋겠다. 마지막에 화이트초콜릿글레이즈를 뿌린다. 글레이즈가 걸쭉해진 후 뿌려야 하는데 묽을 때 부었더니 얇게 코팅되었다. 많이 달아서 아쉬움은 없지만 많이 걸쭉해진 후 위에만 뿌리는 게 모양이 더 예쁠 듯 하다. 코코넛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아삭아삭 씹힌다. 코코넛가루 특유의 식감과 향이 싫으신 분들은 그닥 좋아하지 않겠지만 나는 뽀송뽀송하고 특이한 맛과 식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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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궁금했던 치즈테린이 실려있어 반가웠다. 나중에 꼭 만들어 봐야지. 저자의 책이 두권 내 손에 들어와서 몇개 만들어보니 맛이 썩 괜찮아 신뢰가 간다.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 너무나도 갑갑한 요즘인데 열심히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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