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케이크 오늘부터 시리즈
카토 리나 지음, 노지원 옮김 / ㈜샬레트래블앤라이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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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평소 좋아하는 꽃집이 떠올랐다. 숫자케이크을 주문판매하는데 올라오는 사진을 볼 때마다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꽃을 좋아하지만 잘 모르기에 풍성하고 조화로운 장식은 볼 때마다 그 솜씨가 부러웠다. 그런데 그런 숫자케이크의 비법이 담긴 책이라니,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책을 받고 며칠 지나면 딸의 두돌이었다. 생일케이크를 예쁘게 꼭 만들어줘야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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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주제의 숫자케이크들이 실려있다. 숫자와 몇 도형의 패턴지가 들어있어 시트를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별이나 사랑의 하트 패턴도 실려 있으니 기념하는 날에 만들기 좋을 듯 하다. 나는 무지개 컨셉의 숫자 2 케이크가 마음에 쏙 들어 두돌케이크를 이걸로 정했다. 다만, 케이크를 당일 바로 만들 수 없어서 머랭시트를 제누와즈로 변경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시트를 냉동보관하고 생일아침에 크림을 올릴 걸 좀 후회 되었다. 색의 조합이 책처럼 새하얀 머랭이 더 예쁠 듯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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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지가 있어도 제누와즈는 폭신하고 부스러기가 많이 나와 전용칼이 없는 나로서는 깔끔하게 자르기 어려웠다. 책에는 시럽을 바르지 않았지만 케이크에는 시럽을 발라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보메시럽을 발라줬다. 시럽을 가장자리에 바르니 테두리가 단정해지는 효과도 있었다. 식용꽃을 살까도 했지만 봄의 들꽃이 봄이🌸에게 어울릴 듯 해서 깨끗이 씻어 장식했다. 데이지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름을 찾아봐도 알 길 없는 하얀꽃, 민들레를 올리고 싶었으나 며칠새 꽃씨로 날아가버려 한참을 걷다 찾은 노랑꽃, 꽃잔디와 제비꽃. 꺽는 게 미안해서 꽃의 정령에게 마음 속으로 사과하며 조금씩 빌렸다. 이런 케이크는 맛이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크림치즈크림, 부드러운 시트와 과일이 잘 어울려서 꽤 맛이 좋았다. 그래도 다음에는 사브레나 머랭을 도전해 봐야지. 내 손에는 어떤 모양으로 나올지 벌써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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